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가지고 조절해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자는 취지"

ⓒ천주교 청담동성당

[문화뉴스 MHN 오지현 기자]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가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 줄이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청담동성당의 서약서에는 '디지털 금식 기간 중 유혹에 넘어가 실수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겠다', '디지털 금식을 통해 얻은 시간에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이웃에게 봉사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디지털 금식이란 인터넷, 스마트폰, 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사용을 하루 5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하며, 성공하면 사용 시간을 더 늘리고, 일요일은 디지털 안식일로 보낸는 것을 의미한다.

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한 번에 20분 이상 SNS 금지',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는 스마트폰 만지지 않기', '자기 전에 스마트폰 보지 않기', '사용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정리', '온라인 게임 절제', '식사 중에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행위 자제' 등이 있다.

청당동성당은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사색과 성찰의 시간, 기도의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순절에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절제하고 금식하며 우리 삶을 돌아보는 뜻 있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사순 시기는 부활절 전 40일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전통적으로 금식, 기도, 자선 등을 실천하는 기간으로, 올해 부활절은 오는 4월 21일이며, 사순 시기는 지난 6일 시작됐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장인 청담동성당 김민수 주임신부는 "우리가 지나치게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고 중독되다시피 하면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공감 능력도 상실해 참된 인간으로 사는 데 문제가 생긴다"며 "일반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되지만 신앙생활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경각심을 가지고 내가 주인이 돼 조절해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천주교는 청담동성당을 시작으로 '디지털 금식'을 확대하고, 앞으로 디지털 중독 예방교육과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천주교뿐만 아니라 개신교계도 사순절을 앞두고 교단 및 교회별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금식 운동'을 진행하며, 불교계는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기간에 집중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 줄이기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개신교와 불교는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출범한 민관협력 운동체 '스마트쉼 문화운동본부'에도 참여해 자체 운동본부를 출범했으며, 천주교는 오는 6월 말 '천주교 스마트쉼 문화운동본부'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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