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빛바래지고 있는 가족이란 이름을 이야기하는 '시인할매'

ⓒ 네이버 영화

[문화뉴스 MHN 이상인 기자] 영화 '시인할매'는 한글을 배워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읊는 할머니들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할머니들이 살아온 자연과 터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 서봉리는 섬진강 근처의 마을로, 영화 속의 할머니들이 60년 넘는 시간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마을 속에 할머니들의 가족은 찾기 힘들다. 부모님과 시부모님, 남편들을 여의고 가족들은 생계를 위해 도시로 나갔기 때문이다. 명절이 되고 나서야 온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쌓지만, 할머니들의 일상 속에 가족이란 이름은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영화 '시인할매'는 할머니들로 대표되는 어머니의 삶을 조명함과 동시에 현대 빛바래져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마냥 어리기만 한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은 시를 통해 그리움으로 가득 찬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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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작은 도서관'의 김선자 관장은 "곡성에 정착한 지 16년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보며 이 마을에서 자랐던 자녀들이 이 곳을 고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그런 고민의 답으로 할머니들의 삶을 마을에 기록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할머니들과 함께한 마을의 벽화 그리기와 그림책 만들기가 빛바래져가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줄 수 있는 활동이라고 나타냈다.

이종은 감독은 "영화의 메시지를 나타내기 위해 할머니들께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영화에 넣고 싶었다. 그러나 할머니들께서 자녀들이 보고 크게 슬퍼하는 것을 염려하셨기 때문에 촬영을 원치 않으셨고, 할머니들께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아 아쉽지만 촬영을 중단했다"고 말하며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려는 의도를 밝혔다.

또한 이종은 감독은 "이 영화는 할머니, 어머니, 딸 3대가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하며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어린 시절 느꼈던 어머니 품의 체온을 떠올릴 수 있다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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