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에서 12권 모두 출간…전쟁터에서 써 내려간 '동물과의 대화'

[문화뉴스 MHN 최윤진 기자]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가 국내 최초로 모두 출간됐다.

지난 5일 도서출판 궁리는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 11권과 12권을 출간함으로써 전 12권을 완간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아동문학가이자 삽화가인 저자 휴 로프팅은 제 1차 세계대전에 장교로 참전했을 당시 참혹한 전투에서 다치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말과 개들을 보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둘리틀 박사의 모험'은 저자가 전투 중 다쳐 야전병원에서 후송돼 치료를 받는 동안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할 줄 아는 낙천적인 둘리 박사 이야기를 서간문 형식으로 써 미국에 있는 두 자녀에게 편지로 보내면서 탄생했다.

책 속의 유쾌하고 예쁜 삽화도 로프팅이 직접 그렸다.

'둘리틀 박사 이야기'는 1920년 첫 시리즈로 출간됐고 1922년 출판된 두 번째 이야기 '둘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은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잘 알려진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궁리

 

로프팅은 본래 시리즈를 제8권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1928)에서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이야기를 연장해달라는 독자들의 요구에 못이겨 5년 뒤 달에 간 박사를 소환하는 제9권 '둘리틀 박사 달에서 돌아오다'를 펴냈다.

로프팅은 1947년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을 마지막으로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생을 마감한다.

동물들로 가득 채워진 이 책은 후일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어린 시절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책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한 유명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지금 내 영웅이 찰스 다윈이라면 어린 시절 영웅은 둘리틀 박사"라며 "둘리틀 박사의 모험 이야기를 몇 번이고 읽으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둘리틀 박사의 모험 이야기를 읽으며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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