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단순히 '예쁘다'가 아니라 무언가 '매력있는' 그녀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한마디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배우 김금나를 단순히 예쁘다는 외모적 프레임에 가둬놓고 이야기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조심스러웠다. 이토록 인터뷰어를 고민하게 한 배우 김금나와의 인터뷰.

매년 예매순위 상위권을 달리는 작품 '맘마미아!'. 12년 동안 같은 스태프들이 만들어갈 정도로 단단한 팀에서 올해 새롭게 합류해 주목받는 그녀의 힘은 무엇일까.

   
 

소피라는 배역은 당돌하고 주체적이다. 실제 성격과의 유사점이 있다면.

ㄴ 저도 굉장히 활발하고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꿀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거나 할 때 들이받는 성향이다. "나도 아빠를 찾고 싶어!" 해서 앞뒤 안 가리고 큰 사건을 지르는 성향이 비슷하다.

공연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자신의 소피가 얼마나 발전했다고 느끼는지.

ㄴ 그건 관객이 평가할 부분이라 제가 스스로 평가하긴 어려운 것 같다. 그날그날 충실히 산 것 같다고는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변했다. 라고 할 순 없는 것 같다. 좋아졌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간 공연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혹시 있는지.

ㄴ 일단 에피소드라고 하긴 어려운데 마지막에 제가 드레스 들고 들어오기 전 부분에서 샘 아저씨와 트럭 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있다. 그때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그리고 소피가 앙상블과 함께 얽혀 있는 캐릭터다. 춤 다 똑같이 추고 떼로 모여 하는 게 많다 보니 융합이 된달까 공동체적인 느낌이 생긴달까. 다른 작품보다 훨씬 가족적으로 하고 있다.

   
▲ 앙상블과 함께하고 있는 김금나.

'나라면 여기서 소피와 다르게 했을 거야' 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

ㄴ 엄마랑 딸 관계로 봤을 때 저도 엄마랑 친구 같긴 하지만 소피 같은 방식은 아니라서 조금 어려웠다. 소피는 진짜 친구처럼 툴툴대기도 하고, 털털하게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됐었다. 지금은 한층 더 편안하게 하게 됐다.

'맘마미아!' 이후, 어머니와의 관계가 발전했는지.

ㄴ 원래 좋았지만, 더 좋아졌다(웃음). 더 편하게 친구처럼 하고 싶은 말 다하고 그러고 좀 더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맘마미아!'에서 소피가 '아 우리 엄마도 여자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데 그럼에도 나를 위해 희생하고 그랬구나'란걸 깨달아가지 않나. 나도 그런 것 같다. 이 역할을 하면서 점점 더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달까. 엄마의 여자로서의 삶, 날 위해 어떻게 희생했는지, 어떻게 살아왔고, 젊었을 땐 어땠는지. 그랬던 적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엄마한테 '젊었을 때 어땠나' 물어본 적 없었는데 맘마미아 하면서 처음으로 "어릴 적에 동아리 활동을 했어?"라던가. "도나처럼 잘나가는 사람이었어?" 하고 물어보게 됐다.

   
 

어머니가 공연도 직접 와서 보셨나.

ㄴ 많이 보셨다. 8번 정도 보셨나(웃음). (혹시 모니터링도 해주시고 하시는지) 전문가는 아니시니까 자세히는 안 해주시지만 장난스럽게 그런 이야기는 하신다. "너 오늘 어깨에 힘 들어갔더라 힘 좀 빼"라던가.

미래의 자신에게 있어 소피란 어떤 캐릭터로 기억될 것 같은지.

ㄴ 저한텐 너무 소중한 시작이다. 감사한 기회고. 제가 스물아홉이다 보니(웃음) 다시 하긴 어려울 것 같은 배역이라 더욱 아쉬움이 크고 나중에 돌아볼 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야말로 그 나이 또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배역이지 않나.

   
 

그렇다면 다소 뒤늦게 배우로 전향한 계기는 무엇인가.

ㄴ 교회에서 우연히 성극의 배역을 맡았다. 노래하며 연기하는 첫 경험. 흔히 말하듯 '빛을 봤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기에 실제로 뮤지컬 작품을 보며 꿈을 키웠다. 어떤 뚜렷한 목표가 아니라 내가 너무 즐거웠다. 성공하든 못하든 세상의 기준으로 결과치가 나오는 것과 관계없이 하고 싶었다.

그간 신데렐라, 소피 같은 캐릭터를 맡았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플뢰르 드 리스'를 맡았다. 기분이 어떤지.

ㄴ 새로운 캐릭터를 한다기보다는 내 안의 여러 가지 모습이 있어서 그 배역에게 맞는 모습을 찾아 발전시킨다는 느낌. 이미지 변신이라기보단 그때그때 캐릭터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새로운 느낌은 아니다.

   
▲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순수하게 '페뷔스'를 사랑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질투심이 많은 '플뢰르 드 리스' 역으로 출연하게 된 김금나.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ㄴ '위키드'의 '글린다'와 '드라큘라'의 '미나'를 해보고 싶다. 주로 밖으로 발산되는 연기를 많이 해봐서 안으로 가져가는 배역을 하고 싶은데 미나가 그런 캐릭터 같다. 되게 복잡하면서 요란하지 않게 담아두는. 엄청 현실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무척 끌리는데 하면 안 되는 게 있는 역할이니까.

   
 

최종적으로 어떤 여배우로 성장하고 싶은지 그런 포부가 있다면.

ㄴ 여러 가지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더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고 싶다. 팔색조 같은 매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를 떠올렸을 때 하나의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은 주로 저에게 맞는 캐릭터를 해왔던 느낌이다. 뭔가 새로운 걸 하겠다는 의지는 아닌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 주어진 것을 잘해낼 수 있는 배우랄까.

   
 

맘마미아에서 가장 강조되는 측면이 자주적인 여성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에 대해 본인의 생각이 어떤지.

ㄴ 저는 사실 그런걸 고등학교 때 전교 부회장을 하기도 했고 굉장히 진취적이었다. 남녀공학인데 다들 절 남자처럼 생각했다. 대학교 때도 꿈이 아나운서였지만 사회부 기자도 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예전에는 그렇게 도전적이었는데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바뀌고 조심스러워졌다. 연기에만 더 집중하게 돼서 그런 것 같다.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저도 고등학교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다(웃음).

관객들이 자기의 어떤 부분에 주목해주길 바라는지.

ㄴ 저에게 주목하지 않고 소피에 주목하셨으면 좋겠다. 그럼 더 뿌듯할 것 같다. '나'보다는 캐릭터를 봐주시면 좋겠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이 부분에서 아직 '김금나'가 예쁜 외모로 인해 미처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많은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더 많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지금을 보고 싶다면 '맘마미아!'를,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노트르담 드 파리'에 관심을 가져보자.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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