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고 묵묵하게 연기 인생을 걸어가고 파"

[문화뉴스]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 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최근 연극 '심청'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간난'역을 맡은 배우 정새별. 그녀에게 느꼈던 강렬한 눈빛을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러나…무대 밖에서 만난 정새별 배우의 반전매력에 계획이 약간 변경됐다. 말도 참 잘하고, 특히 해맑던 미소가 눈에 선하다. 비가 내리던 날, 국립극단에서 시작된 이야기.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ㄴ 안녕하세요 정새별입니다. 연극 '심청'에서 간난 역을 연기했고 극단 아어라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최근에 연극 '심청'이라는 작품을 끝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ㄴ 한 달 동안 진행된 저로서는 첫 장기 공연이었는데 극단 떼아뜨르 봄날에서 새로운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작품이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연기를 하는 저에게도, 관객분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첫 장기 공연을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ㄴ 같은 공연을 반복하며 매너리즘에 빠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공연을 하며 새로운 걸 발견해 가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이번 작품은 대중에게 익숙한 주제인 효가 아닌 죽음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 됐는데,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나요? 

ㄴ 제가 맡은 역할이 13일 동안 여러 과정을 거치며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여 가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죽음이라는 걸 끊임없이 떠올리며 연기했죠. 그런데 오히려 지금을 살아가는 '정새별'이라는 사람에 대해, 삶의 방식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 객석의 끝자리에서 또렷하게 잘 보였던 정새별 배우의 눈빛.

☞정새별 배우가 출연한 연극 심청 화보 보기 

'간난'이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티는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연기의 디테일을 위해 따로 연습한 건지?

ㄴ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녀가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과 심리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 고민이 자연스레 무대 위 간난이의 눈빛과 행동으로 표현된 것 같아요. 인상 깊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안인 외모와 달리 배우로 지낸 시간이 꽤 된다고…한양대 연영과, 한예종에서부터 꾸준히 13~14년 정도 연기를 해왔는데 본인만의 연기관이 있다면?

ㄴ 학교 때부터 쭉 연기를 하고 있지만 작품마다 작업 방법이 다르고, 다른 분들과의 호흡도 맞춰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 공부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관에 대해서도 천천히 제 것을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죽기 전엔 확실히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이번 작품을 같이 한 동료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보통 제 또래나 선배들과 작업을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후배인 친구들이 많았어요. 신기하기도 했고, 후배들과의 관계나 그들과 함께 무대를 어떻게 만들어 가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간 윤성호, 전진모 연출가와의 작업 기회가 많았는데 두 분의 작업 방식을 비교해본다면?

ㄴ 극단 아어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여러 작업을 하게 됐어요. 두 연출 모두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걸 중요시해서, 먼저 그림을 제시하기보다는 극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영향을 주며 함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가 느껴진다.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는지요 

ㄴ 초등학생 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긴 했지만 확신이 없었어요. 그 후 경영 전공으로 1년 동안 대학생활을 하면서'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죠. 그렇게 다시 준비기간을 거쳐 연영과에 입학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게 됐습니다.

배우라는 꿈에 영향을 준 우상이나 아이콘이 있나

ㄴ 누군가를 특별히 꼽기보다는 선배 연기자분들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느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그분들의 무대 위 모습이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며 앞으로 제가 가야할 방향과 가치관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정리해가고 있으니까요.

그럼 존경하는 예술가나 배우 선후배를 떠올려본다면?

ㄴ 훌륭한 예술가나 배우들이 있지만 멀리 있는 큰 별보다는 같이 작업을 해 온 선배, 후배들을 보고 배우는 점이 많아요. 그리고 이제 막 연기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만의 롤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정새별이 그리고 있는 목표는 어떨까요 

ㄴ 나이 들어서도 무대에 설 수 있고, 작품이나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걸 위해서 지금은 꾸준히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는데 연기적인 면에서 제가 자극을 받기도 하고, 또 작은 부분일지라도 그 친구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작품 활동과 병행하고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신념이나 좌우명이 있나요? 

ㄴ 마음속에서 많은 것들이 부딪힐 때마다 '묵직하고 묵묵하게 연기해나가자'고 스스로를 다잡아요.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제 것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다음에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ㄴ 5월 말에 올라가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국립극단 판에서 하는 청소년 릴레이 연극으로 '고등어'라는 작품인데 두 소녀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에요. 극중 15살 소녀 역할을 맡게 돼서 부끄럽습니다.

역시 동안 배우군요! 

ㄴ 조명과 무대효과, 분장의 힘이 많이 필요할 것 같네요 (웃음)

마지막으로 새별씨를 응원하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ㄴ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이 담긴 연기로 관객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고등어'

작: 배소현

연출: 이래은

공연기간: 2016년 5월 19일 ~ 5월 29일

공연장소: 국립극단 소극장 판

▶ 공연명: 연극 '심청'

작: 이강백

연출: 이수인

공연기간: 2016년 4월 7일 ~ 5월 22일

공연장소: 나온씨어터

[글] 문화뉴스 이우람   pd@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이민혜 pinkcat@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