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人]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말하다…오세혁, 박유덕, 김경수 3인의 대담 ②
  • 문화뉴스 서정준
  • 승인 2016.07.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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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동숭아트센터를 매진시켰나. 그들이 밝히는 '라흐마니노프'

[문화뉴스] 1편에서 이어집니다.

이야기할수록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엿보인다. 배우들 자랑 한 번 해달라.

ㄴ 오: 박유덕 배우는 뭐랄까 거침없는 본능이 있다. 때때로 어떤 대본이나 음악, 상황에 대한 이해가 바로 가지 않을 수 있다. 그건 작가나 연출이 오래 생각해서 만들어낸 지점이기에. 그러나 활처럼 팍 일단 튀어나간다. 그런 시원시원한 느낌이 너무 좋다. 눈빛도 너무 좋다. 포장되지 않은 눈빛이다. 연극도 많이 하시면 좋겠다 싶다. 딱 나타났을 때 공기가 달라진다. 김경수 배우는… 제 스승님이 말씀하신 것이 있다. 배우의 매력은 타고나는 거라서 훈련할 수 없다. 등장하자마자 눈이 가는 매력은 사람의 삶이나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건데 김경수 배우는 이게 있다. 두 번째는 감정의 레이어랄까. 심층이 굉장히 깊다. 그가 가만히 보고 있기만 해도 이게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인다. 예를 들면 라흐가 처음으로 심리치료를 마음먹고 해달라는 순간이 있다. 제 생각엔 감정을 만든 다음 막 뭔가 할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고 있더라. 그런데 그 속에서 '내가 드디어 이 사람을 치료하는구나. 그런데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런 느낌이 보이더라. 표현하지 않아도 보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데 감정의 레이어가 깊은 느낌이다. 이런 것은 훈련이 아니라 살면서 생기는 것인데 저는 이것을 '격'이라 표현한다. '배우의 격'이 있는 배우다.

ㄴ 김: 안재영 배우와 정동화 배우도 말씀해달라(웃음).

ㄴ 오: 정동화 배우는 위트가 넘친다. 코믹이 아니라 위트. 위트는 과하지 않아도 웃음이 생기는 건데 머리가 좋아야 가능하다. 잭 니콜슨이나 알파치노 같은 사람들 보면 시니컬하지만 웃긴다. 정동화 배우는 그런 것이 있더라. 타고나는 것인데 뭐랄까. 우리나라 사람 같지 않고 뉴욕이나 독일 같은 곳에 보면 있을 것 같은 느낌. 동시대의 뭔가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안녕하세요'란 한마디에도 더 재밌는 배우가 있지 않나.

더 재밌는 타이밍을 찾아내는 배우.

ㄴ 오: 그냥 할 수 있는데 한 박자 쉬고 이야기해서 만들 수 있는 위트가 있는. 재영이는 남들이 못 따라가는 광기 같은 게 있다. 가끔 보면 연기가 아닌 뭔가를 가진 느낌. 옛날에 무당이 무당인 이유는 지금은 많이 퇴화한 예지력을 지닌 간뇌가 발달한 인간이라고 하더라.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안재영만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광기가 있다. 누구를 예로 들 수 있을까. 옛날 퐁네프의 연인들에 나온 '드니 라방'이나.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연기의 영역이 다른 느낌. 접신하는 느낌이 든다.

   
 

두 분이 비슷한 작품, 비슷한 캐릭터에 출연하게 된 경험이 많으신데 둘의 닮은 듯 서로 다른 매력을 짚어 달라.

ㄴ 김: 저는 약간 아까 연출님이 이야기하신 유덕이의 어떤 시원하고 솔직한, 거친 그런 면이 가지고 싶다. 저는 고민을 많이 한다. 예를 들면 저는 어떤 대사를 표현하려면 스톱을 하고 조심스럽게 꺼낸다면 유덕이는 시원하게 꺼낸다. 그건 사실 제가 갈구하는 부분이다. 빈센트 반 고흐를 같이 했지만 '저런 모습을 닮고 싶다.'란 느낌. 닮아 보인다는 이야기는 재밌는 부분이다. 제가 유덕이의 아우라나 표현력, 스타일을 닮고 싶어 하는 부분인데. '나도 저 친구처럼 작업하고 싶은데' 라는 느낌.

