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친화적인 구성을 통해 현대 무용을 어렵지 않게 재해석
4월 연습현장 공개와 일반인과 무용수가 함께하는 오픈-업 특강까지... 즐길거리 가득

ⓒ 국립현대무용단

[문화뉴스 MHN 김재정 기자] 2017년과 2018년 국립현대무용단이 손에 꼽는 화제작이었던 '쓰리 볼레로'와 '쓰리 스트라빈스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5월 3일과 4일 양일 간 LG아트센터에서는 '라벨과 스트라빈스키' 공연을 통해 현대 음악의 거장인 두 작곡가의 음악에 국내 실력파 안무가 김보람과 안성수가 준비한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예술감독 안성수는 2016년 취임 이후 예술적이면서도 관객과 거리감 없는 현대무용을 표방하며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무대에 올려왔다. 

특히 그 중에서도 2018년 호평받은 '쓰리 볼레로'와 '쓰리 스트라빈스키'에 이어 이번 '라벨과 스트라빈스키'이 명성을 이어갈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쓰리 볼레로'는 2017년 초연 당시 91%의 유료 객석 점유율과 함께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쓰며 현대무용을 넘어 무용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다시 한번 기대 속에 무대에 오른 2018년 3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며 1회가 추가되는 기염을 토했다. 

'쓰리 시리즈'의 다음 작품인 '쓰리 스트라빈스키' 역시 2018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과 함께 94%의 유료 객석점유율을 확보하며 쓰리 시리즈의 성공을 알렸다. 

무용음악의 역사에서 늘 손에 꼽히는 동시에 안무가들에게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라벨의 '볼레로'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김보람 안무가와 안성수 예술감독을 통해 재해석되었다. 

ⓒ 국립현대무용단

▶ 음악과 소리, 춤과 움직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 '철저하게 처절하게'

리듬이 쌓여가며 음악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볼레로'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김보람 안무가는 '철저하게 처절하게'라는 무대를 통해 원곡을 재조합하여 철저한 움직임과 생존을 갈구하는 인간의 처절한 본능을 현대무용으로 담아냈다. 

이번 무대를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표현의 기원'에 접근하고자 한 김보람 안무가는 기존 음악에 대한 통념보다는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통해 선율을 해부하고 재조합하며 새로운 볼레로를 탄생시킨다. 

볼레로의 편곡을 맡은 박용빈은 소규모 앙상블을 통해 기존과 다른 음색의 가능성을 최대한 확장하여 안무의 새로운 해석에 적합한 음악을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보람은 안무 노트를 통해 모든 무용수 역시 자신과 같은 한 명의 안무가가 되어 단순히 동작을 표현해내는 것을 넘어 음악적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론적이고 학술적인 관점보다는 본능적이고 열정적인 표현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표현의 기원과 욕구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전해왔다. 

ⓒ 국립현대무용단

▶ 21세기 무대 언어로 새 생명을 얻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무대, '봄의 제전'

이어 변칙적인 박자와 화음을 통해 기존의 법칙을 뒤엎고 현대음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봄의 제전'은 안성수 안무가의 '봄의 제전'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대지의 풍요를 바라며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거행하는 러시아 이교도들의 모습을 정교하면서도 우아한 동시에 특유의 광적인 춤사위를 통해 담아낸 무대에서 관객은 변칙적인 원곡과 역동적인 군무의 조합을 통해 일종의 긴장감까지 느끼게 된다. 

'봄의 제전'은 원시적인 의식에 봄이라는 따스하면서도 희망찬 감성을 담아 2018년 이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2009년 일찍이 '장미'를 통해 '봄의 제전'을 재해석한 적 있는 안성수는  당시의 공연이 스트라빈스키의 의도를 분명히하는 데에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 '봄의 제전'은 대지의 원시성과 강인함, 봄의 섬세함이 도드라진다고 전해왔다. 

농사를 짓던 원시 부족이 1년의 평안을 바라며 지내던 제의를 그려낸 작품에서는 변칙적인 음악에 무용가들의 원초적이면서도 섬세한 안무가 어우러지며 신성한 봄의 의식에 자리한 느낌을 표현한다. 

안 감독은 안무 노트를 통해 유학시절 처음 접한 '봄의 제전'에서 느낀 전율을 여전히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마음과 함께 새로운 영감으로 재해석된 '봄의 제전'에 많은 기대를 부탁했다. 

ⓒ 국립현대무용단

▶ 관객과 함께하는 현대무용, 무대와 음악, 안무를 일반인에게 'Open-Up'

'라벨과 스트라빈스키' 공연 전 미리 연습 현장을 참관하며 공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4월 9일 마련되어 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무용의 공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무용수들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오픈 리허설에서는 관객들이 출연 무용수 및 안무가와 함께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봄의 제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일찍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오는 14일에는 '볼레로'와 '봄의 제전'이 등장하는 무용 및 영화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음악에 대한 특강을 함께 하는 '오픈 특강'이 진행된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주도하는 특강에서는 '철저하게 처절하게'의 편곡을 맡은 박용빈 지휘자가 함께하며 일반인 30명을 대상으로 무용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이번 오픈-업 프로젝트를 통해 '라벨과 스트라빈스키' 뿐만 아니라 현대 무용 전반에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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