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요소가 조화된 웰메이드 뮤지컬

   
▲ ⓒ PMC프러덕션

[문화뉴스] 2016 어른이 뮤지컬 '난쟁이들'이 중국에 간다.

지난 4월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이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 문화미디어와 논-레플리카 방식의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3년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작에 오른 후 '제 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작품을 발전시켜왔고 2015년 2월엔 PMC프러덕션과 충무아트홀이 공동제작사로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했다. 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2016 어른이 뮤지컬 '난쟁이들''은 1월 26일부터 TOM씨어터 1관에서 공연해왔고 흥행에 힘입어 2차 팀이 참가해 연장 공연을 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개개별로 보자면 이야기는 쉬운 구조에 기반하고, 섹스코드를 기반으로 한 웃음도 응집되기보단 곳곳에서 툭 튀어나온 느낌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서 뮤지컬 '난쟁이들'은 '진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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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특수성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난쟁이 분장이 시선을 확 끌며 출발하는 뮤지컬 '난쟁이들'은 발칙하고 야함을 강조하는 문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실제로는 해피 엔딩이 결코 '왕자'라는 사회적 성공에 기인하지 않는다는 흙수저 '찰리'의 깨달음을 얻는 여정에 가깝다.

작품의 시나리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찰리'는 백설공주를 사랑했던 일곱번째 난장이 '빅'과 함께 새로운 동화의 주인공을 뽑는다는 성의 무도회에 참가하기로 마음 먹고 마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3일 동안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물거품이 된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설정을 가진 채 무도회로 향한다.

그곳에서 찰리는 신데렐라와 만난다. 신데렐라는 찰리의 롤모델 격에 가까운 인물로 자기 힘으로 왕자를 만나 신분상승에 성공한 공주다. 그런 그녀는 이번에도 새로운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해 난쟁이일 뿐인 찰리의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찰리와 빅은 왕자가 아닌 데 무도회에 몰래 입장한 덕분에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빅의 감동적인 사랑에 감동한 이웃나라 왕자들이 둘을 구해 백설공주에게 데려다 준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빈약한 성적 매력을 가졌던 왕자로 인해 신체의 건강함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변해있었다. 빅이 마침 매우 건강한 난쟁이였던 덕분에 백설공주는 빅과 함께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뜬다.

한편, 찰리는 무도회에서 만나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던 인어공주의 도움으로 다시 한 번 신데렐라와 키스해 왕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나, 자신을 위해 난쟁이가 된 인어공주와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 진짜 행복은 왕자가 되는 것으로 얻는 게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백설공주는 공주로서 가지고 있던 체면을 버리고 난쟁이 빅과의 건강한 사랑을 택하고, 인어공주와 찰리는 난쟁이 마을로 돌아가 행복하게 산다. 새로운 동화는 '백설공주와 건강한 난쟁이 빅'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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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글로 적고 보면 엄청 참신하다거나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쟁이들'의 힘은 '끼리끼리'로 대표되는 현실풍자적 재미(왕자들이 쉽게 감동한다는 점만은 현실과 다르지만), 오리지널 작품이지만 2차 창작물로 느껴질만큼 대사 속 꽉 채워진 패러디('땅, 불, 바람, 물, 마음'이라니!), 코믹하고 다소 무리한 애드립이나 진행에도 여유를 허용하는 작품의 톤앤매너, 동화책을 배경으로 활용한 효과적인 무대, 편안하고 듣기 좋은 음악이 조합된 가운데 각 캐릭터들이 사랑을 통해 행복을 얻는 성장 서사가 맞물리며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웰메이드 뮤지컬로 만든다.

찰리가 인어공주와의 첫 만남에서 '사랑은 부담 없이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거나 인어공주가 '왕자를 만나기 위해 목소리를 내어줄 때는 괴로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찰리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하거나, 빅이 자기 때문에 위험에 처한다며 괴로워하는 백설 공주에게 '너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해주고 싶어서다'라고 말하는 등 야하고 발칙한 작품으로만 묻히기엔 아까운 사랑의 성찰도 묻어나 있다.

'난쟁이들'이 동화처럼 영원히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성과로 본다면 앞으로도 이 작품을 무대 위에서 보기엔 충분해 보인다. 그 두번째 페이지의 마지막을 함께하려면 26일까지 대학로 TOM 씨어터 1관으로 가보자.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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