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식주의자'를 쓴 작가 한강(오른쪽)과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왼쪽)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맨부커상 공식 트위터

[문화뉴스] 작가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지시각 16일 오후 7시(한국시각 17일 오전 3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회가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 앨버트 미술관'에서 최종 후보작가 6인과 번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만찬 및 시상식을 열고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과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심사위원장인 '인디펜던트'지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톤킨은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맨부커상은 1969년에 제정된 이래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등 세계적인 권위의 상이다. 이 상의 일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에 시작되어 영어로 번역된 외국 작품에 격년으로 수여돼오다가 올해부터 영어로 번역되어 영국에서 출간된 작품에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주요 작가로는 미국의 필립 로스, 캐나다의 앨리스 먼로, 알바니아의 이스마일 카다레,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 등이 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번역의 중요성에 주목해 5만 파운드(한화 8,150만원)의 상금을 작가와 번역자에게 나누어 지급한다.

 

▲ '채식주의자' 표지 ⓒ 창작과 비평사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지난 4월 16일 최종후보작인 '쇼트리스트' 6편을 발표하였했다. 여기엔 터키의 오르한 파묵, 중국의 옌 렌커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포함됐다. 한강 작가는 수상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에게 공로를 돌리고 영국 출판사 포르토벨로의 수석편집자 맥스 포터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2007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국내에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3편의 연작 중편을 묶은 것으로, 한강의 해외판권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를 통해 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돼오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해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냈다. 그 후 미국과 유럽 등지를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25개국에 해외판권이 팔렸다.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 당시 런던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가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리스트 2위에 올랐고, 올해 1월엔 영국 포일스 서점에서 소설분야 톱10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2월엔 미국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의 문학전문 임프린트 호가드에서 미국판이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라이브러리저널' 등을 비롯해 다수의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는 지난 2월,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주목할 소설' 중 첫째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했다.

 

국내에선 3월 10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1차 후보작(13편)에 포함된 이래 4월 16일 최종 후보작(6편)에 올라 수상의 기대감을 높여오면서, 4만여 부가 추가 판매됐다. 출간 9년 만에 국내소설 베스트셀러 목록에 다시 오르는 등 가파른 매출 상승 추이를 보였다.

 

▲ 한강 작가 ⓒ 창작과 비평사

1970년 태어난 작가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론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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