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왼손잡이 흔적·스푸마토 기법이 다빈치와 매우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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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재정 기자] '모나리자'와 매우 닮은 여성의 반누드 그림이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전문가들은 목탄화 '모나 바나(Monna Vanna)'가 다빈치의 작업장에서 그려졌으며, 다빈치가 직접 그린 그림일 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 북쪽 샹티이의 콩데 미술관이 1862년부터 소장해온 이 그림은 그간 다빈치 작업실의 작품이라고만 여겨졌으나, 이번 분석 결과로 분류 작업이 다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AFP통신은 전했다.

루브르박물관의 마티유 델디크 큐레이터는 "위대한 화가에 의해 그려진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다빈치가 이 그림의 대부분을 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루브르박물관 주관 아래 '프랑스국립박물관 문화재 복원 및 연구센터(C2RMF)'에서 역사와 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수개월 동안 조사를 진행한 델디크는 '모나 바나' 속 여성의 손과 몸체가 루브르의 '모나리자'와 거의 동일하다며 "이는 유화를 위한 밑그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디크는 또 현미경 검사 결과 '모나 바나'는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 아래로 그려졌는데, 이는 왼손잡이 화가의 작품이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작품이 다빈치의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더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왼손잡이 화가다.

루브르박물관의 보전 전문가인 브루노 모탕은 이전부터 '모나 바나'의 제작 시기가 다빈치 생존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확신했다.

다만 그는 그림의 머리 부근에서 오른손잡이가 한 해칭(hatching·가늘고 세밀하게 평행선을 긋거나 선이 교차하도록 해 음영을 표현하는 기법)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델디크는 이에 대해 "새로운 많은 요소를 발견했다"며 가장 두드러진 요소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왼손잡이의 목탄 자국"을 꼽았다.

더욱이 이 종이 그림에서 사용된 스푸마토(sfumato·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형태의 윤곽을 없어지게 하는 원근법) 기법은 다빈치가 자주 사용하던 것으로, '모나 바나'가 단순히 잃어버린 원작을 모방한 그림이 아니라 다빈치의 작품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물론 델디크는 '모나 바나'가 다빈치의 그림이라고 100%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점 역시 분명히했다.

그는 "육안과 화상 분석 모두 이 그림이 매우 우수한 작품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모나 바나'가 위대한 화가였던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단정짓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앞으로도 '모나 바나'가 다빈치의 그림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나 바나'는 올해 말 다빈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샹티이에서 열리는 특별전에 전시될 예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5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나 1519년 프랑스에서 숨진 르네상스의 거장으로, 생전 '모나리자' 등의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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