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한국 간판 스피드스케이터 이규혁이 오열했다.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오세종의 죽음 앞에서다.

이규혁은 오세종의 사고소식을 듣고 27일 밤 한달음에 한양대학교 병원을 찾았다. 오세종의 죽음을 확인한 뒤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28일 빈소에서 만난 이규혁은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평상복을 입고 급히 병원으로 왔는데 이미 세종이가 숨을 거둔 상태였다. 그래서 옷이 바뀌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규혁은 1993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뒤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20년 넘게 국가대표로 활약한 전설적인 선수다. 특히 오세종과는 각별한 사이였다. 오세종은 이규혁이 밴쿠버올림픽에 출전할 때 사비를 들여 동행해 스케이트 날을 비롯한 장비 관리를 맡았다. 이규혁은 "세종이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친구"라며 울먹였다. 아끼는 후배와의 이른 이별을 안타까워했다.

이규혁은 밤새 빈소를 지켰다. 통곡소리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이규혁의 눈도 그치지 않는 눈물 탓에 퉁퉁 부어 있었다. 이규혁은 "세종이가 2주 뒤 동계 종목 영재들과 함께 일본을 찾을 예정이었다. 빙상종목 꿈나무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던 친구였다"라고 회상했다.

나가노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도 28일 어머니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김동성은 오세종과 동시대에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후배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오세종과 함께 5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송석우도 빈소에서 밤을 지새웠다. 송석우는 스케이트를 신을 때부터 함께했던 친구를 잃은 슬픔을 속으로 삭이고 있었다. 송석우는 "원래 오늘 새벽에 세종이랑 같이 운동을 하기로 했었다. 익명으로 사회봉사와 불우이웃돕기를 하던 참 착한 친구였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오세종은 27일 오후 7시께 서울 성동구 마장동 우체국 앞에서 불법 유턴하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해 숨을 거뒀다. 고인은 고려대 빙상경기장에서 쇼트트랙 꿈나무들을 지도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헬멧이 벗겨지면서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 유명을 달리했다.

   
▲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오세종(34)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빈소를 찾은 한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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