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광명문, 황실 침전인 함녕전 정문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덕수궁 구석으로 이전된 뒤 전시각으로 방치돼

지난해 본래 위치로 이전 후, 오는 3월 1일 3·1절 100주년 기념해 '제자리 찾기 기념 행사'가질 예정

함녕전 앞으로 이전한 광명문 ⓒ 연합뉴스 / 문화재청 제공

[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덕수궁 광명문이 제자리를 찾을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작년 6월 공사를 시작해 연말 이전 공사를 마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념 행사'를 오는 3월 1일 개최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덕수궁 광명문은 정면 3칸 측면2칸 규모의 세칸대문으로 덕수궁 함녕전의 정문이었다. 덕수궁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황궁'으로 사용하던 곳이고 함녕전은 덕수궁에서 황제가 먹고자는 개인공간인 '침전'이므로 광명문은 황제 침전의 정문이 된다. 광명문은 그 격식에 맞게 꽤 규모가 큰 팔작 지붕이 올라간 세칸대문이다. 황실의 침전을 지키던 광명문은 지난 1919년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고종 장례식' 당시 고종의 시신을 운반하는 운구 행렬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서울의 모든 고궁이 그러하듯 덕수궁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그 본래 모습을 잃게됐다. 광명문도 함녕전이 헐리면서 본래 위치에서 옮겨져 덕수궁 남서쪽 모퉁이로 옮겨졌다. 문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이후 본래 위치를 찾지 못하고 덕수궁 한쪽에서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전시각'의 역할을 해왔다. 작년 이전 공사를 하기 전까지 자격루(물시계, 국보 제 229호)와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 1460호), 신기전 화차 등이 광명문에 보관돼있었다.

  

이전하기 전 광명문 ⓒ pixabay

문화계를 중심으로 광명문의 본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옛 궁궐의 한 부분이 그대로 보존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일제강점기 당시 옮겨진 그대로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황실 침전의 정문을 전시용 전각으로 쓰는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지적을 수용해 서울 5대 궁궐에 대한 대대적인 복원 계획을 세우면서 광명문 이전을 결정하고 작년 6월부터 이전공사에 착수해 연말 광명문 이전을 마쳤다. 광명문에서 전시 중이던 유물은 다른곳으로 이전됐다. 지난해 준공됐지만 3·1운동과 관련된 '고종 장례식'의 현장이라는 역사성을 고려해 오는 3월 1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제자리 찾기 기념 행사'를 가지기로 한 것이다. 

오는 3월 1일에는 광명문뿐 아니라 덕수궁과 고종이 잠든 남양주 홍릉 일대에서 3·1운동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덕수궁은 오는 1일부터 5일까지 3·1운동 당시 고종 국장을 재연하기 위해 대한문(덕수궁 정문)과 돌담길 주변에 하얀 천을 두른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잠든 남양주 홍릉에서는 연극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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