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박중훈과 비교?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 (인터뷰)

   
▲ ⓒ 김재원

[문화뉴스]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영화다. 보통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는 과정의 설렘과 권태, 갈등과 이해를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당시 서울에서 18만 명 이상, 전국적으로는 3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주연을 맡은 박중훈과 최진실은 이 작품으로 많은 사람을 받는 배우가 되었다.

24년이 지나 리메이크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과거의 사랑스럽고 유쾌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박중훈의 뒤를 이어 남자 주인공 영민으로 선택된 조정석은 최근 흥행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다.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 '관상' '역린'과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나타내며 주연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오는 8일 개봉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조정석의 첫 주연작이다. 그는 영화에서 신민아와 부부로 호흡하며 '귀여운 보통 남자'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신민아 등 다른 배우들과 아이디어 회의도 하면서 영화에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녹여낼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 2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 김재원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ㄴ "사실 작품 선택을 할 때, 가장 먼저 영화와 어울릴지 생각한다. 뮤지컬을 할 때도 관객들이 나에 대해서 궁금하게 하고 싶고, 나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 그렇게 연기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시나리오는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맡게 될 캐릭터를 생각하기도 전에 시나리오가 재미있다 보니 과감하게 뛰어들게 되었다."

원작이 잘돼서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ㄴ "원작을 보고 최진실 선배님의 팬이 되었다. 영화 속에서 키스하고, 병원에서 뽀뽀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원작이 흥행했기 때문에 리메이크작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내가 박중훈 선배님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영민이라는 역할이 재미있었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 원작과는 별개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민이라는 역할이 재창조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그럼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차이점이 있다면?
ㄴ "원작에는 최진실, 박중훈 선배님이 신혼여행을 가는 장면이 있지만, 현대에서는 그 장면을 없앴다. 과거와 현재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는 현대적인 요소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다. 반면 어릴 때 봤던 영화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잘 이끌어낸 것 같다. 쉽게 말하면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2014년형 재창조가 맞지 않나 싶다. 원작과는 다른 영화 같은 느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봤던 분들은 비교를 안 할 수 없겠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 속 영민과 실제 조정석은 어느 정도 비슷한가.
ㄴ "영민은 실제 나의 모습과 매우 흡사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영민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넘치는 장면이 실제 나와 많이 비슷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즉흥 연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신민아씨와의 장난스러운 모습 등이 잘 묻어났다."

이번에 영민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ㄴ "먼저 영민의 직업인 사회복지사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직업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나 뮤지컬, 드라마를 할 때마다 '공감'을 할 수 있도록 연기에 집중한다. 이번에 내가 맡은 역할이 강아지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좋다. 나도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강아지가 화장실이 아닌 거실에 오줌을 누면 밉지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면 사랑스럽다. 이처럼 영민이라는 인물도 강아지처럼 미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다 보면 결혼을 하자마자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데.
ㄴ "영화에서는 영민이 결혼하자마자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사실 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서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실제로 (신)민아씨 같은 미모의 아내가 있으면 다른 여자에게 눈이 가는 게 이상한 것이 아닌가 싶다.(웃음)"

신민아와 이번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ㄴ "민아씨랑은 정말 대화가 잘 통했다. 연기할 때도 호흡이 잘 맞았고. 계속 머리를 맞대면서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얘기했다. 둘 다 연기에 대한 열의가 강했고, 이번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다음날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으면 전날 배우들과 술을 마시면서 아이디어 회의도 했다."

배우 신민아의 장점은?
ㄴ "일각에서는 신민아라는 배우의 연기력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더라. 그런데 실제로는 정말로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기하면서도 느꼈지만, 촬영이 끝나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다. 특히 신민아씨는 연기에 대한 디테일이 좋다. 영리하게 디테일한 부분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여자의 마음을 느꼈는지.
ㄴ "이미 시나리오에서부터 여자의 마음을 느꼈다. 여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영민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연애 경험을 통해 여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애하면서 다투기도 하면서 35살의 연륜을 묻어나게 했다."

예쁜 사랑을 이어나가기 위한 비법을 말해준다면?
ㄴ "배려.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배려하지 않으면 포기할 수도 없고, 희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배려'하면서 사랑한다면 오랫동안 예쁜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 자신의 키를 얘기했는데.
ㄴ "시나리오에는 키가 170cm로 나왔지만, 실제 키를 넣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174cm로 바꿨다. 많은 분이 키에 대해서 콤플렉스가 없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콤플렉스는 없다. 오히려 나는 내 키가 알맞아서 내가 잘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웃음)"

미모의 여배우인 신민아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는지.
ㄴ "민아씨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나보다 더 좋아했다. 민아씨와 연기를 열심히 하라고 주위에서 많이 응원해줬다."

영화의 예상스코어가 있는지.
ㄴ "없다. 하지만 300만이든 500만이든 우리 영화가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높은 스코어를 기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 ⓒ 김재원

처음 주연을 맡은 소감이 있다면.
ㄴ "정말 울컥했다. 내가 언론·배급 시사회 때 배급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그때 관객들께서 재밌게 보시는 모습이 좋았다. 민아씨와 공동 주연이지만 남자 혼자로는 주연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다음 작품인 '시간이탈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면.
ㄴ "'시간이탈자'에서 맡은 역할은 음악 선생님 '지환' 역이다. 타임워프의 영화인데, 나는 1983년의 음악 선생님이고, 이진욱씨는 현시대의 강력계 형사로, 임수정씨는 과거와 현재에서 동일 인물로 나온다. 사고로 인해서 나와 이진욱씨가 교류하게 되는 멜로·스릴러 영화다.
"
마지막으로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매력을 꼽아달라.
ㄴ "10월에 많은 한국 영화가 나오는데, 우리 영화는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많은 분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웃을 수 있고, 짠한 감동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화뉴스 구민승 기자 byyym3608@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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