ㄴ 박: 알고 지낸 지 한참인데 처음 듣는 이야기다(웃음).

ㄴ 김: 이런 이야기는 원래 직접 할 수가 없다.

원래 이런 사랑 고백은 다들 매체를 통해서 한다. 박유덕 배우는 어떤가.

ㄴ 박: 같이 작업한 것은 '빈센트 반 고흐' 때부터지만 그전부터 형을 알고 있었다.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같이 그때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안 좋은 기억은 같이 공유하고 있다(웃음). 그런 게 있다.

ㄴ 김: 거기까지(웃음).

ㄴ 박: 그때 형 목소리를 처음 들었었는데,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 이후에 같이 작품을 하게 됐다. 저는 말로 하는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수 형은 아까 말한 여백. 여백을 채우지 않으려고 해도 채워지는 부분이 있었다. 소리와 소리의 간극을 메운다.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저는 남의 배역은 잘 안 보는 편이다. 모니터를 잘 안 한다. 다른 사람의 연기 스타일, 호흡을 보다 보면 '어… 내가 저렇게 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저건 아닌데…'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거다. 아무리 내가 '아냐! 난 그런 거 없이 딱 잘라서 볼 수 있어!' 해도 어느 순간 그렇게 되더라. 그래서 모니터하는 시간에 내 고민을 더 하자는 스타일이다.

ㄴ 김: 저런 모습이 참 좋다.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있는 거다. 저는 참고를 많이 하는 편이다.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연기를 전공한 것이 아니라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법이 체계적이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얻어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 거고. 그래서 모니터 많이 하는 편이다.

   
 

제 생각과 다르게 같은 배역을 하지만 속은 서로 확연히 다르다.

ㄴ 김: 이야기할수록 느끼지만 다른 데 가지고 싶은 느낌이다.

ㄴ 박: 제가 모니터 안 하는 이유가… 저희 대사 중에 그런 대사가 있다. 뭔지 말할 수는 없다(웃음). 제 욕심으로 인해 다른 배우의 영역을 넘볼까 봐. 제가 만약 3년을 이미 공연했고 경수 형이 신입 동생이다. 그럼 '너 그럼 연기 그렇게 하면 안 돼. 여기서 그렇게 움직이면 안 되고, 넘버는 이렇게 들어가야 하고 큐 대사는 이거야.' 이건 제 욕심이다. 상대 배우의 호흡이 있고, 넘버를 하기까지 올라가는 호흡이 있는데 제가 건드릴 것이 아니다. 음악감독님이나 연출님이 말씀하셔야지. 전 그런 것이 너무 싫더라. 저도 듣기 싫었고. '왜 자기가 한 대로 해야 해? 그럴거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어? 사람마다 색깔이 있는데'. 그런데 나도 모르게 후배한테 그런 말을 꺼낸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했지만, 술자리에서 그러고 있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싶더라. 분명 그 친구는 듣기 싫어하는 데 나는 말을 하고 있더라. (김경수 배우에게) 무슨 대산지 알지 않나?

ㄴ 김: 알겠다. 그 대사구나.

ㄴ 박: 그 일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저한테 누가 그런 것도 마찬가지다. 괜찮다고 했는데 뭘 계속 먹으라고 한다. 전 괜찮은데. '밥 먹어!' '먹었어요.' '아냐 먹어 맛있어.' '먹었다구요.' '먹으라구!' 제가 안 먹겠다는데 왜 계속하는가. 왜 자기 사리사욕을 제게 채우려고 하는가. 그렇게 먹이고 싶으면 자기가 먹으면 되는데. 어찌 보면 개인적이긴 하지만 가장 행복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안 받고 자기 할 것만 하고.

