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해도 기억해야 할 역사적 유산 지켜냈으면...

ⓒ 천도교 대연교구

[문화뉴스 MHN 박은숙 기자] 28일 천도교 대연교구는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홍암 라인협 선생의 묘 표지석이 파손된 채 3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암 선생은 1919년 3월 1일 서울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만세를 외친 뒤 일본 경찰에 자진 출두해 서대문 형무소에서 2년간 복역했다. 출소 후에는 평양에서 천도교 포교 활동을 하다가 6·25전쟁 1·4 후퇴 때 부산으로 내려온 뒤, 전쟁 중이던 1952년 숨을 거두어 부산 남구 대연 고갯길에 묻혔다.

1973년에 홍암 선생 묘소는 국립현충원으로 이장됐지만, 옛 묘터 앞 큰 길가에 있던 묘 표지석은 그대로 남겨졌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대연2구역 재개발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부서졌고, 이 후 한 천도교인이 자신의 집에 부서진 묘 표지석을 옮겨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

유재원 천도교 대연교구장은 "중요한 유산이니 조심스럽게 작업해 달라고 당부했는데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부산 남구청과 재개발 시행사 등에 이전 용지를 마련해 달라고 했지만 대체 부지가 홍암 선생의 업적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운 곳이라 옮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천도교 대연교구는 홍암 선생의 묘 표지석을 옮길 공간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대연교구도 재개발로 이주 중인 상황이라 이주 부지에 건물이 지어지면 홍암 선생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하고 묘 표지석도 옮길 예정이다.

유 교구장은 "시대가 변해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유산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부서진 표지석을 이어 붙여 다시 세우고, 홍암 선생의 업적 등을 적은 비석도 추가로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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