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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에 가지고 있던 의문이 있었다. 하늘과 땅, 인간의 관계성을 생각하며 몸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조형적, 기하학적 표현으로 풀어보는 실험을 했었다. 그 실험이 현재에 와서 다시 연결되어 재 기능 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 - 김수자 작가
 
국립현대미술관이 현대차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6: 김수자 - 마음의 기하학'전을 27일부터 2017년 2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연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2014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장기 연례 프로젝트다.
 
이 시리즈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대규모 신작 실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작업 활동에 전환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 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는 세 번째 전시로, 지난 30년간 보따리와 이불보를 이용한 설치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창작방식 그리고 행위, 이민, 망명, 폭력과 같은 사회적 쟁점들을 탐구해 온 김수자 작가가 선정됐다. 김수자 작가의 작품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마음의 기하학(Archive of Mind)'은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 자체에 얽힌 규범적인 문제에 관해 작가가 사유한 바를 제시한다.
   
▲ 이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개입하는 참여형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작가는 캔버스의 기능을 겸하는 19m 길이의 타원형 나무탁자 위에 관람객이 찰흙 덩어리를 구(球)형으로 만들어 놓도록 요청한다.
   
▲ 작가가 요구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손으로 찰흙을 감싸며 굴리는 순환적인 행위는 관객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물질로, 다시 물질에서 무(無)로 전환되도록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두 손바닥에 가하는 균형적인 힘 사이의 양극성을 체험하도록 한다.
   
▲ '숨(One Breath)'은 작가가 바느질을 중단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제작한 디지털 자수 작품이다. 들숨과 날숨이 만들어 내는 파동은 직물 사이를 누비는 바느질을 통하여 그 구조와 형식을 보여 주며, 음과 양, 삶과 죽음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 '몸의 연구(A Study on Body)'는 1980년대 초에 신체, 평면, 그리고 공간의 역학 구조에 대한 실험으로 작가의 퍼포먼스를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했다.
   
▲ '몸의 기하학(Geometry of Body)'은 2006년부터 작가가 사용했던 요가 매트로 작가의 손과 발이 닿은 흔적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요가를 하는 동안 작가의 신체적 움직임과 중력을 비가시적인 차원으로 담아 낸 이 요가 매트는 작가의 회화 작업에서 보여준 신체성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몸의 흔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개념의 회화다.
   
▲ '연역적 오브제(Deductive Object)'는 작가의 신체를 직접 캐스팅해 제작한 조각으로 작품에서 두 팔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태로 놓여 있다. 양 손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은 서로 맞닿아 있어서 '비움', 혹은 '허공성(虛, void)'을 드러낸다. 물질의 비물질화로 전개되어 온 작가의 작업 과정 속에서 이 작품은 물질화를 통한 비물질성을 제시한다.
   
▲ 작가는 2010년 이후 전 세계를 무대로 진행 중인 영상 작품 시리즈 '실의 궤적(Thread Routes)'의 새로운 챕터(Chapter V)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총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된 '실의 궤적'은 직물 문화의 퍼포먼스적인 요소와 자연, 건축, 농업, 젠더 관계 등에서 찾아 볼수 있는 구조적 연관성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 이 작품은 내러티브가 없는 시각적 시(Visual poetry)이자 인류학(Visual anthropology)으로 여겨져 왔다. 신작 다섯 번째 챕터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나바호족과 호피족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촬영됐다.
   
▲ 기념비적인 형상들은 직물을 짜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행위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의 정제된 기하학적 구조와 대조를 이룬다. 이것은 '세계'라는 직물을 짜고, 감싸고, 풀어 내는 행위에 대한 작가의 인류학적 탐구의 정점을 보여준다.
   
▲ '연역적 오브제(Deductive Object)는 필름 설치 작품인 '호흡(To Breathe)'과 더불어 작가(사진)가 전시 마당에 설치한 야외 조각이다.
   
▲ 이 작품은 '우주의 알(Cosmic Egg)'로 알려진 인도 브라만다의 검은 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보따리의 기하학'의 또 다른 표현으로, 브라만다 형태를 보따리로 형상화하여 오방색 띠를 두른 타원체로 나타난다.
   
▲ 작품 하단의 거울평면은 그 대각선의 중심에서 타원형의 오브제를 지지하는 플랫폼이자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로 기능한다.
   
▲ '연역적 오브제'는 김수자 작가의 초기 작업부터 지속된 신체와 기하학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보여준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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