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국민 성악가 임웅균 교수가 '벨칸토 창법' 전수에 나섰다. 

평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학생들을 엄격하게 교육하기로 유명한 그가 문화뉴스에서 음악 인생 최초로 친절하게 벨칸토 창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벨칸토(bel canto)'는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의 이탈리아 말이다. 40년 전 파파로티가 벨칸토는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나(임웅균)는 벨칸토를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말하고 싶다.
 
유명한 레스토랑의 레시피가 기록으로 남지 않고 맛과 맛으로 명성이 이어지듯이 벨칸토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만 전수되는 비기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기록되지 않는다. 지금부터 세계적인 테너 임웅균 교수가 300년의 역사를 가진 벨칸토의 핵심적인 원리를 알려준다.
 
   
 
▶ 첫째, '보미또(Vomito)'·'토하듯이' 라는 뜻이다 
노래를 하려면 먼저 목이 열려야 한다. 인간이 가장 목이 열릴 때가 토할 때이다. 기침이나 하품을 하면 1초 2초 정도만 목이 열리다 만다. 하지만 토할 때는 본인은 불편하겠지만, 목은 제대로 열린다. 이 때 노래가 제대로 울리는 것이다. 
 
▶ 둘째, 저음·중음·고음을 색의 일치를 가지고 노래하는 것이다
 음이 떨어졌다고 해도 음색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 벨칸토 대가인 파파로티는 천 년에 한 번 나오는 테너로서 그 음색이 높낮이가 달라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
 
▶ 셋째, 가사의 전달성이다
 가사가 제대로 청중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는 벨칸토를 잘못 배운 것이다. 목소리에 아름다움을 추구하니 청중이 제대로 들리지 않게 된다. 내가 천박할 정도의 소리를 내야 가사가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된다. 가사의 전달성으로 흔히 표현하기를 '말하듯이 노래하라'고 하는데 이는 번역이 잘못된 것이다. '말하듯이 가사가 정확하고 똑똑하게 들리도록 하라는 말'이다. 재미난 포인트는 내가 스스로 노래를 생소리에 가깝게 천박하게 부르면 가사가 정확하게 들리고 더 멋있게 들린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 우아하게 노래하면, 노래가 천박하게 들린다.
 
▶ 넷째는 테크닉적인 측면이다 
 '오'와 '우'는 무성음이고, '이' '예' '어' '야'는 유성음이다. 유성음이란 성대를 울리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무성음을 유성음으로 바꾸어서 부른다는 것이다. 이게 발성적인 테크닉이다. '아'는 화려하게, '에'는 강하게 표현하고, '이'는 소리에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보여줘라. '오', '우' 음이 날 때는 피아니시모로 표현하라.
 
예를 들면, 창이 전라도에서 발달할 수 있는 이유가 언어에 있다. '그랑께~', '그라서~' '그라지라~'처럼 이렇게 말에 리듬이 있어서 소리가 높이 올라간다. 반대로 충청도 사투리는 내려간다. '그래유~' 소리가 죽는다. 이런 점에서 이탈리아어가 전라도 사투리와 비슷하다.
 
▶ 다섯 번째, 목이 철성이여야 한다
 나는 매일 11시간씩 말하고 노래한다. 하지만 나도 철성은 아니다. 피곤하고 목에 폴립이 생기고 염증이 생긴다면 당연히 의료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럴 때는 몇 가지 생체 화학적 요법을 쓰면 좋다. 저혈압으로 노래를 할 때 노래가 잘 안되면 커피 두잔 정도의 카페인, 포도주도 괜찮고, 위스키 약간도 좋다. 가장 좋은 것은 한 시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혈액순환이 되면서 염증이 없어지며 목 상태가 좋아진다.
 
▶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요인이!
'나는 최고다'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예술가들은 창조적이야 하는데, 창조적인 사람들은 친구가 없다. 자기 것에 애착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자기주장이 강하다. 물론 자기 것에 애착이 없으면 좋은 것이 안 나온다. '나는 강하다', '나는 멋지다, 최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선생은 제자에게 자신감을 키워줘야 한다. 심한 경우는 욕을 하면서 자존심을 자극하던지, 아니면 칭찬으로 북돋우어야 한다. 그래야 그 자신감에서 벨칸토가 출발할 수 있다. 심리적 요인은 공부가 진짜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중매체에서 순수 예술이 보이지 않고 점점 사장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예술가들을 구경하기가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대중들에게 잊히기 마련이다.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성악가가 나오기가 힘들다. 오늘 공개한 '벨칸토 창법의 6가지 원칙'이 진정한 아티스트가 탄생하는 데에 이바지하여 예술계를 살려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뉴스 김윤지·신일섭 기자 kyoonj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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