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지어준 한국 이름 '조동필'...조던 필 감독, 남다른 '한국 사랑' 도 눈길

[문화뉴스 MHN 한진리 기자] 영화 '어스' 가 20대를 사로잡으며 개봉 6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UPI 코리아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스' 는 전날 7만3천260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어섰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돈'(1위)에 이어 이틀째 2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20대가 흥행을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7∼31일 관객 분석 결과, '어스'를 본 20대 비중은 49.7%로, 절반에 달했다. 동기간 전체 20대 비중이 38.9%인 점에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셈이다.

10대 비중도 5.6%로 동기간 전체 10대 비중(4.7%)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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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공포영화는 10∼20대 수요가 압도적이다. 모험심 강한 10∼20대가 공포영화가 주는 긴장과 스릴을 마치 놀이기구 타듯이 즐기기 때문이다.

공포영화가 악령이나 좀비, 연쇄살인마처럼 사회적 금기나 억눌린 인간의 욕망, 사회 문제 등을 다뤄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분석도 있다.

'어스' 는 여름 휴가를 즐기던 한 가족이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다양한 상징과 은유가 내포돼 젊은 층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관련 커뮤니티나 SNS에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실시간 검색어에 '어스 해석' 이 오를 정도다.

대표적인 것은 '도플갱어' 의 실체다. 주인공들의 삶을 빼앗으려는 존재라는 해석이 압도적인 가운데, 공격하는 주체가 분신이라는 것은 악이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프닝부터 등장하는 철장 안에 갇힌 토끼들은 주인공들처럼 '실험 대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86년 미국 전역에서 진행된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 운동이나 도플갱어가 들고 다니는 황금색 가위, 극 중 여러 번 등장하는 숫자 '1111' 의 의미 등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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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1111' 은 상·하·좌·우의 대칭이 완전한 숫자이며, 영화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나오는 상징이다. 따라서 이를 외형적으로 일치하는 '도플갱어'와 '나'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빨간 옷을 입은 도플갱어 가족이 나타난 장면도 1111 로 볼 수있으며, 주인공 소녀가 마주치는 노숙자가 들고있는 피켓에는 성경에 나오는 예레미야서 11장 11절이 써있다.

TV 중계 장면에서 야구 스코어도 11:11 이다. 주인공이 시계를 봤을때의 시각도 11시 11분,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의 엠뷸런스 번호도 1111 이며, 오프닝 당시 줌아웃 되며 화면을 가득 채운 토끼 우리도 가로 11칸, 세로 11칸이다.

조던 필 감독의 센스있는 '한국 사랑' 도 흥행에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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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겟 아웃' 은 미국이 낳고 한국이 키웠다" 라며 한국어로 감사 영상을 보낸 데 이어, "한국이 제 두 번째 고향이 된 것 같다" 는 내용의 영상도 보냈다.

특히, 그는 팬들이 붙여준 한국 이름 '조동필' 과 '감사합니다' 가 적힌 편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어스' 관계자는 "한국 흥행 소식을 들은 조던 필 감독이 '당장 한국어를 배워야겠다. 아니 한국으로 이사를 하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스' 흥행이 조던 필 감독의 전작 '겟 아웃'을 뛰어넘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겟 아웃'은 독창적인 스토리 안에 인종차별 문제를 담아 지난 2017년 5월 개봉 당시 214만명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전작이 보편적인 스토리 속에 미국 사회 문제를 녹여냈다면 '어스'는 미국적 색채가 전작보다 훨씬 강해, 정서나 배경을 잘 모른다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염려 속에도 20대의 높은 관심은 SNS를 통한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N차 관람' 을 유도하고 있어, 당분간은 쾌조의 흥행속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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