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11만 관객 돌파한 조용한 선전, '가버나움' 시리아 난민 가족 이야기

ⓒ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문화뉴스 MHN 김대권 기자] 32개국 대사가 한자리에 모여 영화 '가버나움'을 관람하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주한 레바논대사관은 지난 20일 저녁 서울 주재 31개국 대사 부부를 초청해 영화 '가버나움' 특별상영회를 개최했다.

레바논은 '가버나움' 주인공 자인이 사는 나라이자 이 영화 연출을 맡은 나딘 라바키 감독의 나라다.

출생기록조차 없이 산 12살 레바논 빈민가 소년 자인의 삶을 통해 빈곤과 난민 문제, 어른과 국가의 역할 등의 이슈를 던지는 '가버나움'은 지난 18일 11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국내에서 조용한 선전을 이어간다.

자인 역을 맡은 자인 알 라피아는 실제 영화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시리아 난민 소년으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배달일을 하다가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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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아잠 주한 레바논 대사는 영화 상영에 앞서 영화관에 모인 각국 대사들에게 "이 영화는 '중동의 보석'으로 불렸던 레바논에 대한 홍보 영화는 단연 아니다"며 "'가버나움'은 인권을 강조하는 영화다. 출생기록조차 없는 시리아 난민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고 소개했다.

그는 "레바논에는 150만명의 시리아 난민과 5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살고 있다"며 "이들은 어떠한 국제적인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위태로운 조건에서 살고 있다. 레바논은 이들 난민을 도와주는 데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영어 자막 버전의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대사들은 턱을 괴고 집중하며 진지한 태도로 관람을 시작했다. 상영 내내도 눈을 떼지 못했다.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영화 속 얼마 없는 코믹한 장면에서는 일부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으나 "영화가 끝나면 울지도 모른다"는 아잠 대사의 말처럼 영화관에 불이 켜진 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마침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사들은 관람 후 "영화의 메시지가 강하다", "슬프다", "우리가 가끔 잊고 지내는 현실에 대해 일깨워주는 고마운 영화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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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잠 대사는 이날 행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오늘 참석한 대사들에게 난민의 현실과 이로 인한 참사를 일깨워주고 싶었다“며 ”대사들은 난민 문제의 결과가 아닌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지도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료 대사들이 오늘 나와 공감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버나움'의 감독 나딘 라바키는 내 제자이기도 하다. 그가 현실을 영화에 잘 반영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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