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남명렬, 이영숙, 서상원이 연극 '코펜하겐'에 출연한다. ⓒ 극단 청맥
[문화뉴스] '과학자의 양심'을 두고 두 천재 물리학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7월 14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연극 '코펜하겐'이 6년 만에 공연을 앞두고 있다. 연극 '코펜하겐'은 20세기 물리학을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남명렬)와 '하이젠베르그'(서상원)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과학자들이 가지는 철학적인 갈등과 고뇌를 무대 위에 펼쳐냄으로써 1998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약 30여 국가의 언어로 공연되고 있다.
 
'과학자의 양심'을 두고 실제 미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연극 '코펜하겐'은 핵분열, 원자탄의 제조과정 그리고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의 원리 등 널리 알려진 물리학의 개념들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또한,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 등 실존 인물들을 극 중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써, 어렵고 난해한 과학이 아니라 생명과학, 로봇공학 등 우리 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과학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만큼, 연극 '코펜하겐' 제작진은 어렵고 생소한 '과학'을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연극 '코펜하겐'을 초연부터 이끌어 온 극단 청맥의 대표이자 연출가 윤우영은 "2008년 초연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던 이전 공연들은 대본의 내용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에 힘을 실었던 반면, 이번 공연에는 보다 관객들이 작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명, 영상 그리고 음악을 보완했다"고 작품 준비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연극 '코펜하겐'은 연극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토니상에서 최우수연극상, 최우수연출상, 여자연기자상 등 3개 부분에서 수상을 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연극 베스트7 및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는 등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에 처음 '코펜하겐'을 국내에 소개한 단체가 서울대학교 공과대 연극반 출신들이 만든 극단 실극으로 밝혀짐으로써, 작품뿐만 아니라 실극 또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극단 실극은 상업적인 극단이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연극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단원들은 서울대학교 공과대 출신이자 현재 대부분 기업인, CEO 및 대학교수 등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실극은 2~3년에 한 번씩 작품성이 뛰어난 희곡을 직접 번역하고 출연을 하는 등 지금까지도 좋은 작품을 찾아다니며 꾸준히 공연을 만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극단 실극에서 객원연출을 맡았던 인연이 이어져 2008년 정식으로 '코펜하겐' 초연을 도맡았던 윤우영 연출은 "초연부터 지금까지 연극 '코펜하겐'이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실극 단원들이라 할 수 있다. 전문적인 공연제작자도, 배우도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연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들이다. '코펜하겐'이 훌륭한 작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실극이 든든히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우영 연출은 "무엇보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이 있다. 연극 '코펜하겐'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하는 불확실한 삶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코펜하겐'이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억지로 과학이론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히려 왜 '하이젠베르크'가 위험을 무릅쓰고 '닐스 보어'에게 불확실한 목적을 갖고 찾아갔는지 등 불확실한 세상을 살았던 천재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인생에 집중했으면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동안 느껴볼 수 없었던 진지한 감동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며 관람 포인트를 남겼다.
 
한편, 마이클 프레인 원작 연극인 '코펜하겐'은 7월 14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배우 남명렬, 서상원, 이영숙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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