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 예술현장 조명

ⓒ 프롤, '뉴욕의 명복을 빈다', 1988 / 쳉 퀑 치, '뉴욕 뉴욕(자유의 여신상)', 1979

[문화뉴스 MHN 박지희 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직무대리 유병홍)이 오는 12월 13일부터 2019년 2월 24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예술현장을 조명하는 기획전시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1980년대 이스트빌리지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의 실존적 삶에 주목하고,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정치적 참여를 실천한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총 26명(팀)의 작가를 초대하여 75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작품이 창작된 당시의 사회, 정치적 상황 속에서 각자의 치열한 삶을 살았던 작가들의 경험이 한데 녹아들어 있는 예술적 맥락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80년대 미국은 레이건 정부의 보수적인 체제 아래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발전한 시기였다. 그러나 당시 뉴욕의 이스트빌리지는 대대적인 재개발 정책으로 인한 극심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슬럼화되고 있었다. 

이곳에 모여든 예술가들은 남겨진 거리와 빈 건물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회·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현실에 대한 저항과 비판을 실천했다. 

이스트빌리지의 작가들은 대부분의 경우, 공적 기금이나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지속적인 자립의 방안을 모색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역민들과의 소통과 연대는 이들의 핵심적인 특징이었다. 이 작가들은 제도와 권력의 비판, 소외된 이들의 권익 옹호, 자유를 위한 예술적 실험과 열정,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위한 투쟁적 삶으로서의 연대를 실천했다. 

전시는 현실에 대한 저항, 혹은 시대정신의 반영으로서 예술 실천이 갖는 다양성과 실험성을 보여주는 한편, 그 바탕에 내재된 삶, 예술, 정치의 유기적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한 전시의 구성은 작품에서 드러나는 예술실천의 층위와 서술 방식의 변화에 따라 삶과 예술, 삶과 정치, 예술과 정치라는 세 항의 유기적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재구성되고 완성되는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은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슈들의 구체적 맥락을 중심으로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스트빌리지를 재정치화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이러한 여정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조망하는 동시에 시공간적 거리를 뛰어넘어 당대와 지금을 잇는 현실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을 통한 참여와 개입을 이끌어내는 플랫폼 구축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주요기사
미술·전시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