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 앞 시위 불허에 불만, 네덜란드 내부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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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지난 4일 네덜란드 현지 언론은 헤이그의 모스크(이슬람사원) 앞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에 헤이그의 아스-수나 모스크 앞에 이슬람교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현수막에는 무함마드가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바로 옆에는 수염을 기르고 터번을 두른 가운데 아기 인형을 안고 있는 인형도 함께 설치됐다.

모스크 관계자는 NOS와의 인터뷰에서 "감시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이 현수막과 인형은 지난 3일 오전 5시 15분경 설치되었으며, 모스크에서 아침 기도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 이를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의 반이슬람 단체인 '페히다(Pegida)' 측은 지난 3일 오후 이번 일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고 NOS는 전했다. 페히다측은 "헤이그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시위를 신청하면 항상 불허되고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만 허용된다"면서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시위할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페히다 측은 또 현수막과 인형은 모스크 앞의 공공도로에 설치됐고, 모스크 건물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며 '정당한 시위'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폴린느 크리케 헤이그시장은 "헤이그에서는 타인과 의견을 달리할 권리는 있지만, 이는 법의 틀 안에서 타인의 이상을 존중하고 타인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된다"고 비판했다.

이 상황의 시작점은 작년 8월 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미국인 관광객 두 명이 흉기 테러를 당한 사건이다. 아프카니스탄 출신 용의자는 네덜란드가 이슬람을 모욕해 테러를 저질렀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바 있어 이번 사태와 연관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한편, 작년 6월엔 페히다 지지자들이 로테르담의 라렐리 모스크 앞에서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 저녁 기도 시간에 맞춰서 이슬람교에서 금지하는 음식인 돼지고기 바비큐 시위를 벌이려다가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찰의 말에 철회했다.

당시 모스크 앞에는 페히다 지지자들의 시위 계획에 발끈한 수백 명의 이슬람교도가 인간 띠를 형성하고 '맞불 시위'를 벌여 긴장이 고조됐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네덜란드 안의 반 이슬람 세력과 이슬람 세력간의 충돌이 예상되며, 이민과 관련해 이미 예민한 상황인 네덜란드의 내부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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