헐리웃 스타일이다(웃음).

ㄴ 오: 애정이 훈육으로 될 수 있다. 저도 알레르기 때문에 생선을 못 먹는다. 그런데 식당가서 못 먹는다고 하면 어 안 먹는구나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 맛있는걸 왜 안 먹어?! 하는 사람이 있다. 왜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는데 계속 물어본다. 너 그럼 이것도 못 먹어? 저것도 못 먹어? 나는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열등한 사람이 돼버린다.

막 '이거 얼마나 맛있는데~'하면서 먹이려는 사람들(웃음).

ㄴ 오: 연기는 그 사람의 고유한 영역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저는 송강호 선배가 연극을 시작했을 때 70% 이상은 연기에 대해 뭐라 했을 것 같다. 특유의 말투, 스타일 때문에. 그 당시에는 정확한 발성을 요구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많이 혼났을 것 같다. 그런데 저는 그런 사람들이, 송강호 같은 사람들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 있었을 텐데 절반 이상이 포기했을 것 같다. 그러나 송강호의 대단한 점은 그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무튼, 그런 좋은 흐름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자기는 자기 것을 열심히 채우고, 남의 것에는 박수를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그리스 속담에 "아버지 칼이 너무 짧아서 찌르지 못하겠어요" 하면 "얘야 한발짝 더 가서 찔러라" 라는 말이 있다. 저 사람이 안 찔릴 것 같으면 내가 가서 찌르면 된다. 상대방이 두 발짝 오기로 했는데 한 발짝 안 오면 내가 한 발짝 더 가면 된다. 가끔 배우들 중 상대가 두 발짝 안 오면 멈추고 '아 잠깐만 너 지금 두 발짝 오기로 했는데.' 하는 사람이 있다. 전 이런 게 '연기하고 있네'의 연기라고 본다. 그러나 연기의 뜻은 원래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잘 꺼내는 것이 연기인 거다. 상대가 한 발만 왔다는 이유로 연기를 끊어버리는 배우라면 전 그 사람이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대에 올라가서도 리허설하다가 막 '잠깐만. 조명이 안 맞는 것 같은데.' 이런 것도 이런 말은 할 수야 있지만, 조명이 원래 위치에 안 쏴졌어도 내가 가서 맞출 수도 있는건데. 저는 우리 '라흐마니노프' 같이 좋은 배우가 많이 모이고 또 이런 팀이 많이 모여서 행복한 기운을 잘 전했으면 좋겠다. 아마 '라흐마니노프'가 첫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첫 시작일지 마지막일지는 알 수 없지만(웃음). 

텍스트가 어렵다고 했는데 어떻게 어려운지. 시놉시스가 너무 짧은데 조금만 더 작품에 대해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ㄴ 오: 그러니까 이런 거다. 모든 사람은 열등감이 다 있다. 하지만 열심히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모두가 연기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상처 입고 사는데 밖에 나가면 웃어야 하고. 내 아픔보단 남의 아픔 보고 '아유 괜찮냐?' 해야 되고. 자기 동굴에 들어가면 다시 편하게 들어가고 말이다. 라흐마니노프는 힘들어서 동굴에 들어간 사람인데 달 박사가 치유해주러 들어간 거다. 하지만 사실 달 박사도 열등감을 지닌 사람일 거라 생각한다. 동문 수학한 선배 중 프로이트가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음악으로 따지면 모차르트 옆에 있는 건데. 그러나 그런 것을 꺼내지 않고 라흐를 치료하러 온 거다. 그런 열등감에 관한 것이 둘의 관계 속에 나오고, 결국 둘이 닮아간다. 달이 하는 이야기가 라흐 이야긴지, 라흐가 하는 이야기가 달의 이야긴지 모르게 닮아가고, 라흐와 라흐가 됐다가 달과 달이 됐다가. 그런 것이 마음과 마음이 흘러가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본이 어렵다는 거다. 딱 둘이 마주쳤을 때 원래대로라면 안녕하세요. 누굽니다. 아유 됐습니다. 이게 맞는데 그냥 마주쳤을 때 아무 말 없이 보고 있다가 그냥 딱 간다. 이런 포인트를 잡고 싶은데 리딩에선 잘 돼도 막상 연습에서는 잘 안 될 경우가 있다. 대부분 이런 식의 포인트가 있다. 예를 들면 웃고 있는데 속으로는 화가 난다. 아유 축하드립니다 라고 하지만 축하하지 않고. 그러나 정말 축하하는 게 아니다. 한마디 말 속에 여러 마디를 담아야 하니 배우들이 참 어려울 것이다. 나도 어렵다. 어려우니까 즐겁다. 10년 동안 해보니까 익숙하고 좋고 이렇게 해서 될 거 같으면 이렇게만 나오더라. 좋은 작품은 모르고 가야 한다. 맞는지 아닌지 모르고 갔을 때 좋은 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넘버의 느낌이나 연습할 때 어떻더라. 관객들이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넘버에 대한 총체적 감상이 궁금하다.

