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머스크, 잘못된 정보 시장에 제공…테슬라 미국 증권법 위반했다” 소송 제기

머스크 CEO가 회사를 상장 폐지한다는 폭탄 발언을 철회했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화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회사를 상장 폐지한다는 폭탄 발언을 철회했지만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머스크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회사로 만들려고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는 시세보다 20% 비싼 가격으로, 당시 테슬라 주가는 11%나 치솟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머스크와 테슬라가 공매도자에 피해를 주려고 잘못된 내용을 알려줬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2건의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와 테슬라가 인위적으로 테슬라 주가를 띄워 미국 증권법을 위반했다. 머스크는 자금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이번 해프닝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델 3 생산, 현금 고갈, SEC 조사 등 3가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 24일 머스크는 “많은 투자자가 테슬라가 상장사로 남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이고, 절차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며 신경을 써야 할 일이 많다”라며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해프닝으로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며, 현금 조달을 위한 전환사채 발행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운영에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것은 ‘현금 고갈’이다.

월가는 수개월 내에 모델 3 생산과 판매가 순탄하지 않을 경우 현금 고갈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테슬라의 현금 보유고는 22억 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테슬라는 1억3000만 달러의 현금을 썼다. 적자기업임에도 매 분기 운영자금으로 현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6억1000만 달러의 별도 자본지출도 예고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특정 가격 이상으로 거래되지 않는다면 전환사채 보유자들에게 주식 대신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데, 그 금액도 상당하다.

NYT는 “11월과 3월에 도래하는 만기 채권 상환을 위해 10억 달러가 추가로 들어갈 수도 있다. 테슬라는 4분기에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2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상장 폐지 논란으로 이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주당 5000대의 모델 3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모델 3 생산량이 4000대 미만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신주를 발행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머스크의 발언으로 SEC가 발언의 진위 조사를 할 것이기 때문.

한 애널리스트는 “SEC는 그의 발언이 투자자들을 오도하려는 사기였는지를 조사하게 될 것이다. 자금 조달을 계획한 은행이나 기관들도 ‘불완전한 공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충분한 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주당 5000대의 모델 3을 생산해야 한다. 모델 3 생산이 원활하게 진행될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머스크는 지난 6월 마지막 주에 이 목표치를 돌파했으며, 모델 3 생산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부지에 대형 텐트로 임시 조립 라인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코언앤컴퍼니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텐트 설치 자체가 생산이 순조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다. 텐트 속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당초 테슬라가 계획했던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당 모델 3 생산량이 4000대 미만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간 테슬라 지지자,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장기 비전에 대한 믿음으로 분기 손실이나 목표치 하회 등의 수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머스크의 부적절한 발언, 태도로 인한 파문은 이들에게 테슬라의 손익분기점과 머스크의 약속에 대해 좀 더 회의적 시각을 갖도록 만들었다. 

테슬라가 이번 해프닝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델 3 생산, 현금 고갈, SEC 조사 등 3가지 악재를 극복해야 한다. 악재에 직면한 머스크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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