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흔히 담비라고 하면 작고 귀여운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야생동물 생태계에 최상위 포식자다. 최근 우리나라 도시 인근에서 멧돼지가 출몰하여 재산, 인명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져 멧돼지를 견제할 수 있는 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멧돼지에도 천적이 있으니 바로 작고 귀엽기만 할 것 같은 담비가 그 멧돼지의 천적이란다.

노란목도리담비는 아시아 대륙에 널리 분포하는 족제비·오소리·수달과 함께 족제빗과 중형 포유류다. 또한, 북반구에 분포하는 담비류 중 가장 크며 한반도에는 노란목도리담비와 대륙목도리담비라고 부르는 아종이 서식한다.

크기는 삵보다 크며 먹이는 쥐나 작은 새, 노루를 잡아먹으며 열매도 먹는다고 한다. 1960년대만 해도 남한 전역에 널리 분포하였지만 쥐약 투약과 서식지 파괴로 불법수렵으로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최근 국립환경연구원의 연구진은 지리산·속리산 등지에서 그 발자국을 추적하고 배설물을 분석하는 한편 무인센서 카메라도 설치하는 등으로 담비의 생태를 국내 처음으로 본격 조사했다. 무인카메라를 통해 담비를 추적 조사한 결과, 담비는 호랑이와 표범 등 맹수가 사라진 남한의 깊은 산에서 최상위 포식자 구실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늑대처럼 집단으로 멧돼지까지 잡아먹는 모습을 보았다는 노인들이 있다. 늑대처럼 집단으로 멧돼지를 포위하면서 주변을 빙빙 돌면 멧돼지도 그 방향을 따라 방어하기 위해 빙빙 돈다. 행동이 담비보다 느려 날카로운 발톱으로 한방씩 얻어터지면서 끝내는 담비 한 마리가 멧돼지의 급소를 무는 데 성공하고, 그러면 다음은 나머지 담비가 덤벼들어 급소를 물어뜯어 결국 숨이 끊긴다는 것이다.

담비는 청설모와 쥐를 주로 잡아먹고 때로 농가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 고라니를 잡아먹고 양봉을 방해하는 말벌 등을 사냥하기도 하는 잡식동물로 알려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4년 동안 담비를 연구 조사한 결과를 종합해 '담비가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이자 넓은 행동권을 지닌 우산종으로 생태계 보전에 활용 가치가 큰 동물'이라고 밝혔다.

우산종은 행동권역이 넓고 먹이사슬에서 꼭대기에 있는 동물을 가리킨다. 이 동물의 서식지를 보전하는 것이 해당 지역 내 다른 동물들을 함께 보호하게 되면서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개념이다.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