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앙상블의 애절한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시대의 아픔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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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선미 기자] 소설에서 드라마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여명의 눈동자'가 3.1운동 100주년과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창작 뮤지컬로 돌아왔다.

소설가 김성종의 작품인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국내 최초 블록버스터 드라마로 제작되어 일제강점기 말부터 6.25전쟁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보여준 작품이다.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한 '여명의 눈동자'는 드라마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사건의 실체를 알리며 역사적 문제를 조명시켰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그저 함께하기 위해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겪으며 살아간 조선인 학도병 대치, 일본군 위안부 여옥, 군의관 하림 세 남녀의 이야기다.

추운 겨울 지리산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여옥과 대치, 그리고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하림.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는 세 남녀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수미상관 구조로 비극성을 강조하며 막을 내린다.

뮤지컬로 격변기 10여 년의 세월을 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그러나 여옥, 대치, 하림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연기,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무대를 꽉 채운 23명의 앙상블, 관객의 이해를 돕는 스크린의 설명으로 극은 핵심을 잘 나타내주었고 우리 민족이 겪은 아픔과 상처를 충분히 담아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보통의 뮤지컬과는 달랐다. 세로로 긴 런웨이 형식의 무대와 무대 일부가 되는 나비석(무대석)이 존재한다. 나비석(무대석)에 앉은 관객은 가까이서 배우의 생생한 연기와 격동적인 몸짓, 애절한 노래를 느낄 수 있다.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나비석(무대석)은 배우와 호흡하며 극을 관람할 수 있다. 무대 일부가 되는 관객은 배우와 함께 극을 꾸며나가게 되고 극에 몰입할 수 있어 공연의 매력에 더욱 빠지게 한다.

또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무대는 별도의 장치가 없다. 웅장한 연출 대신 화려하지 않고 적은 개수의 소품으로 무대를 꾸며 온전히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에 집중하게 한다.

23명 앙상블의 열정적인 몸짓과 노래, 지치지 않는 에너지는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극에 힘을 쏟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는데 오롯이 배우들과 앙상블의 열연을 펼치는 연기와 노래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여명이 쉽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며 깊은 여운과 함께 시대의 아픔과 애절함을 전해준다.

우리 민족이 겪은 시대의 아픔을 전하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4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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