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울트라문화] 아나운서, 여의주 & 윤진열 뷰티 시크릿
  • 마채림 기자
  • 승인 2018.10.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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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그들이 말하는 Real Beauty “나만의 분위기 만드는 게 중요해”
(좌부터) 윤진열, 여의주 아나운서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 헤어 = 크로체나인, 하리 실장 / 메이크업 = 크로체나인, 나래 부원장

 

[문화뉴스 울트라문화] 언제나 반듯하고 차분할 것 같은 아나운서. 그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우리가 모르는 아나운서들의 뷰티시크릿을 파헤치기 위해 KBS 24시 뉴스, 여의주 아나운서와 춘천 MBC, 윤진열 아나운서를 만났다. 그들에게 전해 듣는 아나운서의 리얼 뷰티. 그리고 방송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에스프레소 같은 진한 이야기.

 

Q 안녕하세요. 여의주 아나운서와 윤진열 아나운서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여의주: 올해 1월 2일 자로 회사를 옮겼어요. 이제 막 적응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틀리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전달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윤진열: 춘천 MBC에서 ‘뉴스투데이 강원’과 ‘930 뉴스’ 앵커로 아침뉴스 진행을 하고 있어요. 춘천에 온 지는 1년 조금 넘었고요.

 

Q 다른 덕목도 중요하지만, 화면을 통해 노출되는 만큼 겉모습도 중요한 직업이라 생각되는데요. 두 분의 학창시절 모습이 궁금합니다. 가꾸기 좋아하는 학생이었나요?

 

여의주: 옷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메이크업은 할 줄 몰랐어요. 머리도 만질 줄 몰랐고요.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하면서 메이크업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 같아요. 스스로 화장할 줄 알아야겠더라고요.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어요. 워낙 관심이 없어 눈썹도 그릴 줄 몰랐거든요.

 

윤진열: 예뻐서 그래(웃음).

 

여의주: 그런 건 아닌데(웃음). 색조 화장을 했을 때 어색해 보이기에 화장은 나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나운서 학원에 다녀보니 모두 화장을 잘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숍에 다니면서 눈대중으로 봤어요. 제가 원래 그림을 그렸거든요. 제 얼굴이 도화지라 생각하고 연습을 많이 했어요.

 

전 회사인 스포츠 방송국을 다니면서 메이크업 실력이 확 는 것 같아요. 출장을 가면 아무도 메이크업을 안 해주거든요. 실력을 키우려고 쉬는 날에도 메이크업을 많이 해봤어요. 살아남기 위해(웃음). 저는 정말 생존형 메이크업을 했던 것 같아요.

 

여의주 아나운서가 들고 있는 블라우스는 르이엘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윤진열: 저의 가꾸기는 콤플렉스에서 시작된 거 같아요. 인생의 첫 번째 가꾸기는 콘택트렌즈였어요. 중학교 때까지 안경을 꼈었는데 그게 너무 못나 보여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기 시작했거든요. 두 번째는 학창시절 여드름이 많은 게 싫어 트러블 전용 스킨케어 제품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때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특별할 거 없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관심이었죠.

 

Q 아나운서로서 외모 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꼽자면 어디인가요?

 

여의주: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날의 마음가짐이랄까. 실제로 메이크업이 덜 예쁘게 됐는데도 화면에 예쁘게 나오는 날이 있어요. 컨디션이 좋아서 방송을 잘하면 화장과 상관없이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자신 있게 얘기하는 모습이 보이는 거지, 잘못 붙인 속눈썹이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발음할 때 생각보다 얼굴 근육을 많이 써야 하는데 위축되어 있으면 발음이 잘 안 될 수밖에 없고, 편안한 마음으로 방송을 하면 얼굴 근육을 자유롭게 쓰게 돼 훨씬 예뻐 보이는 거죠.

 

윤진열: 의주 씨 말대로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잘생긴 아나운서의 스타일을 똑같이 따라 한다고 해서 내가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스스로 자기와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찾아가는 게 중요해요. 아나운서는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신뢰감이 있는 이미지일수록 좋아요.

