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런던 테이트모던 백남준 회고전, 파리 퐁피두 센터 메츠 분관에서 이우환 전시
리만머핀·페이스 등 갤러리 앞다퉈 프로모션…미술계 "차세대 작가군도 키워야"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해외에서 전시되는 한국 현대미술 1세대 작가들의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비디오 아트'의 백남준, '모노하'의 이우환 등 일찌감치 한국을 대표한 작가들과 국내·외에서 다양한 길을 걸은 원로들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포함한 굴지의 상업화랑에서 전시가 잦아진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매해 500만 명 이상이 찾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은 오는 10월 17일 개막하는 '백남준: 미래는 지금'을 제목으로 하는 백남준(1932∼2006)의 대규모 회고전 준비에 한창이다.

전시에서는 전위예술 아티스트이자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의 반세기에 걸친 작업들과 당대 거장인 존 케이지, 요셉 보이스 등과의 교류 내용을 보여준다.

1970년대 일본 예술운동 모노하(物派)를 이끌어 왔으며 한국 현대미술뿐 아니라 전세계 현대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이우환(83)은 구겐하임미술관, 베르사유궁, 카셀 도큐멘타 등으로 채운 화려한 전시 이력에 최근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메츠 분관을 더했다.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포르투니미술관에서 열리는 윤형근(1928∼2007) 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계 최고의 베네치아비엔날레(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국제무대에 한국의 현대미술을 더욱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단색화'의 대표화가 윤형근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 전시를 보강한 포르투니미술관 전시에서 선보여질 예정이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말에 따르면 "포르투니는 비엔날레 기간 워낙 좋은 전시로 정평이 난 데다, 이번은 미술관 초청 전시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라면서 "외국 매체 인터뷰 요청이 벌써 쌓이고 있다"고 한다. 세계 속에서 주목받는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다.

한편 미국의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는 '한지 조각' 작업을 하는 전광영(75)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신생미술관인 중국 상하이의 파워롱미술관은 지난겨울 한국 현대미술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조인 '단색화' 명작들을 한데 모아 선보여 주목 받았다.

한국 1세대 작가들의 개인전을 세계 미술계의 판도를 바꾸는 유수 갤러리들이 앞다퉈 선보이는 점도 요즘 눈에 띄는 풍경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페로탱 갤러리에서는 김종학(82) 개인전이 개막했다. 그의 작품들은 설악 풍경을 소재로 삼아 독자적 화풍을 이끈 것이 특징이다.

작가 이건용(77)은 현대미술의 전위적 흐름을 이끌었고 지난해 하반기 페이스갤러리의 베이징 지점 초대전으로 주목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동양화의 현대적 해석에 주력한 서세옥(90)은 뉴욕 리만머핀 갤러리와 손잡고 작업을 선보였다. 작고 작가임에도 윤형근은 뉴욕의 대형 화랑인 데이비드즈워너 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미술계 분석에 따르면 최근 활발해진 1세대 작가의 해외 진출은 국가의 위상 강화, 국내 화랑의 지속적인 프로모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윤난지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의 재조명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함께 가는 부분이 크다"라면서 "화랑들이 국내 전시·판매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가를 다각도로 해외에 알리는 등 국제적으로 역할을 넓혀간 영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1세대 작품 가치가 국제무대에서 재조명이 되고, 이에 따라보다 다채로운 시각을 가진 차세대 작가들을 발굴하고 프로모션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 중에서는 한옥을 비롯한 집을 재해석해 주목받는 서도호를 비롯해서 '보따리' 작업으로 유명한 김수자, 기술 문명과 유토피아 등의 이슈에 천착한 이불, 양혜규 등이 왕성하게 활동한다.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관인 테이트 리버풀에서 전준호·문경원 듀오도 작년 개인전을 열었다.

윤 교수는 "이들 외에도 다른 역사·사회적인 시선을 드러내거나, 세계적인 미술 동향에 부응하는 차세대 작가도 많은데 이들의 작업이 세계에 더 알려지도록 해야 한다"라면서 "화랑 한 곳이 하기 어려우니 미술관 등이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