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엘리자벳, 랭보, 팬텀...혼란스럽던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문화뉴스 MHN 신동연 기자]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들도 많지만, 외국의 문화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들이 적지 않다. 귀가 즐거워지는 배우들의 노래실력과 탄탄한 연출로 느껴지는 감동은 만국공통이겠지만, 뮤지컬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을 알고 난 다음에는 뮤지컬을 더욱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네 개의 뮤지컬 속 시대적 상황을 소개한다. 

ⓒ 레미제라블코리아

◼︎ 레미제라블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처형되고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가 시작된다. 하지만 로베스피에르 역시 즉위한지 2년만인 1794년 처형되고, 1799년 나폴레옹이 프랑스 제1통령이 된다. 그러나 1815년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 패배하게 되면서 루이 18세가 즉위하게 되면서 왕정이 복귀한다. 계속되는 입헌군주정으로 왕당파와 공화파(혁명파)의 대립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굉장히 팽팽한 긴장감이 돌던 시기였다. 그러던 와중에, 1832년 6월 공화정을 주장하던 라마르크 장군의 죽음을 발단으로 6월 항쟁이 발생하고, 바로 이 항쟁을 중심으로 전후로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역사적 사건들이 '레미제라블'을 관통하는 시대적 상황이다.

전쟁과 혁명의 아수라장 속에서 계속해서 치솟기만 하는 물가에서 민중들의 고통과 아픔을 상징하는 인물 '장발장'과 '판틴'. 계속 유지되는 왕정을 뒤엎기 위한 혁명파 '마리우스'와 그를 사랑하는 여인 '코제트' 등,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혁명으로 불안정한 사회적, 경제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상징적인 인물들을 주축으로 그려지는 작품이다. 

ⓒ EMK뮤지컬컴퍼니

◼︎ 엘리자벳   2018. 11. 17 ~ 2019. 02. 10

뮤지컬 '엘리자벳'의 주인공은 '19세기의 다이애나'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 제국 최후의 황후 엘리자벳을 모델로 했다. 자유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엘리자벳은 답답하고 딱딱한 오스트리아 황실의 규율과 그녀의 남편 프란츠 요제프의 어머니 대공비 소피의 권력에 짓눌린다. 이에 더해, 자신의 첫째 달의 죽음으로 점점 황실과 멀어지고, 아들 황태자 루돌프의 자살로 더욱 방황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황실로부터 벗어난 자유를 갈망하던 그녀는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의 칼에 찔려 세상을 떠난다. 자유주의와 왕정주의의 대립과 같은 신구의 대립이 흔하게 나타나며 혼란스럽던 유럽의 상황을 살아가던 엘리자벳을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을 주인공으로 그린 뮤지컬은 맞지만,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그녀의 일생을 단순히 조명하기보다, 엘리자벳을 살해한 루케니를 주요 화자로 설정해 모순으로 가득한 엘리자벳의 삶을 고발하는 형식을 택한다. 이렇게 개성적인 화법을 통해 뮤지컬 '엘리자벳'은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와 동시에 죽음에 도취되어 있던 엘리자벳의 삶을 묘사한다. 

ⓒ TOM씨어터컴퍼니

◼︎ 랭보    2018. 10. 23 ~ 2019. 01. 13 

뮤지컬 '랭보'는 1854년에 태어난 프랑스 상징주의 대표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그의 동성연인 '베를렌느'의 삶과 시를 소재로 삼는다.

천재 시인 랭보는 본격적으로 시를 창작한 기간은 15세부터 20세까지 약 5~6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짧은 시기에 내놓은 그의 작품들은 그가 천재였음을 입증한다. 랭보는 당시 파리 문학계의 유명 인사였던 베를렌느와 유럽 전역을 함께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그 둘은 성격격과 문학적 성향도 달라 결국 브뤼셀에서 베를렌느가 랭보에게 총을 쏘게 된다. 그 일로 베를렌느는 감옥에 가고 랭보는 고향에 돌아가 '지옥에서의 한 철'이라는 산문 시집을 펴낸 다음에 절필하게 된다. 그 이후 랭보는 유럽 전역과 중동 등지를 돌아다니며 노동자나 건축 감독으로 일하고, 아프리카에서 무기 거래를 하며 상인으로 일하다 발병해 프랑스로 돌아온 다음 37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뮤지컬 '랭보'는 자신만의 시 스타일을 추구하며 근대 자유시의 창시자가 된 랭보와 그의 연인이었던 베를렌느의 삶의 흔적을 찾기위해 뮤지컬을 위해 창작된 가상의 인물 '들라에'가 여정을 떠나며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다. 

ⓒ EMK뮤지컬컴퍼니

◼︎ 팬텀   2018. 12. 01 ~ 2019. 02. 17

뮤지컬 '팬텀'은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와 영국의 '아서 코난 도일'과 비견되는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작품이다. 가스통 르루는 자신의 기자 시절에 파리오페라극장을 취재했던 경험에서 극장의 지하층이 과거 파리 코뮌 시대 죄수를 가뒀던 감방과 겹친다는 이야기나 이 밖에도 듣게 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쓰게 되었다.

자신의 흉칙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며 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팬텀'과 아름다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귀족 청년 '라울'의 삼각관계를 그려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뮤지털 '팬텀'은 둘 다 19세기 말 파리오페라극장을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 '팬텀'은 팬텀의 인간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뮤지컬 ‘팬텀’에서는 라울 대신에 팬텀의 아버지였던 '카리에르'가 등장하면서 팬텀의 비밀스러운 유년기가 그려진다. 또, 뮤지컬 '팬텀'은 질투와, 증오, 연민, 사랑 등 인간이라면 모두 느끼는 감정을 스릴있는 스토리와 함께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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