 

그런데 그 긍정적이고 신뢰 가는 이미지는 자연스러움에서 나와요. 억지스러우면 안 되죠. 모든 사람은 각자의 단점이 있고, 완벽한 얼굴은 없기에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내 매력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거 같아요.

 

Q 직업 특성상 최신 뷰티, 패션 트렌드와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 방송인들 사이에서 패션과 뷰티 트렌드는 어떤가요?

 

여의주: 복장이 한결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칼라가 달린 재킷을 많이 입었는데 요즘에는 거의 노칼라 재킷을 즐겨 입는 분위기에요. 블라우스 또한 단색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옷이나 스트라이프나 플라워 패턴, 레이스가 달린 이너웨어를 입기도 해요.

 

윤진열: 남자 헤어스타일은 여자에 비해 정형화된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투블록, 웨이브 등을 하는 선배님들이 계실 만큼 부드러워졌어요. 각자 어울리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게 허용되는 것 같아요. 남자는 의상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넥타이로 변화를 줘요.

 

특히 계절별로 많이 달라진답니다. 여름에는 파란색, 초록색 등 시원한 컬러를 많이 매고 겨울에는 레드 계열 넥타이를 많이 사용해요. 가을에는 시험장에 니트만 입고 오는 친구도 있어요. 여자들도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오기도 하고요. 얼마 전 임현주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방송했던 것처럼, 요즘에는 기존의 벽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여의주: 안경을 쓰고 방송하는 임현주 선배님의 모습이 정말 감명 깊었어요. 생각해보면 뉴스를 하는 사람이 예쁠 필요는 없거든요. 여태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모두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아요.

 

Q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아요. 어떤 방식으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았나요?

 

여의주: 정말 다양한 시도 끝에 찾았어요(웃음). 주변 현직 친구들을 보면 한 가지 스타일이 잘 어울리면 계속 그걸로 밀고 나가요. 저는 모험심이 많은 편이라 변화를 많이 줬죠. 메이크업만으로는 큰 차이를 주기 어려워 보통은 헤어나 의상으로 변화를 주는데, 스포츠 방송국에 머무는 동안 온갖 헤어스타일을 다 해볼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방송을 자주 할수록 스타일을 찾기 쉬운 것 같아요. 모니터링을 할 수 있으니까요.

 

윤진열: 저는 아직 제 스타일을 못 찾은 것 같아요. 답을 찾는 과정은 역시 모니터링인 것 같아요. 정말 보기 싫은 방송도 항상 봐야 해요. 발음이나 발성 같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의상, 화장, 헤어스타일이 어땠는지 꼼꼼하게 기록해두고 마음에 드는 것에 표시해둔 다음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그 스타일을 적용하죠. 어떤 색, 어떤 스타일이 맞는지 알아가는 과정 같아요. 오늘도 새로운 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여의주: 가만 보면 엄마 눈이 가장 정확해요.

 

윤진열: 맞아요. 가족 눈이 제일 정확해. 남동생이 콕 집어서 말해주는 편이에요.

 

Q 이제는 두 분 모두 웬만한 메이크업과 헤어 연출이 가능하겠네요. 뷰티숍에 들르지 않고 스스로 헤어와 메이크업을 직접 완성하는 경우도 있나요? 메이크업 노하우에 대해 들려주세요.

 

윤진열: 아나운서는 행사나 출장이 많은데 외부에서는 메이크업해줄 사람이 없어요. 스스로 해야 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물론 나갈 때마다 받으면 좋죠.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각일 때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라 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건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해요. 요즘에는 남자분들도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다양한 헤어 연출법을 배울 수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메이크업이죠. 보통 남자들은 스킨, 로션, 선크림밖에 모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배웠어요. 꼭 한 번은 배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추천받을 수 있거든요. 덕분에 훌륭한 실력은 아니지만, 기본 메이크업 정도는 할 수 있게 됐어요. 남자는 눈썹과 쉐딩이 가장 중요해요. 입술 또한 자연스럽게 발라줘야 하죠.

