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 피터와 제이슨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박강현, 서경수 인터뷰

   
(왼쪽부터) 박강현, 서경수 배우는 현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베어 더 뮤지컬'에서 각각 피터와 제이슨 역할을 맡았다

[문화뉴스] 기사 한 편으로는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채 담기 힘든 두 배우, 서경수와 박강현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쇼플레이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현재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에 제이슨과 피터 역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서경수와 박강현은 작품을 통해 '사랑'이라는 본질 하나를 고민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한다.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인 가톨릭계 '성 세실리아 학교'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숨겨왔던 고민들을 수면 위로 꺼내는 이야기를, 강렬한 비트의 록 음악과 대담하고도 시적인 가사로 담아낸 뮤지컬이다.

   
 

작품은 200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된 후, 미국, 영국, 필리핀, 호주, 벨기에, 캐나다, 페루에 이어 한국에 온 '베어 더 뮤지컬'은 제6회 RTCC 어워즈, 제23회 LA 위클리 어워즈, 2001 오베이션 어워즈, 2001 LADCC 어워즈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사실이 국내 공연계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와 편견의 시선을 낳으면서, 작품을 맡은 배우들이 어려운 연습 과정을 거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이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 있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군복무 시절부터 선임과 후임으로 만났던 배우 서경수와 박강현은 오랫동안 쌓아온 서로에 대한 신뢰와 편안함으로 센스 있는 대답들을 거침없이 주고받았다. 또한 자신이 맡은 역할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내기 어려웠던 민감한 이야기들을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풀어냈다. 이들이 피터와 제이슨의 사랑을 '어렵지 않다'고 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한 대답은 아래 인터뷰 전문을 통해 살펴보자.

 

 

   
 

서경수 배우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게이브, '뉴시즈'의 잭켈리, '베어 더 뮤지컬'의 제이슨까지, 올 한해 청소년 전문 배우로 활약했다. 젊은 역을 줄곧 맡고 있는데 이유가 있다면?

ㄴ 서경수 : 비결은 모르겠다. 딱히 이유도 없다. 이런 특별한 역할들을 연이어 맡았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 이렇게 청소년 역할들을 맡게 됐던 것 같다. 내가 맡게 될 역할들이 계속 고등학생이라는 점은 1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내년이면 서른이지만, 내 멘탈이 열일곱, 열여덟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역할을 골랐던 것 같다(웃음).

 

이전 인터뷰에서 박강현을 '군대 후임이자 제일 사랑하는 동생'이라고 밝혔다. 박강현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군대 후임이 이렇게 뮤지컬 후임이 될 줄은 알았나?

ㄴ 서경수 : 알고 있었다. 우리는 '호루라기'(경찰 홍보단)에서 만났다. 경찰 홍보단은 연극영화 전공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보통 서로를 제대 이후 방송이나 공연계에서 만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강현이는 내 맞후임이다. 군번이 한 두 달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복무 시절 같이 지낸 시간이 가장 긴 친구 중 하나다.

우리 둘은 군대 있을 때부터 통하는 게 많았다. 가정환경부터 자라온 배경, 생각, 마음가짐, 추구하는 것, 취향까지 비슷한 것이 정말 많다. 사실 군대에서 친해졌다고 하는 사이는 적당히 친한 사이 혹은 앙숙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였다. 강현이는 일을 시킬 때 가장 믿음이 가는 후배였다. 대충하는 적이 없었다. (옆에서 박강현 배우 曰 "에이스였죠.")

(웃음) 정말 에이스였다. 동생인데도 형 같았다. 연습 때도 제일 습득력이 좋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잘 해냈다. 군대에서도 예뻐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의지하면서 참 많이 아끼는 후배다.

 

그렇다면 박강현 배우에게 서경수 배우는 군대 선임으로서, 그리고 배우 선배로서 어떤 사람인가?

