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보이 곤이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 결승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문화뉴스] 삼복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 날에 열린 배틀 때문이었을까? 배틀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 승자는 곤과 홍다슬이었다.

 
가프, JY 벨리, TIP 크루가 공동 주최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Aim High World Finals, AHWF) 2016'의 5차예선이 17일 오후 홍대 프리즘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첫 번째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이후, 2회 대회 예선전이 7월까지 펼쳐진다. 9월 3일과 4일 제2회 '에임하이 월드파이널'이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연령 참가와 스트릿댄스 부문 예선의 장르별 진행으로 지난해보다 확장된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의 스트릿댄스 부문 예선은 비보이 사이드로 진행됐다.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무렵, 미국으로 이주한 자메이카 출신의 디제이 쿨 허크가 음악을 틀면서 '곡 중간에 비트만 진행되는 부분 (break)'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비보잉이 됐다. 이후 비보이 문화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한국에선 'R16 코리아' 등 다양한 대회가 이뤄지고 있다.
 
스트릿댄스 부문 8강 경기를 앞두고 에임하이의 자랑인 조 추첨 지명식을 포함해 심사위원인 라스트 포 원의 '비트 조(Beat Joe)', 리버스 크루의 'C4', 프레쉬 패밀리의 '텐 버드(Tenbird)'가 '저지 쇼'를 펼쳐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 프레쉬 패밀리의 '텐 버드(Tenbird)'가 '저지 쇼'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8강 토너먼트 무대에선 진조 크루 소속 4명의 비보이가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4명의 비보이가 모두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8강 첫 경기에선 아티스트릿 소속 마리오(Mario)가 2:1로 진조 크루 소속 몰드(Mold)를 이기며 4강에 선착했다. 이어 라스트 포 원의 티케이오(T.K.O.)가 3:0으로 진조 크루의 메도우(Meadow)를 이기며 4강에 진출했다.
 
8강 3번째 경기에선 원웨이 크루의 쇼리포스(Shortyforce)가 2:0(1명 판정불가)으로 진조 크루의 소마(Soma)를 이기며 4강에, 마지막 진조 크루의 희망이었던 카지노(Kazino)도 에이런 크루 비보이 곤(Gon)에게 2: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4강 첫 번째 대결에선 연장전이 나왔다. 마리오와 티케이오의 대결은 1:1(1명 판정불가)로 연장전이 이어졌다. MC 비보이 제리는 "비보이가 한 동작을 하기엔 엄청난 체력적인 부담이 느껴진다"며 두 선수에게 격려를 보냈다. 결국, 2:1로 티케이오가 결승에 올라갔다. 4강 두 번째 대결에선 3:0으로 곤이 쇼리포스를 상대로 만장일치 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곤은 티케이오까지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 결승전에서 곤과 티케이오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곤은 "이번 대회를 위해 연습을 따로 하지 않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퍼포먼스라는 것을 하게 되며, 그 속에 많은 동작과 무브먼트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배틀 동작이 나온다. 에임하이를 대회 2일 전에 알게 됐다. 퍼포먼스에서 쌓인 게 그대로 나와서 우승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이번 예선 중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4강전 쇼리포스와의 배틀이었다. 곤은 "쇼리 형이 제일 강했다"며 "쇼리 형이라는 강자를 만나서 기분이 더 좋았다. 강자 앞에 서 있는 약자가 더 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걸 더 현실화할 수 있도록 무브가 나와서 내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확실히 이겼다고 생각한 것은 결승전보다 4강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비보이 곤은 이번 예선이 첫 1:1 배틀 우승이다. 크루로 활동하면서 많은 우승 경험이 있었지만, 개인 배틀로는 첫 우승인 그는 "1:1 배틀 처음 우승을 했다. 국가대표가 됐으므로, 여기만이 아니라 월드파이널에서 다양한 무브먼트에서 일할 수 있는 댄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크루 활동 우승과 다른 점을 묻자 "개인적인 커리어를 늘리는 작업이어서, 여기서 우승할 때 명예로운 건 사실이다. 스스로 얻는 것도 팀 배틀보다 많다. 팀 배틀은 같이 가족 같은 팀과 올라가 우승하는 것이지만, 이건 스스로 연습해서 표출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곤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편, 비보이 사이드 우승자인 곤은 우크라이나의 루시 스카이와 월드파이널 16강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곤은 "유럽에서 거주했을 당시 루시 스카이를 배틀에서 만났었다. 처음 보고 되게 좋아한 비보이였지만, 배틀에서 만나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대가 된 것 같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어느덧 비보이로 활동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가운데, 곤은 "옛날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도 춤을 걸스힙합쪽 췄다. 동아리에 비보이 오빠들이 멋있다고 해서 춤을 추게 됐는데, 어쩌다 가다 보니 좋아져서 춤을 견고하게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비보이들이 올 장르 배틀 대결에선 큰 동작을 하므로 체력적으로 손해를 안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비보잉을 추고 있지만, 항상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보잉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춤 안에 있는 게 비보잉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가 가미된 퍼포먼스를 연습한다. 비보잉 음악이 아닌 무언가 다른 음악으로 춤을 추고, 그런 느낌을 표현하다 보니 프리스타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두려울 것이 없도록 집중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벨리댄스 부문에선 홍다슬이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릿댄스 부문 심사위원들과 로빈벨리댄스협회 로빈 킴 협회장, 락샤르키무용협회 박지민 협회장이 심사를 맡았다. 준결승에선 지난 4차예선 준우승을 기록한 초등학교 6학년생 유가영이 5학년 동생 김민정에게 0:5로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 결승전에서 홍다슬과 김민정이 맞대결을 펼쳤다.

