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우상’ ‘돈’ ‘악질경찰’ 같은 날 개봉
봄 비수기지만 세 편 동시개봉으로 시장 활성화 기대

ⓒ각 배급사

[문화뉴스 MHN 최윤진 기자] 오는 20일 한국영화 '우상' '돈' '악질경찰'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명절이나 성수기가 아니라 봄 비수기에 무게감 있는 한국영화 여러 편이 같은 날 함께 개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6일 개봉한 '캡틴 마블'과 오는 4월 하순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과 맞대결을 피하려다 보니 한국영화끼리 맞붙게 된 상황이다. 

세 편 모두 각각의 매력을 갖고 있어 관객들은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지만, 영화사 입장에서는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한 세 영화 간의 다툼에서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CGV 아트하우스

'우상'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한 사건으로 얽힌 세 사람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인 '한공주'(2013)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줬던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로 세 편 가운데 가장 화려한 주연 배우 라인업을 자랑한다. 세 배우가 각자 강렬한 에너지로 극을 이끈다. 

상영시간이 144분으로 다소 길지만, 스토리가 탄탄하게 전개돼 지루할 틈이 없다.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세 인물과, 그들이 내린 선택을 통해서 우리가 믿는 우상의 헛됨과 허망함을 말한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은유와 상징, 함의가 담겨 있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여느 상업영화와 달리 그 의미와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이미 영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감상한 관객 사이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이수진 감독은 "낯설지만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서 "그 낯섦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쇼박스

류준열 주연의 '돈'(박누리 감독)은 부자라는 꿈을 안고 여의도에 주식 브로커로 입성한 한 청년의 흥망성쇠를 그린 범죄영화다. 몇번의 손가락 움직임으로 큰 돈이 오가고, 돈이 돈을 버는 주식시장과 증권가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렸다. 다소 생소한 금융 용어가 나오지만, 몰라도 영화를 따라가는 데는 지장이 없다.

'청춘의 아이콘' 류준열의 연기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순진하고 의욕 넘치던 신입사원이 돈맛에 빠져 점차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재밌고, 속도감 있으며 단순한 스토리여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악질경찰'은 경찰임에도 각종 비리와 범죄를 저지르던 부패 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범죄영화다.

범죄가 일상이던 조필호는 여고생 미나(전소니)를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져간다. 미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친구로, 나쁜 어른들의 싸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인물이다. '아저씨'(201), '우는 남자'(2014) 등 범죄드라마 장르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신작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어른들의 죄책감을 에둘러 담아냈다.

이 영화 관계자는 "장르적으로 접근이 쉬운 범죄드라마"라며 "조필호라는 악질경찰 캐릭터가 변해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로, 전소니의 색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영화의 총제작비는 '우상' 98억원, '돈' 80억원, '악질경찰' 9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각각 260만명, 200만명, 250만명이다.

봄 보릿고개에 접어든 최근 극장가 상황을 보면 세 편 모두 제작비 회수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평일 50만명이었던 하루 극장 관객 수는 최근 20만명 선으로 하락했다.

다만,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하기 때문에 작년 봄에 비해 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캡틴 마블' 개봉으로 몇 주간 한국영화가 공백 상태라 한국영화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비수기에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성공 사례가 나올지 주목한다"고 말했다.

한편 극장들은 스크린 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셋 다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들과 눈길이 가는 스토리, 비슷한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여서 스크린 편성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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