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픔을 가진 두 이주 여성의 데칼코마니가 펼쳐진다

ⓒ국립극단

[문화뉴스] 국립극단과 안산문화재단이 윤미현 작, 최용훈 연출의 연극 <텍사스 고모>를 공동제작한다.

<텍사스 고모>는 국립극단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지역 문화기관과 처음으로 공동 제작하는 작품이다. 2017년 제4회 ASAC창작희곡공모 안산을 배경, 소재로 하는 희곡을 격년으로 공모하는 안산문화재단 주최 사업의 대상 수상작한 작가 윤미현의 신작으로, 주한미군과의 결혼을 통해 텍사스로 떠났던 '텍사스 고모', 환갑이 넘은 남자와 결혼하여 한국에 오게 된 '키르기스스탄 여인' 등 이주 여성들의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제4회 ASAC창작희곡공모 심사위원들은 "소외된 타자의 경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해자로 변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날카롭게 드러낸 현실의식이 돋보인다."라고 작품을 평가했다. 극의 전반을 이끄는 두 여성 캐릭터는 풍부한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 박혜진과 독일 출신의 배우 윤안나가 연기한다. 

혼인 귀화자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자료(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혼인 귀화자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4배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우리 사회의 충분한 준비 없이 진행된 국제결혼은 다양한 문제를 낳았다. 특히 이주 여성들에게 지나친 노동을 강요하거나 그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인식의 문제는 뚜렷한 해결방안 없이 반복되고 있다. 

<텍사스 고모>는 더 나은 환경을 꿈꾸며 다른 나라로 이주했으나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당한 여성들, 그리고 그다음 세대인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아픔까지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은 이주 여성들의 호소를 외면하며 철없는 행동을 일삼는 어른들, 그에 반해 윗세대의 씁쓸한 풍경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비시켜 아이러니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더욱 부각한다. 이번 공연은 다문화 사회의 숨은 문제를 포착해내면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 난민 문제 등 우리가 이 시대에 새롭게 마주한 과제들에 대해서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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