홈카페 문화와 커피 추출, 원두 선택 방법까지

[문화뉴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섰다. 커피 수입량도 세계 7위를 차지했다. 시장 확대와 더불어 커피를 즐기는 방법 또한 다양해지며 커피 프랜차이즈를 통한 소비보다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가 인기를 얻고 있다. '홈카페'란 '집(Home)' 안에 있는 '카페(Cafe)'다.

ⓒ인스타그램 캡쳐

카페에서 먹는 것처럼 '홈카페족'도 메뉴를 개발하고 플레이팅 한다. 제조 영상을 찍어 '홈카페', '커피스타그램', '홈카페놀이' 등의 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홈카페' 태그 게시물은 70만개를 넘어섰다. 네이버 카페 '홈바리스타 클럽'에는 3만1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나만의 홈카페 이야기'를 메뉴를 통해 각자의 커피 추출 노하우와 각종 정보를 공유하며 친목을 다진다.

'홈카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브루잉(Brewing) 커피는 일반적으로 1잔 기준 15~20g의 원두를 사용한다. 1만 원대에 판매하는 원두 200g을 구매하면 브루잉 커피 10잔을 마실 수 있다. 카페 커피 한 잔을 4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약 2.5배 이상 저렴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커피와 디저트를 자신 스타일대로 원하는 시간에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만족도 또한 높다.

ⓒpixabay

지난 1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지난해 한 달 동안 커피를 마신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커피전문점 및 홈카페’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커피에 대한 입맛이 점점 고급스럽게 변해가고 있다’는 답은 44.3%였다. 2014년 같은 질문의 답 40.3%에서 4%가 증가했다. 집에서 믹스커피(2014년 73.7%→2017년 66.2%)는 덜 마시고, 커피머신을 이용(2014년 35%→2017년 47.2%)하는 소비자도 급증하는 등 홈카페는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가의 커피머신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호주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레빌(Breville) 수입사 HLI에 따르면 2013년 315대에 불과했던 반자동 커피 머신 판매량은 2014년 445대, 2015년 794대로 늘었고 2016년에는 100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2배 이상 늘어난 2113대가 팔려나가 4년만에 571%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였다. 대당 100만~200만원대라는 가격대를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아쉽고 커피머신은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한 캡슐커피 시장도 성장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2016년에는 132억원으로 32% 가량 성장했다. 국내 캡슐 커피시장은 네슬레의 캡슐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가 시장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며 이끌고 있다.

커피 추출 방식에 따른 분류

우선 커피를 추출하는 추출방법에 따라 크게 브루잉(Brewing), 침출식(Percolator), 여과식(Filtration), 에스프레소 네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대개 홈카페로 접근이 용이한 브루잉 방식은 여과식이다. 침출식에 해당하는 프렌치 프레스도 많이 사용하시긴 하지만, 프렌치 프레스는 커피가루가 필터로 걸러지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은 커피미분으로 인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여과식의 경우에는 커피의 성분가운데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필터링하기 때문에 바디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간 이미 커피 오일이 이미 날아가 가벼운 바디의 프렌차이즈 커피에 익숙해져 커피의 산미와 달콤함만으로도 충분히 커피가 가진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여과식(핸드드립 등) 방식에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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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국내에서 ‘드립’이라고 불리는 'Pour Over' 방식에는 온도계, 드립퍼, 종이필터, 서버, 저울, 드립포트, 타이머 그리고 그라인더 또는 핸드밀이 필요하다.

온도계

커피 추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운데 하나는 추출온도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예를 들면 머신의 추출수온이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가 머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중요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드립 할 때에도 온도를 항상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드립퍼

드립퍼는 선호하는 추출성향의 차이나 기술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드립퍼 위에 종이필터를 놓고 위에 대개는 93℃의 물을 부어준다. 이때 드립퍼의 모양과 드립퍼 벽면에 돌출된 Lib라 불리는 돌출부의 모양에 따라서 추출속도가 달라지고, 추출속도에 따라 분쇄원두의 입자 크기를 적절하게 선택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하리오 V60 드립퍼와 같은 경우에는 왼쪽의 Cone모양에 드립퍼 벽면의 돌출부는 나선형으로 회오리처럼 추출구로 감아 들어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추출속도가 여타 다른 드립퍼에 비해 빠르다. 따라서 미국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분쇄원두입자의 크기를 여타 드립퍼에서 사용하는 굵기보다 더 가늘게 그라인딩하여 추출하는 것이 좋다.

서버

서버는 추출된 커피를 받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인데 컵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사실 꼭 구매할 필요는 없다.

저울

저울 역시 중요한 툴이다. 대개 드립시 10g당 100㎖정도 추출을 생각하는데 정확한 계량 없이 추출하게 되면 자칫 밋밋하거나 반대로 쓴 커피를 뽑아낼 가능성이 커진다.

드립포트

드립포트는 Cone 모양의 원추형 드립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콘 모양의 드립퍼는 담겨진 커피케익이 중앙부에 몰리기 때문에 물줄기가 중앙부에는 굵고, 가장자리는 가늘게 뿌려줘야 하는데, 이는 드립하는 사람의 역량과도 관련이 있지만 드립포트가 아닌 주전자로는 물줄기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Cone모양의 드립에서 드립포트는 꼭은 아니지만 필요하다.

타이머

타이머의 경우에는 추출시간이 결국은 커피입자와 뜨거운 물이 얼마나 접촉을 오래했는지를 결정하는 요소이다. 때문에 이 역시도 저울과 비슷한 정도의 중요한 툴이라고 볼 수 있다.

 

원두 선택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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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고를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은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블루마운틴'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 원두 중 하나다. 자메이카 중부 2천m 고지에서 재배되는데 부드러운 맛과 단맛, 쓴맛, 감칠맛 등 다양한 맛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콜롬비아'는 남미 콜롬비아지역에서 생산된다. 엄선된 제조가공 과정을 거쳐 원두 본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신맛과 고소한 너트류 향이 강하다. 

콜롬비아산 커피 중 맛과 향이 뛰어난 커피를 '콜롬비아 슈프리모'라고 부르는데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상당하다. '모카'도 사랑을 많이 받는 제품 중 하나다. 예멘지역 항구에서 거래되는 커피를 칭하는데 부드러운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선호한다. '그린마운틴 서던피칸'은 미국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는 피칸호두의 감칠맛 나는 커피로 짙은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그린마운틴 유기농 멕시칸'은 멕시코 태평양 연안 약사칸 지방의 해발 1천200m 산지에서 소규모 농장주가 재배한 유기농 커피로 순하고 부드러우며 마신 후의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아무리 좋은 품질의 커피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상의 맛을 즐기려면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커피는 개봉하면 습기, 공기, 빛, 열에 의해 서서히 산화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커피의 떫은맛과 쓴맛이 강해지고 향이 약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커피를 개봉한 후에는 진공포장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또 커피의 산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므로 개봉한 후에는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2주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홈카페 열풍은 단순한 커피 사랑뿐만 아니라 사회 트렌드인 '취향의 심화', '케렌시아'(Querencia 안식처)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독자적인 공간을 구축하는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거공간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집에 나만의 작은 카페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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