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영향 받아 약 100여년 전부터 생긴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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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황산성 기자]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세배를 올리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쥐어주면, 숨길 수 없는 함박 웃음이 꽃을 핀다. 아주 평범한 설날의 모습이다.

이렇듯 설날 아침 세배를 올린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풍습은 언제 생겨난 것일까?

국립민속박물관 정연학 연구관에 따르면, 우리나에서 세뱃돈과 관련된 기록이 처음으로 확인 된 것은 지난 1925년 발간된 '해동죽지'라는 서적이다.

이 서적은 언론인 최영년이 기록한 것으로,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세배하면 '세뱃값'을 줬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정 연구관은 "'동국세시기' 등 조선 영조 때 기록을 보면 새해 문안을 올리는 '문안비(노비)'가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여성들이 바깥출입이 어렵다 보니 여자 노비의 옷을 잘 차려 입힌 뒤 대신 세배하러 다니게 한 것이다"면서 "'문안비'에 대한 기록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때부터 세뱃돈을 주지 않았겠나 해서 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는 견해도 있지만, 세뱃돈 용어가 확인되는 것은 '해동죽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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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덧붙여 이렇게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보편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관은 "해방 이후 어려운 살림에 돈을 주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고, 아이들에게 새 옷(설빔)을 입히거나 손님에게 음식이나 간식을 대접하는 것으로 대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세뱃돈 풍속은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연구관은 "중국에서는 11세기부터 붉은 봉투에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있었고, 일본도 17세기부터 세뱃돈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개항 이후 일본인과 중국인이 국내 들어와 살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세'는 중국에서 잡스러운 귀신을 뜻하는데 나쁜 것을 누른다는 의미에서 중국에서 '압세전'(돈)을 아이들에게 줬다"면서 "나쁜 것을 물리치라는 의미에서 주는 것이어서 돈의 액수보다는 속뜻을 알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뱃돈의 의미 역시 현대와는 조금 다르다. 현대에는 세뱃돈을 주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돈을 많이 벌어라", "복 많이 받아라"와 같이 미래형으로 덕담을 건내지만 과거에는 "복을 받았다며" "돈을 많이 벌었다며" 등, 완료 형의 덕담을 건넸다고 전해진다.

정 연구관은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언어주술적 의미를 담아 완료형으로 덕담을 했다"면서 "중국에서 '복(福)'자를 거꾸로 달아놓는 것도 '이미 복이 도착했다'는 뜻 때문인데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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