ㄴ 박: 관객들이 들었을 때 '저 넘버구나'하고 아실 거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이제 음악적으로 정말 많이 아시더라. 이 음악이 저렇게 넘버가 됐구나. 하고 편하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고. 넘버가 전체적으로 같은 가사라도 속뜻이 많다. 내가 말은 웃으면서 하고 있는데, 얼굴은 울고 있을 수도 있고, 속은 웃을 수도 있다. 처음 보면 저게 뭘까? 라는 의문이 들게끔 하도록 연습을 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답을 주고 싶지 않다. 내 색깔은 이러니까 당신들은 이렇게 봐. 가 아니라 난 이렇게 연기를 해볼 테니 당신들이 느껴지는 감정을 느껴보세요. 이렇게. 그게 음악감독님과 연출님의 생각을 보면 텍스트와 넘버의 하모니가 그런 뜻이 많아 보인다. 제가 옳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 접근 방식이다. 일단 선율은 너무 아름답다. 아름다움 속에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넘버들이다. 어지러울 듯하면서도 알 듯 말 듯 한 넘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귀는 즐겁다. 그러나 머리 속은 저게 뭐라고 하는 거지?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느낌.

   
 

연습할 때는 어떠셨나. 노래가 어렵다거나.

ㄴ 박: 저는 잘 모르겠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

ㄴ 일동: 크아~(웃음)

천재다 천재(웃음).

ㄴ 박: 아니 천재가 아니라(웃음). 어렵긴 다 어려운데.

어렵다고 생각을 안 한다?

ㄴ 박: 맞다. 생각을 그렇게 안 한다. 내가 어렵다 어렵다 하면 정말 어려워진다. 아까 말한 것처럼 툭 해본다. 안돼? 그럼 해보자 일단. 해보면 어떤 호흡이라도 나오겠지. 그 후 그것에 대해 찾는 편이고. 그래야 상대가 실수했을 때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당연히 어렵다. 제게 쉬운 작품이 어디 있나(웃음). 당연히 어려운데 그렇게 하는 거다. 작품을 작품으로만 보는 거다. '어려운 작품'이라고 보지 않는다. 텍스트가 어렵다고 한 것은 연출님이 설명하신 그런 부분에서 고민할 부분이 좀 더 많다는 거다.

유덕 배우는 보이는 라디오가 아쉽다. 이거랑 이거. 이런 말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웃음).

ㄴ 김: 그런 것도 있다. 얘가 얘기할 때 대본에다가 그림 그리면서 설명하곤 한다. 그림 보면 뭔 이야긴지 모르겠는데, 뭔 말인지 알겠다는 게 있다. 이런 게 이런 거고! 그래서 이런 거야! 이런.
보면서 들으면 설명이 되지만(웃음).

ㄴ 김: 그림만 보면 도무지 이게 뭐야 싶다.

