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흡연자 일부는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가 일반 담배를 대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대부분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 연구팀은 국내 19~24세 남녀 228명을 대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식과 경험 등을 설문한 결과 모든 아이코스 이용자가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9일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렸다. 

설문은 아이코스가 국내에 도입된 지 3개월 후인 지난해 9월 진행됐다. 연구팀은 적은 설문 대상에도 불구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도입 초기의 분위기를 파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자 228명 가운데 38.1%가 아이코스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3명(5.7%)은 아이코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도입 이후 빠르게 인지도를 확보해 시장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응답이 이뤄진 시기에 아이코스를 사용 중인 응답자는 8명(3.5%)이었다.

특히 아이코스 사용자 전원이 일반 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등을 이중‧삼중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아이코스가 덜 해롭다고 생각하거나, 금연 의지를 가지고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센터장은 “흡연자들이 궐련형 전자 담배가 덜 해롭고,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선택하지만, 결국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게 되면서 흡연량만 늘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이 일반 담배를 대체하기보다는 흡연량을 늘리는 경향은 대한금연학회에서도 보고됐다.

대한금연학회는 올해 학술대회에서 5472명의 흡연자를 조사한 결과,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자의 98%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센터장은 “설문 대상과 아이코스 이용자의 수가 적은 데도 불구하고 도입 초기 데이터를 확보해 기초를 쌓은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재 복지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담배의 총 판매량은 3억640만 갑으로 조사됐다. 판매 유형별로는 일반 궐련 담배 판매량은 감소한데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증가해 전체 담배 판매량이 늘었다.

일반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8월 2억9700만 갑에서 올해 8월 2억9800만 갑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전자 담배 판매량은 820만 갑에서 2850만 갑으로 증가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16.7% 성장해 2022년에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에서 33%의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