 

여의주: 저는 아침잠이 많아요(웃음). 잠을 더 자기 위해 피부화장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하는 편이죠. 움직이면서 할 수 없는 눈썹과 속눈썹은 집에서 마치고 나가요. 저만의 팁은 속눈썹을 붙인 다음 라인을 그리는 거예요. 보통 숍에서는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나서 속눈썹을 붙여주거든요? 그런데 그게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워요.

 

능숙하지 않으니 속눈썹을 붙였다가 뗐다가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이라인까지 다 지워지죠. 그래서 저는 속눈썹을 붙인 다음 브러시로 라인을 채우듯 그려줘요. 그러면 삐뚤빼뚤하게 붙은 속눈썹이 감춰져요. 재료는 초보일수록 좋은 걸 써야 해요. 속눈썹 글루도 숍에서 쓰는 ‘듀오’를 쓰는 게 좋고, 인조 속눈썹도 통째로 붙이는 것보다는 내 눈에 맞게 잘라서 붙이거나 이미 잘라서 나온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Q 뷰티 파우치를 공개했어요. 사용하시는 제품의 메이크업 루틴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어반디케이 네이키드 스킨 글로우 쿠션 파운데이션, 나스 블러쉬 게이어티, 세포라콜렉션 브이 포 볼륨 마스카라, 바비브라운 누드 온 누드 아이 팔레트, 울트라브이 아쿠아샤인 미스트, 투쿨포스쿨 아트클래스 바이로댕 쉐딩, 지방시뷰티 프리즘 리브르, 울트라브이 울트라브이비비, 더샘 커버 퍼펙션 팁 컨실러, 키스미 헤비 로테이션 컬러링 아이브로우, 스틸라 매그니피센트 메탈 글리터&글로우 리퀴드 아이섀도우, 마죠리카 마죠르카 래쉬 익스팬더 엣지 마이스터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여의주: 스킨케어 다음 단계에 ‘더샘’ 컨실러로 피부 결점을 가려줘요. 특별히 건조한 날이나 이동 중에는 메이크업 전후로 ‘울트라브이’ 아쿠아샤인 미스트를 뿌려 수분을 공급해요. 컨실러 이후 ‘울트라브이’ 비비크림을 발라 피부톤을 정돈한 다음 ‘어반디케이’ 쿠션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화장을 마무리하죠. 아이브로는 ‘슈에무라’ 하드포뮬라로 윤곽 잡은 후에 ‘바비브라운’ 팔레트로 영역을 채워주고 ‘키스미’ 브로우 마스카라로 컬러 밸런스를 맞춰요.

 

평소 음영 화장을 좋아해서 ‘바비브라운’ 아이섀도 팔레트를 즐겨 사용해요. 화려한 화장이 필요할 땐 애교살에 ‘스틸라’ 키튼카르마를 발라주죠. 속눈썹은 ‘세포라’ 마스카라를 바른 뒤 키스미 마스카라를 덧발라 완성해요. 이후 ‘지방시’ 파우더로 피부를 보송하게 연출한 뒤 ‘투쿨포스쿨’ 제품으로 윤곽을 잡아요. 마지막으로 ‘나스’ 게이어티 블러셔를 양 볼에 가볍게 발라 생기를 부여한답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라임네이처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울트라브이 울트라브이비비, 이니스프리 리셋쿠션, 아임미미 아임멀티스틱 쉐딩, 이니스프리 노세범 미네랄 팩트, 록시땅 아몬드 딜리셔스 핸드 크림, 블랙몬스터 블랙 밤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윤진열: 저는 의주 씨에 비해 매우 간단해요. 평소 ‘울트라브이’ 비비크림을 즐겨 사용하는데, 소량으로도 피부톤을 잘 잡아주고 성분도 좋아 추천하는 아이템이에요. 바쁠 땐 쿠션 타입인 ‘이니스프리’ 리셋 쿠션으로 간단하게 피부 화장을 완성해요. 턱 라인이 살짝 각져서 쉐딩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요. ‘아임미미’ 쉐딩 스틱은 휴대나 사용법이 편리해서 좋아요. 초보자도 얼굴형을 드라마틱하게 보정할 수 있습니다.

