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을 그린 '잃어버린 마을', 한국과 시리아의 민주화운동을 그린 '더 헬멧'

[문화뉴스 MHN 신동연 기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연극은 무대 위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언제든지 배우들의 연기가 라이브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보는 관객들이 더욱 동적으로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하지만 관람하는 연극의 배경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라면 더욱 더 빠져들지 않을까? 또, 형식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특정 사건을 연극이라는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되면, 또 다른 시각과 감정으로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인터파크 티켓

잃어버린 마을

연극 '잃어버린 마을'은 실제로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4.3사건을 소재로 다루는 작품이다.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수 많은 제주도민들이 끔찍하게 학살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제주도민 22만여명 중 3만여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하고 약 300여개의 마을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극은 과거 제주4.3사건의 시대와 1979년 극 중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과거는 무겁고 어둡지만 현재에는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가 교차되면서 배우들의 연기나 공간의 양면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4.3사건이 가지는 비극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연극 '잃어버린 마을'은 제주4.3사건이 단순히 제주도민만의 아픔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상처임을 환기시킨다.

연극 '잃어버린 마을'은 오는 4월 7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다. 

ⓒ 인터파크 티켓

더 헬멧(The Helmet)

연극 '더 헬멧'은 다른 연극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무대 구성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연극은 '하얀 헬멧'을 키워드로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하나는 1987년의 서울, 다른 하나는 2017년의 알레포다. 그리고 각각의 시공간에서 또 두 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총 4개의 독립적인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1987년 서울에서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시위를 진압하던 전경, 일명 백골단이 학생들을 쫓다가 마주하는 일들을 그린다. 2017년의 알레포에서는 시리아 내전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민간 구조대 '화이트헬멧' 단원들이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독재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학생들은 물론 대한민국의 수 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난 1987년 민주화운동. '아랍의 봄' 시위로 영향을 받아 민주화 운동을 진행했던 시리아의 민중들에게 가해진 독재정권의 과잉 진압, 그로 인해 정권에 대해 저항하는 반군이 등장해 시작된 시리아 내전.

이렇게 세계의 역사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재정권'과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직접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의 시민들을 조명하면서, 비극적인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통해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연극 '하얀 헬멧'은 오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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