ㄴ 박강현 : 선임들이 후임들에게 쓸데없는 군기 잡는 것을 '똥군기'라고 표현한다. 경수 형은 후임들을 대신해서 똥군기 잡는 선임들과 싸워줬던 선임이었다. 진짜 많이 '개기셨다'(웃음). 그러나 후임들한테는 굉장히 정의로워 보였다. 뮤지컬 선배로서의 경수 형은 실력이 워낙 출중한 분이다. 춤, 노래, 연기 다 잘하니까 기본적으로 이 사람에 대한 존경이 있었다. 게다가 선임들과 호기롭게 싸워주시기까지 하니 정말 멋있는 선배라고 생각했다.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분이기에 잘 따랐다. 의도적으로 '따라야지' 하는 다짐이 있었던 게 아니라 자연스레 마음이 그렇게 갔다.

 

 

   
 

공연 관계자들이 박강현 배우를 '제 2의 주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무서운 신예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타이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 박강현 : 너무 과분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부족한 것도 정말 많은데, 주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경수 배우는 '베어 더 뮤지컬'에 작년에 이어 다시 출연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의 원천이 궁금하다.

ㄴ 서경수 : '베어 더 뮤지컬'의 소재 자체는 사회적으로 예민한 부분이다. 결코 안정적인 소재일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걸 모두 떠나 결국 작품에서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이다. 사랑이 없는 작품은 없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들이 느끼는 혼란, 그리고 그 안의 사랑과 갈등과 고민과 견뎌냄을 담아내고 있다. 소재, 넘버, 드라마까지 작품에 대해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모든 팀이 다 좋고 소중했지만 '베어' 팀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좋은 에너지를 받는 작품이었다. 지치거나 괴로웠던 적이 없다. 진짜 힘들면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장면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는 단 한순간도 그런 적이 없었다.

 

 

   
배우 서경수, 박강현의 '베어 더 뮤지컬' 공연 사진 ⓒ 마케팅컴퍼니아침

서경수 배우의 학창시절이 궁금하다. 실제로 학창시절에 '제이슨'처럼 인기 많은 학생이었을 것 같은데?

ㄴ 서경수 : 인기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겠다(웃음). 후배들이 나한테 말해준 것을 바탕으로 얘기해보자면, 고등학교 때의 나는 항상 뛰어다니는 사람이었다. 후배들이 인사를 해도 빠르게 달려가며 받아줬다고 한다. 지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잠을 참 많이 잤다. 시험기간 때 친한 친구들 필기 베껴서 공부했는데 성적이 꽤 잘 나온 편이었다. 나중에는 친구들이 필기를 안 보여주기도 했다. 자유롭게 살아왔던 것 같다. 가족들이 공부에 대한 압박을 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일반고에서 예고로 전학 갔을 때도 단 한 번도 부모님이 반대하시지 않았다. 압박당하거나 속박당한 적 한 번도 없어서인지 참 자유로웠던 아이였다. 너무 자유로워서 문제긴 했지만(웃음).

   
 

박강현 배우는 극중 피터와 제이슨처럼, 남들에게 말하기 쉽지 않은, 혹은 비밀연애를 해본 적이 있나?

ㄴ 박강현 : 있다. 그래서 알리고 싶어 하는 마음에 대해 피터한테 공감이 많이 됐다.

비밀연애 했을 때 피터처럼 그 사실에 대해 밝히고 싶어 했던 쪽이었던 것 같다. 비밀연애의 시기에 대해 물어봐도 되나?

ㄴ 박강현 : 그렇다. 밝히고 싶은 쪽이었다. 2012년이었다. 전역하고서 학부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작품을 하면서 비밀연애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피터의 마음을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극 중간마다 삽입되는 '로미오와 줄리엣' 대사, 그리고 마지막 제이슨의 죽음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삼으며 극이 진행되고 있다는 단서를 관객들에게 던져주는 부분들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혹은 남들이 인정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아직까지도 '죽음'이라는 결말로 끝맺음 짓는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제이슨의 죽음에 대해서 아쉬운 생각은 없었는지?