 

윤곽을 잡은 후에는 ‘블랙몬스터’ 블랙 밤으로 입술을 선명하게 연출해요. 저는 이 제품 굉장히 마음에 드는데요. 한쪽에는 기본 립밤이, 반대쪽에는 입술을 생기 있어 보이게 하는 컬러 밤이 있어서 하나만으로도 보습과 메이크업 모두 챙길 수 있어요. 얼굴에 유분이 올라올 때는 ‘이니스프리’ 노세범 미네랄 팩트를 사용해요. T존을 중심으로 발라주면 금세 보송해져요. 목 관리를 위한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도 꼭 가지고 다녀요. 또 얼마 전 선물 받은 ‘록시땅’ 핸드크림은 사이즈가 작고 향이 좋아서 즐겨 써요.

 

Q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어요. 아나운서분들의 워라밸은 어떤가요?

 

케이프가 달린 화이트 블라우스는 르이엘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여의주: 어떤 프로그램을 맡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오전 근무 때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오후 3시에 퇴근해요. 그 이후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죠. 일반 기업에 다니는 분들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남으니 계획만 잘 짜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요즘에는 프랑스 자수와 수영에 빠져 있어요.

 

윤진열: 아나운서의 워라밸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선거나 올림픽, 월드컵 등 특수한 경우만 아니면 자신의 스케줄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양한 걸 해볼 수 있거든요. 요즘에는 퇴근 후에 운동하거나 박물관이나 도서관, 미술관 등에서 시간을 보내요. 최근에는 중국어 공부를 하기도 했죠. 업무 외 시간이라고 해서 놀아야 한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영화도 많이 봐요. 외지에 나와 혼자 살다 보니 규칙적인 워라밸이 보장돼요.

 

Q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 썼나요?

 

여의주: 눈물 없이는 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웃음).

 

윤진열: 술 마셔야 돼요.

 

여의주: 저는 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한 편이에요. 이십 대 초반에 시작했다가 그만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학원에 다니는 동안 뉴스를 못 해서 많이 혼났어요. 정말 모니터링을 죽어라 했던 것 같아요. 나와 어울리는 의상을 찾기 위해 사진도 많이 찍어봤고요. 힘들어서 운적도 정말 많았어요. 돌이켜보면 스터디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우리 왜 안될까’하고(웃음).

 

수많은 사람 중 단 한 명을 뽑는 시험인 만큼 좌절을 맛보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죠. 참 웃긴 게 아나운서 시험은 숫자로 점수를 매길 수 없어요. 1등이어서 붙는 시험이 아니거든요. 아까도 말씀드렸듯 그날의 분위기가 중요해요. 그날 내가 어떤 마음가짐, 어떤 모습으로 가느냐가 관건이죠. 시험장에서 가장 빛나는 애가 꼭 있어요. 그런 친구가 합격하더라고요.

 

셔츠는 블랑드누아, 베이지 팬츠는 사일런트 소사이어티 /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윤진열: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여기저기 시험을 보러 다니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같이 지원하는 친구들이 경쟁자로 보이지 않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을 제쳐야겠다기보다는 나를 이기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들었고요.

 

그래도 하고 싶었던 일이니 후회하지 않을 때까지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잡았어요. 방법을 묻는다면 저는 항상 제가 아나운서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거든요. 고등학생일 때도 아나운서처럼 반듯하게 하고 싶었어요. 항상 고운 말, 바른 말을 쓰려고 많이 노력했고요.

 

여의주: 바른 말, 고운 말이라고 하니 어떤 선배님이 어휘력이 풍부해질 거라면서 시집을 읽어 보길 권유했던 때가 생각나요. 그때부터 시집을 가리지 않고 읽었어요. 시는 정말 예쁜 말, 바른 말 집합소예요. 읽을수록 생각이 맑아지는 기분이랄까? 시를 통해 다양한 표현법을 배울 수 있었죠. 덕분에 멘트 또한 풍성해졌어요.