ㄴ 박: 저도 모른다. 지나고 나면 이게 뭐야 내가 뭘 표현한 거지 싶다.

ㄴ 오: 직관적인 사람이다.

ㄴ 김: 그냥 낙서다. 그런데 뭔 말인지 알겠다.

김경수 배우는 넘버가 어떠신가.

ㄴ 김: 저는 짧게 하겠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1번, 2번을 듣고 오면 좋다.

듣고 오면 더 좋은.

ㄴ 김: 그것만 해주시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 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좋은 마무리다(웃음).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보자. 오세혁 연출은 게임기 샀다고 들었다. 잘하고 있는지.

ㄴ 오: 일단 SNS에서 말했듯이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서 하고 있다.

게임 해보시니까 어떤가. 효과 있으신가.

ㄴ 오: 게임 쪽 시나리오가 굉장히 앞서가는 것 같다. 동시적이고 상대적이고. 지금은 여러 개를 사서 그 중 '원피스'를 하고 있다. '정상대전' 부분인데 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비쌌지만 잘 산 것 같다. 우리가 우습게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웹툰이 우리나라 예술을 다 끌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웹툰이 재미와 의미와 힘과 파급력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저는 웹툰도 처음 나왔을 때는 신경 안 썼다. 주변이 웹툰, 웹툰 할 때. 공연만 고수하지는 않고 또 그러지 않기 위해 해보는 중이다.

   
 

박유덕 배우는 '액션스타 이성용'에 나왔었다. 이성용을 하려면 운동하고 액션스쿨도 다녀야 하는데 이후로도 계속 운동하고 있는지? 몸 여전히 좋은지? 노출이 많던데

ㄴ 박: 노출이 많긴 하지만 각자의 기준이 있다(웃음). 다 왕자가 있어야 좋은 몸은 아니다. 딱 봤을 때 어 이쁘네. 정도가 좋은 몸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너무 민자는 아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정도. 난 여기까지밖에 안돼. 난 여기까지 밖에 못해(웃음). 이 정도.

액션 연기는 어떻게 하셨는지.

ㄴ 박: 어렸을 때 합기도를 했었다.

ㄴ 오: 무술과 예술.

ㄴ 박: 경호원이 꿈이었었다.

ㄴ 오: 그렇다면 '보디가드' 어떤가.

ㄴ 박: 저는 대극장 작품을 안 한다(웃음). 대극장 작품은 아내만 한다.

대극장 하시면 좋지 않나.

ㄴ 박: 제가 대극장 했던 것 중에 가장 좋아했던 것은 '닥터지바고'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하는 연출가가 데스 맥아너프다. 그분을 직접 만나는 것도 너무 좋았다. 대부분 대극장 공연은 배우가 전체적인 그림을 채워주면 되는 제한적 역할이 있다. 저랑은 너무 안 맞더라. 저는 더 채우고 싶은데 개개인이 거기까진 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닥터지바고' 때는 연출님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그런 부분을 더 채워갈 수 있었다. 대신 스펙터클이 부족해서 흥행은 안 됐다. 대극장 가면 제게 '굳이 왜 과하게 해?'라고 하더라. 나와 방식이 많이 다른 곳이다. 반면 작은 무대는 사람 냄새가 많이 나서 좋다.

'쓰루 더 도어', '사비타' 등 두 배우가 같은 시기에 하지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같은 작품을 많이 하셨더라. 그래서 비슷한 이미지가 아닌가 했다. 또 반대로 '마이 버킷리스트'에선 거친 역할인 강구도 하시더라.

ㄴ 김: 저도 봤다.

이렇게 부드러운 캐릭터, 거센 캐릭터 모두 맡았었다. 본인이 생각할 때 어느 쪽 이미지가 자기 이미지인가?

