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감성돋는 정보’… 산후우울증, 가족과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

[문화뉴스] 출산이라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해온 연예인들은 얼마 후 마치 언제 출산을 했냐는 듯 늘씬한 몸매, 이전 같은 자신감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그 비결이 뭔지 물으면, 사실은 산후우울증을 겪었노라고 고백해 대중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면서. 

대체 산후우울증이 무엇이길래 그런 걸까? 아이를 낳는 축복과 더불어 찾아오는 우울증이라니, 아이러니하지 않나.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이 더 많이 겪는 산후우울증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예비 엄마는 물론, 예비 아빠들 역시 산후우울증에 대해 많이 들어 보셨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일정 시기를 넘기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산모의 우울증이 심화될 경우, 그제서야 뒤늦게 부랴부랴 대처 방안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이 산후우울증을 겪었기 때문에 세대마다 받아들이는 양상도 다르다. 과거의 어머니들은 지금보다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겪지 않았었다고 한다. 물론 우울감을 나타내고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갖춰져있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겠지만, 실제로 과거보다 현대의 산모들이 겪는 우울감이 더 뚜렷하게 눈에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도 현대인의 질환 중 하나로 분류해야 하는 걸까? 산후우울증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 산후우울증의 발병 과정과 자가진단법
산후우울증은 산모 10명 중 1~2명에게 발병한다. 대개 산후 한 달 전후 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환자에 따라 더 빠른 시기, 혹은 보다 늦은 시기에 증상이 드러날 수도 있다. 보통은 3-6개월 가량 증상이 지속되다가 이내 호전된다. 그러나 환자 네 명 중 한 명 꼴로 1년 이상 증상을 겪는 경우도 있다. 

만약 본인이나 주위에 우울감을 느끼는 산모가 있다면 아래 자가진단법을 통해 증상을 체크해보자.

산후우울증 자가진단법을 통해 스스로의 증상을 체크해보자. [pixabay/cc0 creative commons]
  •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심하다
  • 쉽게 울적해지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기가 싫다
  • 모든 일에 관심과 의욕이 없다
  • 기쁜 일이 있어도 그리 즐겁지가 않다
  • 뚜렷한 증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
  • 사소한 일에도 슬퍼지고 눈물이 난다
  • 남편이나 가족들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우울하다
  • 쉽게 기분이 나빠지고, 또 금세 좋아진다
  • 원인을 알 수 없는 막연한불안감에 사로잡혀 항상 초조하다
  •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자꾸 집착하고 끙끙 앓는다

-(테스트 출처: 맘&앙팡)
 

위 사항들 중 만약 6개 이상의 대답이 '예'라면, 남편과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 함께 노력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8개 이상이라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봐야 할만큼 증상이 깊다는 뜻일 수 있다. 

■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의 차이
산후'우울감'과 '우울증'은 엄연히 다르다. 사실 출산을 경험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산후에 우울감을 느끼게 되며, 분만 후 2-4일 내에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3-5일째에 가장 심해진다. 이때 가족들은 산모를 따뜻하게 이해해주고, 감싸줘야 한다. 이러한 우울감은 대부분 짧으면 발생 직후 몇 시간, 혹은 2주 이내에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후우울증의 경우에는 단순한 우울감으로 방치했다가 가족 전체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산모들은 산후 길건 짧건 얼마간의 우울감을 겪는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의 뇌를 관찰하면, 타인의 감정을 읽는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타인'에 아이도 해당된다. 때문에 아이가 불편한 기색으로 울거나 보채더라도 산모 본인이 아이와 공감하지 못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남들에게는 게으른 엄마처럼 보일 지 모른다. 

또, 이런 증상을 겪을 때는 모든 일에 관심이 없어지며 흥미가 떨어진다. 산후우울증에서 치료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면 좋겠으나, 만약 이것이 더 심해질 경우엔 산후정신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매우 낮은 확률이긴 하나 망상, 환청, 조현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상황은 태아와 산모 두 사람에게 모두 위험하다.

산후우울증의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실 그도 그럴 게 개인마다 모두 다른 환경, 신체 구조, 감정을 가졌기 때문에 산후우울증의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주목해야할 점은, 원인이 어쨌건 산모는 출산으로 인해 굉장히 큰 변화를 겪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모의 몸은 출산 당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는다. 그리고 출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신체 호르몬도 변화한다. 

