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로제, 2019년 공연계 판도에 큰 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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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최근 우리나라 전 산업분야에서 화두인 '주 52시간 근로제'가 뮤지컬 시장 판도도 흔들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공연시장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먼저 수요 측면의 영향이다. 주 52시간 근로제의 확산과 함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문화·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실제 여가 시간도 늘어나므로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문화여가생활 변화 실태조사'에서 '늘어나는 여가시간을 활용해 문화예술관람을 기대함'을 응답한 비율(뮤지컬14%, 공연 19% 등)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정착되기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주중 저녁시간 관객이 전년 대비 2.5%증가하는 등 이미 주 52시간 근로제는 공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 근로자들도 비교적 쉽게 반차를 낼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평일 낮 공연 관람객을 의미하는 '평공족'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989년 토요일 반일제, 지난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토요일 공연 관객 수가 크게 증가한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공연 시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일 공연은 저녁 8시에 시작돼왔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많은 공연장들이 7시30분 시작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 공연장에서 관람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연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고 해당 응답자의 50%가 공연 시작 시간으로 7시 30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라밸의 등장이 공연 시장 수요 확대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관계사들에게 고민을 안기고 있다. 예술계는 언론계, 의료계와 함께 '워라밸'이 좋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정규직 출퇴근 근무가 아니라 작품별 계약이 일반적인데다 업종 특유의 제작 방식과 근로 방식이 관행화되고 고착화 된 측면이 많다. 특히 절대 다수의 공연이 평일 저녁과 주말에 진행되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로제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혼란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공공시설은 당장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전문가들은 2019년은 주 52시간 근로제가 공연 제작에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작사들은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연계를 주 52시간 근로제적용 예외업종에 포함시켜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중이다.

한편 공연계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전면 확대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존에는 작품의 예술성과 성과 위주로만 펼쳐지던 공연계의 담론이 공연 제작 환경으로 확대된 점은 주목할 만 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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