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꾼들의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한 무용수의 방 발레 김주원, 스트릿댄스 서일영, 현대무용 안남근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문화뉴스 MHN 주진노 기자]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는 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대무용 관객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레퍼토리 '댄서 하우스'를 오는 12월 7일(금)부터 12월 9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제공: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안성수 예술감독이 총연출하고, 발레 김주원, 스트릿 댄스 서일영, 현대무용 안남근이 각 주제에 대한 콘셉트를 맡아 출연한다. 최정상의 발레리나에서 뮤지컬, 연극, 라디오DJ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발레 대중화에 앞장서는 아티스트 김주원, 팝핀 댄스에서 현대무용 그리고 비쥬얼 아트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스트릿 댄서 서일영, 변신하고 변환되고 변주되는 카멜레온 같은 현대무용가 안남근까지. 그들의 내밀한 경험과 기억으로 가꿔진 무용수의 방 ‘댄서 하우스’가 관객과 가장 가까이 마주한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무용수는 연습실 바에 서는 것조차 긴장의 연속이다."라며 "무용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는지 그 집이 보인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고, 다시금 마음잡고 가라앉히는 것도 보이고.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온 모든 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양경언 드라마투르그는 '댄서 하우스'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무용수들의 삶을 뒤에서, 옆에서, 혹은 가장자리에서, 때때로 깊숙한 곳에서부터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무용수에 대한 기존의 상상이 실은 무용수의 삶의 전부가 아님을 일깨우고, 더불어 다른 이의 삶의 뒤와 옆과 혹은 가장자리와 깊숙한 곳과 만나는 일이 곧 나의 삶의 뒤와 옆, 혹은 가장자리와 깊숙한 곳을 건드리고 살피는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개한다.

'댄서 하우스'의 어떤 무용수는 몸이 곧 ‘댄서 하우스’라 하고, 누군가는 스스로를 춤이라 한다. 혹은 삶이 품은 양면성이라는 비밀을 무대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무용수도 있다. 하나의 무대, 그러나 각자의 흐름으로 삶을 운영하는 3명의 무용수가 2018년 다시 한 번 ‘댄서 하우스’의 문을 연다.

공 연 명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 <댄서 하우스>

일 시

2018.12.7(금)~9(일) 평일20시 주말15시 (3일3회)

장 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총 연 출

안성수

드라마투르그

양경언

컨셉·출연

김주원, 서일영, 안남근

소요시간

110분(인터미션 포함)

관람연령

초등학생 이상

■ [발레] 김주원

빛에 따라 변하는 달을 닮은 무용가

자신만의 신념과 속도로 모양을 채워가는 그녀

제공:국립현대무용단

달은 끊임없이 변한다. 차올랐다가 이지러진다. 그 변화무쌍한 모습은 상당히 섹시하게 다가온다. 달은 빛을 스스로 내지 못하지만 태양빛을 반사하여 밤하늘을 비추는데 오히려 그럼으로써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마치 무대 위 무용수 같다.

김주원은 ‘달’을 무용수의 메타포로 읽는다. 달 자체의 움직임이 형성하는 우주에서의 대화, 거기서 느껴지는 조화가 그녀에겐 무용수가 세상과 조화를 이루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방식과 닮아 보인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는 달이 똑같은 이유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듯, 무용수 역시 주어진 조건에 유연히 대응하며 끝까지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달을 떠올리며 무대 위 무게 중심을 찾아가는 김주원의 몸짓이 하늘과 땅을 잇는 기도가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달을 닮은 그녀의 이야기는 스페셜 게스트와 함께 연극의 한 장면처럼 꾸며진다.

 

■ [스트릿 댄스] 서일영

팝핀에서 현대무용 그리고 비쥬얼 아트까지...

나의 춤의 장르는 ‘서일영’이다.

© 김상덕

“아주 먼 옛날, 원시사회에서 부족과 부족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에게 건네던 최초의 질문이 뭐였는지 아세요? ‘너넨 무슨 춤을 가지고 있니’였대요. 대화를 나눌 때든 관계를 맺을 때든 춤은 시작이자 끝인 거죠” - 서일영

서일영이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문장 ‘나는 춤이다’는 앞일을 감히 확신하는 선언문도, 자신을 하나로 정의내리기 위한 평서문도 아니다. 그에게 ‘나’라는 주어는 ‘춤이다’라는 동사와 만나는 순간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수렴하는 역동의 현장이 된다. 춤추는 순간이 있고, 거기에서만 나 혹은 나 이외의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 그는 비보이병 시절 공군사관학교 도서관에서 루이14세의 발레부터 피나 바우쉬,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까지 여러 장르의 책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접하며 예술적 자원을 확보했다. 이후 댄싱9으로 주목받으며, 현대무용과 비쥬얼 아트 전시까지. 팝핀 댄서인 그가 이제는 발레 바를 잡기 시작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잠재된 능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 [현대무용] 안남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해서 다양하게 변주해나가는 것.
그것이 나의 춤. 춤을 추는 나의 몸. 나의 댄서 하우스!

©BAKI

어느 한 곳에 정주하지 않고 움직임 그 자체로 살아가는 무용수에게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하고 묻는다면, 그는 주소를 알려주기는커녕 태연히 이런 답을 할 것이다.

“댄서에게 하우스는 몸이다.”

지금만이 아닌 다음을, 여기만이 아닌 다른 곳을 갈망하던 무용수 안남근은 진작부터 그걸 알고 있었다. 변신하고 변환되고 변주하는 몸, 그는 거기에 살고 있다.

유연한 허리, 몸의 탄력으로 빠르게 현대무용을 습득하던 그의 별명은 ‘테크닉 신동, 현대무용 천재’였다. 타인의 모습을 따라하는 수준은 카멜레온 급이다. 만화와 패션을 좋아하고 우주미남 무용수로 통하는 춤꾼 안남근은 “사실 난 춤을 잘 못 춘다. 동작은 잘하는데..”라며 의외의 고백을 한다. 그럼에도 무대에 설 때 그 자신을 몹시 괴롭힌다. 동료 눈빛의 떨림과 관객의 호흡 소리.. 몸 안에 힘을 고갈시켜 온 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모든 것을 연소시키려고 그는 자신을 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의 삶과 무용은 어떻게 교차하는지 한 남자의 독백 같은 원맨쇼가 펼쳐진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