산후에 느끼는 우울감과 산후우울증은 다르다. 특히 심각한 산후우울증의 경우 '의지'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우리는 흔히 계절만 바뀌어도 '봄 탄다'거나, '가을 탄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장마철에 우울증을 겪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계절만 바뀌어도 그런데, 산모들은 어떻겠나. 꼬박 열 달을 그렇게 아이를 품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이의 탄생이란 축복은 가족 모두에게 행복이겠지만, 우울에 빠진 산모 역시 돌봐야 한다. 특히나 다른 우울증보다 산후 우울증의 파급력과 영향은 굉장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다른 여러 우울증은 신체적 요인으로 인해 찾아올 수 있다. 일례로 당뇨나 간경화, 알레르기 질환, 천식,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신경이 예민해지고, 호르몬 변화가 달라지면서 우울증을 유발하기 쉬워질 수 있다. 

■ 과거엔 흔치 않았던 산후우울증, 요즘은 왜?
물론 이전 세대 어르신들도 산후에 우울감을 어느 정도 겪으셨을 것이다. 산모 전체의 85%가 겪는 당연한 증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현대의 산모들은 이전과 다른 정도의 산후우울증을 겪는다. 도대체 왜, 현대에 접어들어 증상이 더 심해진 걸까? 

캐나다의 어느 연구팀이 공개한 실험 결과가 흥미롭다. 연구팀은 도시 지역 산모와 시골·도시 근교지역의 산모 6000여명을 대상으로 산모의 환경과 산후우울증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에 사는 산모들의 우울증 발병률이 시골에 사는 산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에 가까워지는 근교 지역일수록 점차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산후우울증 발병률이 낮게 나타난 시골 지역에서도 사회와의 연결이 적은 곳에 사는 산모들은 도시의 산모들만큼 우울을 겪었다. 

연구 결과 도시 지역, 시골이라도 사회와 연결이 적은 지역에 사는 산모들의 산후우울증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실험 결과에 대해서는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다: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모두가 바쁘고 정신이 없다. 소외된 기분에 빠지기도 쉽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도시보다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시골 지역 중에서도,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적은, '고립된' 곳에 사는 산모들 역시 소외된 기분을 겪을 수 있다. 말하자면, 산모가 사회적인 연결을 느끼기 힘든 환경일 경우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 볼 수 있으며, 비교적 차분한 곳에서는 산후우울증을 적게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 그렇다면 이제, 치료!
산후우울증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주변의 보살핌과 배려다. 물론 앞서 계속해서 '의지의 문제'로 극복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긴 했으나, 환자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은 건 또 아니다. 산모 주변 사람들은 산모를 위해 적극적으로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도와야 한다. 

또, 산모 본인은 자신이 '미숙한 엄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아야겠다. 누구나 처음은 힘들다. 흔히 사용하는 표현 중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위대해지는 일은 당연히 쉽지 않다. 오히려 험난하고 힘들다. 그러나 옆에서 가족들이 도울 것이기에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모유수유를 통해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고, 모성애를 느껴보는 것도 산후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산후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모유수유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남편 등 산모의 가족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맛있는 음식으로 산모를 행복하게 해주되,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 역시 명심해야 한다. 출산으로 인해 잃었을 철분 등 기타영양소 보충에 각별히 신경써주자. 

특히 트립토판과 오메가3가 다량 함유된 음식이 산모에게 좋다고 하니 잊지 마시길. 트립토판은 우리의 행복 호르몬 중 하나인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오메가3는 뇌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준다. 트립토판이 다량 함유된 음식은 치즈, 땅콩, 달걀, 바나나, 두부, 살코기가 있으며, 오메가3는 연어, 아보카도, 고등어, 달걀 등이 있다. 

산모가 밖에서 가볍게 걷는 것은 육체와 정신 건강에 좋다. 그러나 힘든 경험을 하고난 뒤 그것을 마음먹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남편이나 친구, 가족이 함께 나서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 '당연하게' 찾아오는 산후의 변화

산후에 찾아오는 우울감, 산후우울증은 어찌보면 산모가 겪게 되는 '당연한' 변화 중 하나다. 이를 잘 받아들이고 이겨내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겠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산후우울감은 어쩌면 당연한 당연한 신체 변화다. 그러나 만일 산모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 얼마나 그 병에 대해 알고 있는가는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을 산모 개인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가족 전체가 함께 이겨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정의 소중함은 가정을 일궈낸 이들 모두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그 소중한 가정에 금이 가게 해서야 되겠는가. 분명 가족이 되어가면서 서로를 지켜주고, 힘든 시간을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 있었을 것이다. 

산모가 산후우울증을 겪는 시간도 바로 그 힘든 시간 중의 하나다. 이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면,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시기를 함께 해준 사람에게 평생 고마움과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가족이 더욱 돈독하고 화목해지리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산후우울증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잘 극복해낸다면 가족의 유대를 더욱 깊어지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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