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박유천의 성폭행 고소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 간부들이 해외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단체 가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27일 지난 20일 서울 강남경찰서(강남서)의 과장급(경정) 간부 12명 전원이 해외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가입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ontakte)를 설립한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메신저로, 대화내용이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화면 캡쳐 시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대화정보 유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 박유천 텔레그램 ⓒJTBC

앞서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은 카카오톡 같은 국내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를 협의하고 수사 정보를 교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수사 기밀 정보가 쉽게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실제로 강남경찰서는 지난 '정운호 네이쳐리퍼블릭 회장 로비사건' 당시 구속된 법조브로커 이동찬(44) 씨에게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서초구청은 지난 2013년 조이제 전 행정지원국장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婚外子)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혐의가 드러나 홍역을 앓았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기밀이 자꾸 바깥으로 새는데, 내부 유출자를 색출할 수 없기 때문에 메신저 변경으로 보안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신저를 바꾼다고 보안이 강화되는 건 아니라는 반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통상 기밀 유출은 증거가 남는 메신저를 쓰지 않고 전화나 대면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며 "누군가 텔레그램에서 본 기밀을 외부에 유출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고 했다.

또 일부 전문가는 경찰의 '텔레그램 망명'에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강남서의 메신저 변경은 보안 강화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피의 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이나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불리한 증거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텔레그램 서버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국내 수사기관이 감청이나 압수 수색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뉴스 정근태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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