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감동이 관객에 선사하는 어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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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유채연 기자] 그간 대만 로맨스 영화들은 우리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왔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같은 언어권이나 문화권에 속해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캐릭터들의 매력은 한국의 영화 팬들을 그들의 매력 속으로 끌어들였다. 

영화 '모어 댄 블루'는 지난 11월 30일 대만에서 개봉해 개봉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홀로 남겨진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만나면서 서사가 시작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남자 주인공의 시한부 운명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다른 방식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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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줄곧 한편으로는 로맨틱 코미디 같으면서도,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슬픔'과 '불치병'의 이미지를 놓지 않고 끌고 간다. K(류이호)와 크림(진의함)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그려주다가도 잠시 시간을 멈추고 K의 슬픔 속으로 관객들이 들어가도록 만든다. 유쾌함과 슬픔, 어느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영화는 관객들을 그렇게 복잡한 감정선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는다. 

원작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 중심이 되는 스토리를 가져왔기 때문에,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시퀀스들이 계속된다. 하지만 그 슬픈 설정들마저 너무나도 우연하고 극적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몰입을 방해한다. 가령 할로윈 파티에서 우연히 친구의 동창으로 남편 될 사람을 만나고, 그의 뒷조사를 하다 우연히 약혼녀의 작품 모델이 되는 K의 사연은 필요하지 않은 사족들 속에서 장치처럼 부유한다. 

결국 K와 크림의 사랑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설정으로 점철된다.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또한 그렇다. K를 위해 그의 병마를 모른 척 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한 크림은 어느 순간 녹음 하나만을 남겨두고 K의 곁에서 죽음을 택한다. '감동'을 위한 장면들로 이어지는 영화 속에서, 관객은 갈 길을 잃게 된다. 

하지만 분명 불쾌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와 눈물샘을 자극하는 설정들 덕분에 영화관을 떠나는 마음을 아쉽게 하고, 여운을 전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만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한국에 상륙한 '모어 댄 블루'가, 전통적인 대만 로맨스 영화의 강세 속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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