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황후의 품격' 방송 화면

[문화뉴스 MHN 송형준 기자] 미니시리즈가 주말극화 되어 가고 있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 한 해 각 지상파에서는 다양한 드라마가 방영됐다.

'키스 먼저 할까요?' '여우각시별'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 '친애하는 판사님께' '검법남녀' '이리와 안아줘' '위대한 유혹자' '로봇이 아니야' '최고의 이혼' '오늘의 탐정' '러블리 호러블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지만 대중의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거의 없다.

반면, 케이블, 종편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미스터 션샤인' 등 사랑받은 작품들이 많다.

위기를 느낀 탓인지 지상파가 변화를 시도했다. 주말 드라마를 집필하던 작가들을 평일 미니시리즈로 옮겨왔다.   

SBS는 '아내의 유혹', '언니는 살아있다' 등으로 막장 드라마에 한 획을 그은 김순옥 작가에게 미니시리즈를 맡겼다. 현재 방영 중인 '황후의 품격'은 대한 제국이라는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드라마 안에는 살인, 폭력, 방화 등 막장 요소가 가득하다. 그럼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최고 시청률이 16%대(닐슨코리아)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 KBS2 '왜그래 풍상씨' 방송 화면

한편, KBS는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클럽' '왕가네 식구들'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에게 미니시리즈를 맡겼다. 매주 수, 목 방영되는 '왜그래 풍상씨'는 가정을 통째로 짊어진 장남 풍상(유준상 분)과 그런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각각 자기 멋대로인 동생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는 주말 홈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모습이다. 첫 방송에서 5.9%를 기록한 시청률은 지난 10일 4화 방송에서 7.8%까지 올랐다.   

MBC '나쁜형사'나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등 장르극 역시 등장하고 있지만 한동안 미니시리즈의 주말극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로서는 제작비도 여타 장르극만큼 많이 들지 않고, 기존 작가 풀(pool)을 활용할 수 있는 통속극과 막장극을 평일 미니시리즈로 가져오는 데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겸 한국극예술학회장은 12일 "지상파가 주중 미니시리즈에서 힘을 못 받아 타개책으로 주말극에서 유명한 작가들을 투입하는 거 같다"며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이러한 전략만을 내놓는 지상파가 정말 지금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는지 의문이다. 발상의 전환, 혁신 없이는 공룡처럼 도태될 수밖에 없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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