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종환 기자] 연극 '대학살의 신'이 2017년 초연에 이어 동일한 캐스팅으로 2년만에 돌아왔다.

'대학살의 신'은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겉으로는 우아한 '교양'이라는 가면 안에 숨겨진 인간의 위선적인 본성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하는 작품이다.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벌인 몸싸움으로 한 소년의 이가 부러진 것을 계기로 두 소년의 부모인 알렝과 아네뜨, 미셸과 베로니끄가 모여 논의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예의바르게 시작했던 대화가 점점 부부의 대립,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의 대립으로 번지면서 유치한 설전이 오가기 시작한다. 결국 치열한 몸싸움과 함께 진흙탕 싸움으로 변한다.

19일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연극 시연과 함께, 배우들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변호사 알랭 역의 남경주는 "친밀함이 중요한 공연이고, 2년 전 같은 캐스트 그대로 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공연하게 됐다"며, "한 번 했던 공연이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대한 현장 연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알랭의 부인 아네뜨 역의 최정원은 "술로 속이 비워진 후에야 진심이 나온다는 것은 유치하고 폭력적인 어른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으며, 특히 구토 장면에 대해서는 "맛있는 파이지만, 공연에 들어가면 맛없는 파이가 된다. 마지막 공연까지 일관된 토하는 모습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베로니끄 역을 맡은 이지하는 "2년만의 공연인데, 연습을 할때마다 모르고 있던게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마지막 공연까지 조금씩 더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서는 미셸 역의 송일국은 "배우 생활에서 다시 만나기 힘들만큼 행복한 작품이었다"고 밝혔는데, "2017년 작품을 마무리하고 1년간 프랑스로 다녀온 해외연수 동안 가족들과 함께 경험했던 것이 작품 해석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재치있는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한편, 공연이 진행되는 90분 동안 4명의 배우가 별도의 공간 이동 없이 치열한 연기호흡으로 만들어내는 작품 '대학살의 신'은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