ㄴ 박: 전 다 제 모습이라 생각해서 잘 모르겠다. 부드러울 때 엄청 부드럽다가 아무것도 아닐 때 욱한다. 어떤 역이 제 본모습이라고 하기 보다, 다 제 모습이다. 다 저랑 비슷하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성용도 저와 정말 비슷하다. 진짜 대충대충. 아 몰라 안 해~ 하다가. (쓰루 더 도어) 레니 처럼 예. 반갑습니다. 젠틀할 때도 있고, 집에 가면 우울하고 좌절할 때도 있고, 고민할 때도 있고, 모차르트처럼 천재성 발휘할 때도 있고, 뭐가 더 비슷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둘 다 '빈센트 반 고흐'에 출연하고 있다. 지방 공연이 있는 만큼 계속해서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을 텐데 원주 공연에 대한 홍보 겸 기대가 듣고 싶다.

ㄴ 김: '빈센트 반 고흐' 많이 보러 와달라(웃음).

그런데 이렇게 오랜만에 캐릭터를 다시 꺼내면 어려울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ㄴ 김: 지방공연 사실 많이 어렵다. 서울에서 공연 끝나고 몇 달 만에 하는 거라 더 부담된다. 또 전에 좋은 이미지로 공연 보신 분들이 오신다면 혹시나 실망하기 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저도 나름대로 잘 유지해서 올린다고, 생각하지만 깊이가 떨어질 수도 있고. 그래서 지방 공연이 제일 무섭고 잘 해내고 싶고 그렇다. 원주 공연은 최선을 다해서 잘 해보겠다. 한 달 전에 대전에서도 했었기에 최대한 캐릭터 놓지 않고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각자의 기대를 들려달라. 어떤 작품이 될지, 어떻게 만들고 싶다.

ㄴ 오: 기대라기보다 목표다. 저도 처음 그랬고 관객들도 그럴 텐데 두 명이 나오는 공연인데 동숭 420석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장치나 효과보다는 배우 두 명 가지고 채우고 싶더라. 배우 두 명의 기운으로 채우고 싶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정서로 가져가야 하는 작품이다. 마지막까지 대본에 대해서 계속 바꾸고, 아니 거듭나고 있다. 솔직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뭐가 해결이 안 될 때 해결하기 위해 뭐가 확 들어와야지. 이런 것은 절대 하지 않고 반드시 해결하고 갈 거고. 무대 위에 오롯이 두 명만 서 있고 둘로 인해 관객이 마음이 통하고, 나중에는 행복함, 좋음, 슬픔 등 좋은 마음들을 받아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그런 시도를 하고자 한다. 오로지 두 명의 힘으로 가보려고 한다. 못 가져가면 제가 사과해야 하고(웃음).

ㄴ 김: '라흐마니노프' 작품 일단 연출님 말씀대로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라흐마니노프'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아무래도 모차르트, 고흐 같은 사람에 비해서 인지도가 낮다.

ㄴ 김: 오히려 그들에게 가려져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런 라흐마니노프가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고 그런 좋은 계기를 우리 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해냈으면 좋겠다.

그 어려운걸 자꾸 해낸다(웃음).

ㄴ 김: 더 많이들 아시고 많이 보면 좋지 않을까.

ㄴ 박: 오셔서 뭐라도 하나 느끼면 되지 않을까 한다. 그 무언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열심히 보다는 즐겨서 하겠다. 오셔서 즐기시고 어떤 것을 느끼세요. 라고 할 수는 없고 무언가를 하나 느끼고 가셨으면 한다. 그게 저희 일이지 않나. 무언가라도 느껴주신다면 고맙겠다.

긴 시간 고생하셨다. 세 분 모신 보람이 있다(웃음).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실존 음악가 '라흐마니노프'가 1897년 초연된 교향곡 1번이 평단의 혹평을 받으며 신경쇠약이 심해져 작곡을 하지 못한 3년 동안에 주목했다. 그때 그를 치료해 준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와 라흐마니노프의 만남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오세혁 연출의 첫 뮤지컬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라흐마니노프' 역에 박유덕, 안재영, '니콜라이 달' 역에 김경수, 정동화가 출연한다.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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