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 손보미, 정세랑, 정유정 대표작 소개

[문화뉴스 MHN 김선미 기자] 최근 한국 문학계를 사로잡고 있는 여성 소설가들. '베스트셀러'에 이어 '스테디셀러' 순위에도 오르는 이들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 문학동네, 문학과 지성사

손보미 - 디어 랄프 로렌,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작가는 2009년 단편소설 '침묵'이 21세기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손보미 작가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일인칭보다 삼인칭을 즐겨 선택하고 묘사 대신 주석적 서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손보미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디어 랄프 로렌',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등이 있다.

'디어 랄프 로렌'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젊은 물리학도 종수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청첩장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십 년 전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활동을 통해,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 잠복해 있다 정확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를 비참 속에서 건져올리기도 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은 삶이 불가해한 존재의 침입으로 인해 미묘하게 변화되어가는 양상을 묘사한다.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면서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는 인물들이 새로운 자아와 관계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손보미 작가 특유의 세심하고 정갈한 문체로 담아낸다.

ⓒ 창비, 민음사, 창비

정세랑 - 이만큼 가까이,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정세랑 작가는 판타스틱 2010년 1월호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초기엔 장르소설에 주력했는데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이만큼 가까이' 이후로 일반적인 순수문학 작품도 병행해서 쓰고 있다.

정세랑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이만큼 가까이',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이 있다.

'이만큼 가까이'는 현재의 삼십대들이 학창시절에 겪었음직한 꿈, 좌절, 불안, 우울, 명랑성, 호기심을 담은 작품이다. 신도시 외곽 작은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려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사립 M고 보건교사 안은영이 보건교사 역할에 열심히면서 동시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처치하고 쫓아내며, 또는 위로하는 퇴마사의 운명에도 충실히 복무한다. 여기에 사립 M고의 한문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의 후손인 홍인표와 함께 학교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비밀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피프티 피플'은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또는 단단하게 연결된 5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0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 속에서 병원 안팎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곤경과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사고들,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이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 문학동네, 은행나무

정유정 -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종의 기원

정유정 작가는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정유정 작가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위트 있는 문체가 특징이며, 문단의 작가 중 특이하게 하드보일드한 장르문학을 주로 다룬다.

정유정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종의 기원' 등이 있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을 무대로, 운명에 맞서 새로운 인생을 향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두 남자의 치열한 분투기를 그린 작품이다.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문체, 곳곳에 배치된 블랙 유머가 돋보인다.

'7년의 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 이 작품은 액자 소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떠돌던 아들이 아버지의 사형집행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의 죽음은 7년 전 그날 밤으로 아들을 데려가고, 아들은 아직 그날 밤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한편, 소설 속 소설에서는 7년 전 우발적으로 어린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피해자의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진다.

'종의 기원'은 평범했던 한 청년이 살인자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 악인의 탄생기이다. 정유정 작가는 영혼이 사라진 인간의 내면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그 누구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던 악의 속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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