 

Q 앞으로 아나운서가 설 곳이 점점 좁아질 거라는 전망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여의주: 다재다능한 연예인분들이 아나운서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지만, 어휘 구사력이나 프로그램 진행 능력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끼가 많은 것과 진행을 잘하는 건 다르거든요. 아무래도 저희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대다수니까요.

 

이런 말을 자신 있게 하려면 그들에 뒤처지지 않게 많은 노력을 해야겠죠? 어떻게 하면 더 전달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아나운서는 돋보이는 사람이 아닌, 잘 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하거든요.

 

윤진열: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된 아나운서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나운서는 콘텐츠를 선별할 줄 알아야 하고, 그 콘텐츠를 전달하는 과정에 필요한 강약 조절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나운서는 뒤로 물러나서 방송을 지켜보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임과 동시에 프로그램의 리더라 생각해요.

 

Q 지금 이 순간에도 방송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요.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그 시기, 무엇에 가장 집중하는 게 좋을까요?

 

사진 = 김연중 사진기자 / 헤어 = 크로체나인, 하리 실장 / 메이크업 = 크로체나인, 나래 부원장

 

여의주: 학창시절에 방송을 잘한다고 해서 아나운서가 되는 것 같진 않아요. 물론 고등학교 때부터 꿈을 키워 미리 준비한다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성실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여유가 된다면 독서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한 가지 분야를 정해 충분히 독서하다 보면 그게 곧 자신의 콘텐츠가 되거든요.

 

대학에서는 최대한 많이 누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풍부할수록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져요. 그런 후에는 한국어 공부를 하길 바라요. 극심한 취업난에 토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지만, 아나운서에게는 사실 한국어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신문이나 뉴스를 많이 보는 게 좋아요. 그리고 적어도 내가 가고 싶은 방송사 분석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자기에 대한 분석도 충분히 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과연 이 직업에 적합한가 고민해보세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겉으로 봤을 때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결코 화려하지 않아요. 가장 좋은 건 현직 선배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윤진열: 맞아요. 좋은 멘토를 찾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여의주: 학교에 특강을 나가보면 생각보다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정말 많다는 걸 느껴요. 후배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정말 하고 싶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라는 거예요. 돼도 힘들고 안 돼도 힘들 거라면, 되고 힘든 게 낫다고 보거든요.

 

경제적인 부담을 느껴 관두는 친구들도 많아요. 어려운 일이지만, 간절히 바란다면 과감히 투자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이전에 어느 정도로 하고 싶은지 아는 게 우선이죠. 천운이 따라서 시험을 준비하자마자 붙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극히 낮아요. 보통 다 어려운 과정을 겪고 올라간답니다. 저 또한 어둠의 시기가 있었어요. 정신력 싸움이에요. 정신을 다잡는 수밖에 없어요.

 

윤진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건 없어요. 그저 지금 상황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힙합을 좋아한다면 힙합을 하는 거죠. 저는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사람을 이길 자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들이 내가 힘들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거고, 시험장에 갔을 때 나를 좀 더 돋보이게 하는 영양분이 될 거예요.

 

아나운서 준비는 일반적인 취업 준비와 더불어 하는 걸 추천해요. 오로지 아나운서만 준비해서 아나운서가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아나운서가 되지 못하면 너무 힘들어지지 않겠어요?

 

여의주: 맞아요. 취업 준비를 놓치지 말라는 말에 공감해요. 저는 아나운서만 준비했던 터라 떨어졌을 때 충격이 더 컸거든요.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윤진열: 아나운서를 하고 있지만, 지금이 도착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속 걸어갈 거고 그 길 위에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죠.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재밌었어요.

 

여의주: 방송할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저도 진열 씨처럼 현재의 모습이 종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변에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인데, 감사하게도 아나운서로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굉장히 많아요.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웃음)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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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채림 기자 | ij@gom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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