ㄴ 서경수 : 아쉬운 게 좋은 것 같다. 둘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둘의 엔딩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면 그 둘에 대한 마음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이라는 것 자체가 긍정의 에너지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ㄴ 박강현 : 동의한다. 제이슨의 죽음이 결말인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ㄴ 서경수 : 만약 제이슨이 죽지 않았다면, 제이슨의 아이를 가진 아이비에 대한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을까? 여운을 남기는 극이라서 좋다. 제이슨의 죽음 이후 피터, 맷, 아이비 등 성 세실리아 고등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은 각자 관객들의 몫으로 남았다. 정확한 결론이 딱 떨어지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식의 결말보다는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면서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이제 두 번째 작품에 출연 중인 박강현 배우, 꼭 만나보고 싶은 역할이나 작품이 있다면?

ㄴ 박강현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하고 싶다.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그 작품에 나오는 넘버들 때문이었다. 뮤지컬에 대해서 잘 몰랐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감동했었다. 원래 노래 자체를 좋아하긴 했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첫 넘버부터 전율을 느꼈다. 가능하다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유다를 맡아보고 싶다.

 

 

   
배우 서경수, 박강현의 '베어 더 뮤지컬' 공연 사진 ⓒ 마케팅컴퍼니아침

'베어더뮤지컬'은 여러 면에서 '편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 그리고 동성애와 대립적인 구도에 놓여있는 크리스트교를 큰 틀에서 재고하게 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동성애를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성정체성 혼란에 대한 고민 대신 커밍아웃에 대한 포커스를 맞춘다. 개인적으로 피터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기 보다는 자신의 사랑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는 부분에서 제이슨과 갈등을 낳고 있다는 설정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세상이 제시한 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혼란'의 시기를 겪는다. 작품에서는 피터가 혼란의 시기를 지나 사회적 편견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박강현 배우는 피터로서, 혹은 피터 역을 맡으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ㄴ 박강현 : 작품을 읽고 연습하면서 크게 혼란스러웠던 점은 없었다. 피터가 처한 상황들에서 느낄 감정들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말씀하신 것처럼 피터는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보다는 커밍아웃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피터는 둘만의 관계를 남들에게 알려 공적으로 둘의 사랑을 인정받고 싶어 했던 마음이 컸던 것이다. 나도 그 부분에 좀 더 매달렸던 것 같다. 사람들한테 인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떳떳하고 싶었던것이다.

연습 들어가기 전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다. 이 작품은 동성애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 공감을 얻어야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데에 치중하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본질 하나에만 충실하게 임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ㄴ 서경수 : 성향 차이 같다. 동성애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힘들고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마다의 성향 차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이성 간의 연애도 그렇다. 성별이나 사랑의 종류에 상관없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사랑을 하고 사는 거다.

제이슨의 경우는 이렇다. 피터를 정말 많이 사랑하지만, 꽤 좋은 집안에서 큰 기대를 받으며 살아왔고 주변 친구들 또한 제이슨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사랑에 대해 밝힌다는 사실이 제이슨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릴까봐 말이다. 제이슨이나 피터 나이에 '너만 있으면 돼', '사랑만 있으면 돼'라고 마음을 가진다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피터는 엄마와 갈등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이슨도 그 부분을 알고 있을 거다. 피터가 제이슨에 비해 잃을 게 많지 않아서 두려울 게 없다는 점도 설득력 있는 이유일 수 있지만, 나는 그들의 미묘한 환경 차이가 이 둘의 다른 생각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제이슨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었을 때를 두려워하며 혼란을 겪는다. 자신이 이성애자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결국 깨닫는다. 아이비와 관계를 맺었던 사건을 통해 그는 스스로 이성애자가 될 수 없으며, 자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은 피터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나는 그가 겪은 혼란의 시간들이 피터에 대한 그의 사랑을 더 크게 만들어준 것 계기라고 생각한다. 나도 강현이도 모두 본질적인 것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뿌리를 잡으면 가지는 알아서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우 서경수, 박강현의 '베어 더 뮤지컬' 공연 사진 ⓒ 마케팅컴퍼니아침

사랑 자체를 다루는 작품이다. 그러나 소재로 인해 관객들이 편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 있었다.

