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 '프리즘 판타지: 빛을 읽는 새로운 방법'
국내외 설치작가 11명, 빛 주제로 '프리즘 판타지'를 소개한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진행된다.

'화이트큐브에 들어온 무지개'
18일 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 전시된 가브리엘 다우의 실 작품 '플렉서스 넘버 포티' 주변을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지난 18일 잿빛 구름이 중부 지방을 뒤덮은 가운데, 영종도에는 형형색색의 '무지개'가 떴다.

멕시코 미술가 가브리엘 다우는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2층에 프리즘을 통과한 듯한 무지갯빛 스펙트럼을 펼쳤다. 작품의 이름은 '플렉서스 넘버 포티'로, 관람객이 여러 색들이 이루는 스펙트럼에 홀린 듯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것이 빛이 아니라 형형색색 실을 촘촘히 엮은 것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가브리엘 다우는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보는 이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이 중요하죠. 사람들이 놀라되, 압도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우는 빛의 스펙트럼을 실을 활용해 기하학적인 건축 구조를 만들어 표현한다. 어린 시절 누나가 몰두하던 자수를 자신이 남자여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에게 깊은 의문을 남겼다. 작가는 "하나의 도전으로써 실을 선택했다"라면서 "제 작업의 맥락은 이렇게 도전하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형형색색의 유리'
18일 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취재진이 신봉철 작가의 유리 작업을 감상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다우의 작업을 비롯해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곳곳에 새롭게 설치된 작품 25점은 모두 '빛'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전시장은 지난해 초 개관을 했고, 첫 기획전으로 빛을 주제로 한 '프리즘 판타지: 빛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열었다. 전시는 ▲ 환상 ▲ 무한 ▲ 반사 ▲ 스펙트럼 이라는 빛의 네가지 특성에 따라 국내외 저명한 설치미술가 11명의 작업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신봉철 작가는 "빛은 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이 자연과 인간에게 하는 일, 즉 어둠을 밝히고, 언 곳을 녹이고, 모든 생명을 살 수 있게 한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요."라고 말했다. 신 작가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이번에 작업에서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재료인 유리를 이용해 자신의 감각을 표현했다.

 

빨려 들어갈 듯한 이반 나바로 작업
출처: 연합뉴스

이반 나바로 '덕트'는 마치 땅속으로 끝없이 떨어질 듯한 배관을 내려다보는 듯한 환영을 불러일으킨다. 바닥에 설치된 조각 높이가 30cm임에도 그러한 환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그의 작업은 인간의 지각 능력에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와구보 료타의 '뷰 오어 비전'은 전시장을 달리는 소형 기차의 그림자를 벽에 투영한 작업으로, 그 자체가 몽환적인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이밖에 올라푸르 엘리아손, 다니엘 뷔렌, 이불, 이용백, 토마스 칸토 등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대다수가 관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작업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은 더욱 흥미롭게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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