 

이어 두 번째 4강전 경기에선 지난해 월드파이널 4강 진출자인 홍다슬이 김수민을 상대로 박빙의 경기를 펼치며 3:2로 승리해 결승해 진출했다. 결국, 결승전에서 홍다슬은 배틀의 노련함을 살려 김민정을 이기며 에임하이 벨리댄스 우승자의 상징인 왕관을 쓰게 됐다.

 
홍다슬은 지난해보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느낌이나 도구 사용도 레퍼토리에 맞춰 잘 정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작년보다 도구를 많이 연습했다"며 "사람들이 늘 쓰는 것보다 색다른 것을 표현해보고 싶어서 잘 연구하고, 잘 활용했다. 좋아하는 툴을 쓰면서 위너에 올라와 기쁘다"고 답했다.
 
한국락벨리댄스협회 소속인 홍다슬은 지난해 월드파이널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온 인디라 카시모바에게 패했다. 그래서인지 가장 붙고 싶은 선수로 인디라 카시모바를 뽑았다. 홍다슬은 "초청했을 때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했는데, 그러한 후보와 붙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해외 댄서와 춤을 춰볼 기회가 아직 많이 없었는데, 에임하이 출전 기회로 교류도 하고 좋았다. 이번엔 다시 붙어서 이겨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지난해 출전 당시를 묻자 홍다슬은 "그 날따라 다른 대회보다 덜 떨렸다. 그래서 더 즐겼던 것도 있다.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것이 잘못된 도구를 활용한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 홍다슬이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본선에 진출했다.
 
 
이어 2회 연속 월드파이널 출전 소감에 대해 "우선 스승인 한국락벨리댄스협회 홍유정 대표님께 감사드린다"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되어 너무 기쁜데,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댄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부끄럽지 않게 연습해서 즐기고 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홍다슬은 "학교를 4년제까지 다 마치고 대학원에 가서 교수가 되는게 아직도 꿈"이라며, "가르치는 게 너무 재밌다. 살면서 내가 춤을 추면서 행복했기 때문에 교수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회를 준비한 '비보이 1세대' 황대균 TIP 크루 단장은 "비보이다 보니 가장 친한 친구들이 많이 나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입을 열었다. "비보이가 가진 매력은 확실하다. 비보이만이 줄 수 있는 임팩트와 충격적인 무브가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재밌게 볼 수 있다. 현란한 기술이 많이 조화되어 있고, 음악적 요소도 비보이 수준이 높아져서 디테일하게 진행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황 단장은 "오늘 결과가 사실 어떻게 보면 비보이 씬에서도 신선하다고 본다. 오늘 우승한 비보이 곤은 실력이 있지만, 재야의 강자 같은 느낌이 있었다. 오늘 재야의 강자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보이를 다 만나 확실하고 압도적으로 이기며 우승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예전엔 한쪽으로 치중됐다면, 지금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중요하게 됐다"고 생각했다.
 
   
▲ 진조 크루의 소마(오른쪽)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진조 크루 4명의 8강 진출자가 한 명도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황대균 단장은 "진조 크루의 '뉴 제너레이션' 세대들이 많이 출전했다. 그들이 준결승, 결승에 못 올라간 것이 이변이 아니라, 8강 안에 4명이 오른 것이 팀이 막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훈련이 잘됐다. 그런 모습에 진조 크루가 앞으로 잘해낼 것 같다. 오늘 출전한 선수들만 봐도 앞으로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승자 비보이 곤에 대해선 "오늘 나한테 가장 큰 충격을 준 비보이였다. 그것에 맞게 오늘 우승자가 됐다. 이 친구를 오래전부터 눈여겨봐 왔다. 잘하는 친구였고, 이제야 빛이 발하는 것 같다. 이제 28살의 나이인데, 무브가 숙성된 것 같다. 예전엔 신선했다면, 이젠 실수 없이 완벽하게 무브가 자신의 몸과 하나가 됐다. 앞으로 어떤 대회에 나와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에임하이를 통해 비보이 곤이 이름을 날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시 대회를 준비한 JY 벨리 박지영 대표는 "먼저 비보잉이 너무 재밌었다. 비보이 사이드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쟁쟁한 크루들의 멤버들이 엄청 많이 나와서 기대를 많이 했다. 역시나 8강부터 치열했고, 예선 연장까지 나오면서 너무나 재밌게 관람했다. 관객들 반응도 엄청 좋았는데, 버릴 배틀 없이 다 재밌었다"고 입을 열었다.
 
벨리댄스 경기에 관해 묻자 박 대표는 "작년 월드파이널 4강까지 진출했던 홍다슬 양이 나와서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배틀에 연습한 것이 티가 날 정도였다. 오늘 놀라운 배틀을 보여줬다. 그 외의 친구들도 막상막하였다. 초등학생이건 중학생이건 다들 발전해서 많이 놀라웠다"고 답했다.
 
   
▲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 벨리댄스 부문 우승자 홍다슬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떤 점이 놀라웠는지 묻자 "두뇌 싸움이 늘었다. 먼저 하는 선수가 어떤 도구를 들고나오면, 다른 선수는 다른 도구를 들고 나왔다. 이번엔 상대편이 하는 것을 보고 똑같은 도구로 승부수를 거는 두뇌 게임이 이뤄지고 있다. 관객들이 보기에도 흥미진진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트릿댄스 부문 우승자 곤은 파이널 진출권을 비롯해 후원사인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뉴해빗 의류, 스컬캔디 헤드셋,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받았으며, 벨리댄스 예선 우승자 홍다슬은 역시 파이널 진출권을 포함해 후원사인 JY샵 20만원 상품권,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스컬캔디 헤드셋,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부상으로 지급됐다.
 
오는 31일과 8월 7일 홍대 프리즘 댄스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6차예선, 7차예선의 참여 문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공식 페이스북 채널에 문의하면 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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