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영웅·빨래·김종욱 찾기 등 한국 창작 뮤지컬의 역사

[문화뉴스 MHN 박지민 기자] 미국의 브로드웨이, 영국의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라이센스를 따오기만 하던 시대는 갔다. 2019년 현재 한국산 창작 뮤지컬의 르네상스라고도 불릴 만큼 다양한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한국산 창작 뮤지컬의 태동은 아주 예전부터 있었다지만, 뮤지컬의 대중화가 시작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창작 뮤지컬 시대의 막이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창작 뮤지컬 라이센스를 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팔기도 한다. 뮤지컬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의 변모도 함께 진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창작 뮤지컬의 태동을 알린 작품들이 몇 개 있다. 우선 한국 창작뮤지컬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자 초창기 작품인 대형 뮤지컬 명성황후가 있다. 뒤이어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대형 뮤지컬 영웅이 등장했다.

소규모 극장에서 공연되는 소박하고 따뜻한 내용의 창작 뮤지컬도 많다. ‘빨래’, ‘김종욱 찾기등은 장기간 공연되면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 포스터 ⓒ 세종문화회관

명성황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됐다. 뮤지컬이란 장르가 생소했을 때지만, 과감한 투자와 이문열 작가의 여우사냥이라는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에 한동안 한국에서 국내 창작 뮤지컬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또 해외 공연도 이뤄진 첫 뮤지컬이기도 하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다. 당시 국산 창작 뮤지컬의 쾌거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2019년 뮤지컬 '영웅' 안중근 역 배우 인물 포스터 ⓒ 쇼온컴퍼니

영웅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 10월 26일 초연됐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토대로 하얼빈 역에서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시도를 위한 1년간의 여정이 주 내용이다.

명성황후 이어 오랜만에 나온 대형 창작 뮤지컬이었다. 당시 대형 창작 작품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않은 한국 뮤지컬계인만큼 많은 우려가 뒤따랐다. 하지만 당시 초연부터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과 가창력, 앙상블들의 안무와 코러스, 감동적인 넘버까지 호평받았다. 특히 '기차'라는 공간을 연출하고, 스크린과 구조물 등의 세련된 무대연출까지 굉장히 주목받았다.

영웅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되며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올해는 영웅10주년으로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배우의 안중근 의사를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빨래' 22차 캐스트 프로필 사진 ⓒ ㈜씨에이치 수박, 서울사진관

빨래

2005년 정식 초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2회차 공연을 진행 중인 국산 소극장 뮤지컬계의 전설이다. 뮤지컬 빨래는 팍팍한 서울살이 가운데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해 서로 치유하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았다.

특이하게도 빨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작품으로 시작한 작품이다. 이후 작품성을 인정받아 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내용을 덧붙여 상업 작품으로 정식 초연했다. 이후 2009년부터는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오픈런(상시 공연)에 가깝게 공연했다. 2012년에는 일본에 라이센스가 수출돼 일본 버전의 빨래가 공연됐다. 201510주년을 맞이했고 3000회 공연, 누적관객 50만 명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따뜻한 뮤지컬이란 평가가 많다. 강원도 아가씨 나영과 몽골청년 솔롱고가 주인공이고, 서울의 작은 동네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만나면서 흘러가는 내용이다.

한국 특유의 이 담긴 내용과 넘버가 많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19년 현재 '빨래'는 22차 공연을 맞이했고, 오는 15일부터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메인 포스터

김종욱 찾기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의 조상격이다.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유일하게 영화화가 이뤄진 작품이기도 하다.

김종욱 찾기2006년 초연됐다, 소극장 맞춤형으로 두 남녀 주인공, 1인 다역의 배우, 단촐한 무대세트 등이었지만 소극장 뮤지컬의 묘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1시간 30분 가량의 공연시간 동안 넘버는 30분 정도에 불과해 뮤지컬 입문자들에게 많이 추천한다.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스토리에 적응하기도 쉽다.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내는 뮤지컬이란 별명도 있다. 뮤지컬계 루키들이 한번 쯤 거쳐가는 작품으로 지금은 드라마·영화에 데뷔한 배우도 많다. 오만석, 엄기준, 신성록, 오나라 등이 김종욱 찾기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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