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화가의 놀라운 예술혼과 따뜻한 마음이 스크린에 펼쳐져

   
 
[문화뉴스] 올 가을 극장가를 강타할 또 한편의 아트버스터로, 빈센트 반 고흐의 강렬한 삶을 그린 '반 고흐: 위대한 유산'이 천재 예술가의 명작과 그 사연을 공개해 일찍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다룬 '반 고흐: 위대한 유산'이 영화에 등장하는 그림들 가운데 반 고흐의 삶과 가장 닮은 작품들의 사연들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 반 고흐의 초기 누드화 '슬픔'(1882)
 
슬픔 (1882) - 반 고흐의 초기 누드화
반 고흐의 삶이 순탄치 않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그가 한때 매춘부와 동거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시엔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헤이그에서 고흐를 만날 당시 매춘부였으며 아버지를 모르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고흐는 1881년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엔과의 만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지난 겨울 임신한 여자를 알게 됐다. 겨울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임신한 여자…. 그녀는 빵을 먹고 있었다. 하루치 모델료를 다 주지는 못했지만 집세를 내주고 내 빵을 나누어줌으로써 그녀와 그녀의 아이를 배고픔과 추위에서 구할 수 있었다."
 
'반 고흐: 위대한 유산'에서 알 수 있듯 시엔은 자주 반 고흐 그림의 모델이 되어 주었다. 그 중 유명한 것은 시엔의 누드화로, 황량한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 초라해 보이는 여인을 그린 '슬픔'이다. 팔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 표정을 볼 수 없기에 더욱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 소장품이다.
 
   
▲ 반 고흐 생전에 팔린 유일한 작품 '붉은 포도밭'(1888)
 
붉은 포도밭 (1888) - 반 고흐 생전에 팔린 유일한 작품
반 고흐는 생전 2,000여 점의 그림을 남겼지만 겨우 단 한 점의 그림이 팔렸을 뿐일 정도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그렇다면 유일하게 팔린 그림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다름아닌 '붉은 포도밭'이다. 파리를 거쳐 아를로 이주해 그린 이 작품은 동생이자 후원자인 테오에게 감사의 선물로 건네어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비가 내린 뒤 석양이 땅을 보라색으로 바꾸고 포도 잎을 와인처럼 붉게 물들일 때 그린 것"이라는 편지가 남아 있다.
 
이 그림은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며 여기에 보색인 파란색과 노란색을 과감히 사용해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그림을 400프랑(한화 약 140만 원)에 구매한, 반 고흐 생전의 유일한 구매자는 바로 벨기에의 인상주의 여류 화가 안나 보쉬였다. '반 고흐: 위대한 유산'에서 반 고흐와 테오는 이 그림이 팔린 것을 축하하며 축배를 든다. 반 고흐는 안나의 남동생이며 시인인 외젠 보쉬와의 친분으로 그의 초상화를 남기기도 했다. '붉은 포도밭'은 모스크바의 푸슈킨 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 별의 신비와 마주한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1888)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1888) - 별의 신비와 마주한 반 고흐
'반 고흐: 위대한 유산'에서 반 고흐는 당시 성공적인 화가로 손꼽히던 폴 고갱과 함께 살며 그림을 배우기 위해 그를 초대한다. 반 고흐는 고갱과 함께 론 강의 밤 전경을 그리면서 별과 밤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말한다. 하지만 고갱은 애인과 함께 자리를 떠나 버리고, 반 고흐는 순간 고독을 느끼지만 "나는 나다(C’est moi-même)"라고 중얼거리며 예술에 대한 결심을 다진다. 이는 17세기에 데카르트가 신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이성의 확실함을 주장하기 위해 말했던 유명한 명제이기도 하다. 
 
범접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인 밤하늘의 빛나는 별과 그 앞에 당당히 선 유한자인 인간이라는 주제는 단테와 칸트를 비롯해 시공간을 초월해서 수많은 예술가와 사상가를 매혹시켜 왔다. 밤하늘의 별을 즐겨 그린 반 고흐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지금 아를의 강변에 앉아 있지. 욱신거리는 오른쪽 귀에서 강물 소리가 들려온다. 별들은 알 수 없는 매혹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 맑음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숨기고 있는 건지. 두 남녀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어. 이 강변에 앉을 때마다 목 밑까지 출렁이는 별빛의 흐름을 느껴. 나를 꿈꾸게 만든 것은 저 별들이었을까"라고 쓰며 별에 매료된 자신을 설명한다.
 
반 고흐의 눈에 별은 자신처럼 고통으로 빛나 보였으며 그림 속의 비틀거리는 두 남녀도 마찬가지로 반 고흐의 연민을 불러 일으킨다. 반 고흐는 그 자신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언제나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잃지 않았다. 오늘날과 같은 조명이 없는 칠흑 같이 어두운 하늘 아래서 별의 경이에 취해 거친 붓을 놀리는 반 고흐의 모습은 '반 고흐: 위대한 유산'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작품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이다.
 
불멸의 명성을 얻은 천재 화가의 강렬한 삶을 담은 '반 고흐: 위대한 유산'은 오는 10월 개봉되어 다시 한 번 고흐 붐을 몰고 올 예정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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