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작… 스팀펑크 풍의 배경은 만족스러워

ⓒ 더홀릭컴퍼니

[문화뉴스 MHN 김장용 인턴기자] 영국의 전설적인 영웅 '로빈 후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후드'의 4DX 시사회가 지난 22일 여의도 CGV에서 열렸다.

영화 '후드'는 허세만 충만했던 스무 살 귀족 청년 '로빈'이 십자군 전쟁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영웅이 되는 액션 영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에페인 웨이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제작에 참여했으며 킹스맨의 '태런 애저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제이미 폭스'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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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영국에 현대적 분위기를 접목시키다

영화 '후드'는 12세기 영국 노팅엄을 배경으로 하지만, 광산이 가동되며 솟구치는 불꽃과 마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등장인물들의 복장은 오히려 SF영화의 한 장르인 스팀펑크에 가깝게 설계됐다.

귀족들의 부와 권력을 나타내는 노팅엄의 궁전과 빈민계층의 처절함을 드러내는 탄광은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빈부격차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로빈과 비를 맞으며 적을 뿌리치고, 말을 탄 채 함께 바람을 가로지르며 숲속을 헤쳐 나가는 장면에서는 4DX답게 바람과 빗방울 등으로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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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전개, 불편한 캐릭터

스팀펑크 풍으로 재해석된 중세 영국이라는 배경은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영화 '후드'의 나머지 구성요소는 그렇지 않았다.

'로빈'이라는 캐릭터는 태런 애저튼이 킹스맨에서 맡았던 '에그시'와 겹치면서도 그보다 철없으며, 영웅으로 추앙받을 만큼의 내면의 성장은 결국 보이지 못했다.

'로빈'은 십자군 전쟁에서 함께 전투했던 다른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반발한다. 그런데 노팅엄의 사회가 부조리하다며 그는 노팅엄의 병사와 성직자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죽였다. '영웅'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로맨스를 위해 억지로 집어넣은 듯한 '마리안'이라는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가장 불편한 존재다. 수동적 히로인의 클리셰대로 납치를 당하는가 하면, 정작 활을 맞고 쓰러진 주인공에게 웃으며 키스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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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후드의 현대적 해석? '다를 게 없는 진부한 할리우드 식 영웅'

등장인물들은 시종일관 뛰어다니고, 카메라는 그들의 뒷꽁무니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액션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표현하고 싶었던 21세기 로빈 후드는 깊이 없는, 그저 그런 할리우드 식 영웅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을 뒤바꿀 새로운 영웅을 담은 영화 '후드'는 오는 28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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