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명작 연극·뮤지컬 선보일 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문화뉴스 MHN 조아라 기자] 세종문화회관의 '2019 세종시즌'은 지난 2016년 도입 이래로 4년차를 맞이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시즌제로, 세종문화회관의 기획공연과 9개의 예술단 공연을 '미리 한꺼번에' 선보인다.

올해는 총 48편 275회의 공연으로 구성되었으며, 연극은 서울시극단의 '함익', '물고기 인간', '템페스트'가, 뮤지컬은 서울시뮤지컬단의 '베니스의 상인'과 '애니', 그리고 EMK뮤지컬컴퍼니가 공동주최하는 그레이트 뮤지컬 시리즈 '엑스칼리버'로 총 6편이다.

■ 연극 '함익'

서울시극단의 '함익'이 오는 4월 12일부터 29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오른다. '함익'은 지난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극작가 김은성이 '햄릿'을 재창작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발군의 연극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함익'은 햄릿을 재벌 2세이자 여성 대학교수로, 배경을 한국사회로 바꿨다. 완벽한 삶을 누리는 주인공 함익의 내면은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진솔한 인간관계에 서툰 함익은 인간미를 잃어버린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만 대학생 연우를 만나면서 고독한 내면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햄릿의 성별이 여성인 함익으로 바뀌면서 원작 인물들은 다채롭게 각색됐다. '함익'에서는 원작의 유령 대신 주인공의 새로운 자아가 등장하며 복수의 서사를 뒤편으로 밀어내고 행간에 숨어 있던 햄릿의 심리에 주목했다. 2016년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서울시극단 김광보 단장이 연출을 맡는다.

■ 연극 - 물고기 인간

작년 11월 객석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무대디자인으로 극장을 재배치한 창작극 '사막 속의 흰개미'로 세종S씨어터를 각인시켰던 서울시극단이 오는 11월 중국에서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하고 있는 극작가 궈스닝의 대표작 '물고기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다.

궈스싱은 1979년 '북경만보' 기자로 극장을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연극을 접했으며 베이징인민예술극원을 출입하며 '산해객'이라는 필명으로 공연평을 썼다. 이후 연출가 린자오화와의 만남으로 극작가의 꿈을 키워나가던 중 1989년 첫 작품 '물고기 인간'에 이어 '조인'과 '기인'을 연달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물고기 인간'은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는 낚시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작품은 대청호의 한가로운 낚시터를 배경으로 한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는 자와 그 큰 물고기는 호수를 지키는 수호신이라 믿고 지키려는 자, 그 집념과 집념의 대결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간다.

오는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공연하며,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단장이 연출을 맡는다.

■ 연극 '템페스트'

서울시극단은 내년 1월 10일부터 2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 '템페스트'를 가족음악극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서울시극단의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중 하나인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작품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어져 있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가 그의 인생 끝자락에 쓴 작품으로, 외딴섬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프로스페로는 왕의 자리를 노린 동생에게 쫓겨나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표류하고, 외딴섬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이후 프로스페로는 오랜 세월동안 익힌 마법을 이용해 자신을 쫓아낸 무리를 섬으로 유인한다.

작품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 관용과 맞닿아있어 어린이 관객에게는 세상을 관찰하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어른에게는 잊혀져가는 감성을 일깨운다.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전하는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풍부한 이해를 돕고자 모든 공연에 영어자막이 제공된다. 또한 어린이 관객을 위해 공연 관람 전 예절과 작품의 설명을 돕는 스터디 가이드 또한 마련된다.

■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베니스의 상인'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16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베니스의 상인'은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친구 바사니오의 부탁으로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과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채무를 계약하지만 돈을 갚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고, 남장을 하고 법정에 들어선 포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 연출가 박근형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박근형은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 동시대의 삶의 온도와 체온을 그만의 방식대로 담아내 왔다.

그는 서울시뮤지컬단과 함께 고전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 재해석을 더한 뮤지컬 '베니스의 상인'을 통해 돈과 명예, 사랑과 우정, 종교의 대립 등 아직도 유효한 셰익스피어의 문제의식과 여전히 갈등하고 고뇌하는 우리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줄 예정이다.

■ 뮤지컬 - 엑스칼리버

세종문화회관과 뮤지컬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를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가 공동주최하는 그레이트 뮤지컬 시리즈 '엑스칼리버'가 오는 6월 15일부터 8월 3일까지 세종대극장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아더왕과 성검 엑스칼리버, 전설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동안 아더왕의 전설은 서사시, 소설, 산문, 음악, 미술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변주돼 왔으며 지금까지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며 영화, 연극, TV드라마,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마타하리', '데스노트' 등을 성공시킨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대본을 맡았으며,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출신이자 2017년 '마타하리'를 연출해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베스트 리바이벌상을 이끈 스티븐 레인이 연출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마타하리〉'를 작업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여전히 사랑 받는 아더왕의 전설을 역대급 무대로 만나보자.

■ 뮤지컬 - 애니

서울시뮤지컬단의 송년가족뮤지컬 '애니'가 앙코르 요청에 힘입어 2019년 겨울 다시 돌아온다. 오는 12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세종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애니'는 헤럴드 그레이의 만화 '작은 고아소녀 애니(1924)'를 원작으로 한다.

희망을 잃지 않고 항상 웃으며 내일을 꿈꾸는 애니는 11년 후 찾아오겠다는 부모의 편지를 간직하며 고아원을 탈출해 거리를 떠도는 샌디를 만나 희망을 노래한다. 다시 고아원으로 붙잡혀간 애니는 억만장자 워벅스와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결정하지만, 고약한 해니건 원장은 진정한 가족을 찾으려는 애니의 계획을 망치려 한다. '애니'는 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애니'는 1976년 미국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40년이 넘도록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온 고전 명작으로, 1977년 제 31회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1982년과 1999년 영화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도 2006년부터 20118년까지 총 5회에 걸쳐 공연을 하며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으로서, 올 겨울도 따뜻한 스토리와 유쾌한 웃음, 경쾌한 뮤지컬 넘버와 아이들의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가족뮤지컬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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