ㄴ 서경수 : 그만큼 국내에서는 동성애 간의 사랑에 대한 열린 사고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 비해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꽤 심한 편이다. 예전에 공연에서 피터와 제이슨이 진하게 키스를 나누었던 장면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당시 객석에서 육두문자가 날아왔었다. 남자 관객 두 분이 당황해서 나온 말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ㄴ 박강현 :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온 것 같다. 어느 누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동성애에 대해 역겹다고 생각했겠는가. '동성애는 옳지 못한 거다'라는 식으로 들어왔고 배워왔으니까 모두들 그렇게 말하게 되는 것 같다. 오히려 남자 두 명이 키스하고 있는 장면에서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그런 느낌?

ㄴ 서경수 : 이 작품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어필로 만들어진 극이다. 원작의 연출, 작가 등 모두가 게이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우린 단지 사랑을 하고 있을 뿐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라는 어필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에 대한 캐릭터를 단단하게 구축시켜 놓지 않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결국은 사랑 이야기이며, 강요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극은 아니다.

   
 

피터 역에 정원영, 손승원, 박강현 배우가 출연 중이다. 각각의 피터들에 대한 매력을 말해보자면?

ㄴ 서경수 : 이런 질문이 제일 어렵다(웃음). 강현이와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세 배우 다 정말 믿고 연기하고 있긴 하지만, 강현이 같은 경우는 믿음도 가며 굉장히 편한 느낌이다. 원영이 형은 워낙 친한 형이라서 같이 하면 편하기도 하고 듬직하다. 형으로서, 선배로서 나를 잘 이끌어주시고 많이 움직이게 해주시고 자극을 주시기도 한다. 그리고 초연 때부터 같이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오는 여유가 있다. 또 다른 편안함이 있는 거다. 마지막으로 승원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지금은 정말 친해졌지만, 친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새로운 편안함이 있었다. 그리고 승원이와의 호흡은 신선하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제이슨의 모습이 나오게 된다. 결국 셋 다 '편안하다'는 매력이 있는데, 그 편안함의 결이 각각 다르다.

 

 

   
 

'베어 더 뮤지컬'의 매력은?

ㄴ 서경수 : 한 마디로 설명하겠다. 달콤하지만 아픈 과자 같은 매력? 금지된 열매? 음…… 상투적으로 가야겠다. 열정, 사랑, 혼란……. 강현이가 먼저 하는 것이 낫겠다.

ㄴ 박강현 : 동성애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말 그대로 공감을 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며, 동성애를 하지 않는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자기가 살면서 고민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것이다. 사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경수 형 차례다.

ㄴ 서경수 : '아프지만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이들의 뜨겁고도 따뜻한 사랑 이야기'다.

ㄴ 박강현 : MSG를 많이 친 것 같다.

ㄴ 서경수 : 어차피 인생은 MSG다.

 

 

   
 

각자의 꿈이 궁금하다. 배우 박강현, 서경수로서의 꿈도 좋고, 인간 박강현, 서경수로서의 꿈도 좋다.

ㄴ 서경수 :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생각보다 아름답지 못한 부분이 많다. 흉흉하고 차가운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이 돼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심이다.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자'는 생각이다.

ㄴ 박강현 : 재밌게 살다 가고 싶다. 어떻게 살든 죽을 때 반드시 후회가 남겠지만,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최대한 해본다거나 어떤 선택에 대한 후회가 최대한 없도록 말이다. 임종할 때 손 탁탁 털면서 '잘 살다 간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다면 묘비명은 '배우 박강현, 잘 살다 간다'가 어떤가?

ㄴ 박강현 : 그게 목표이자 꿈이다(웃음). 묘비명에 '재밌었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이들의 진솔하고도 용기 있는 사랑이 무대에서 어떤 빛을 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오는 9월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는 '베어 더 뮤지컬'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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