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실향민들이 굴을 까며 생계를 이어오던 인천 만석부두의 굴막

출처 : 인천시 동구

[문화뉴스 MHN 김인규 기자] 한국전쟁 실향민들이 굴을 까며 생계를 이어오던 인천 만석부두의 굴막이 철거된다.

인천시 동구는 어촌계 요청에 따라 동구 화수동 만석부두 인근 해안가에 남아 있는 굴막을 조만간 철거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황해도 등지의 이북 실향민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만석부두 굴막은 현재 30여 채 가량이다.

용유·무의도 등에서 따온 굴을 옮기는 동안 싱싱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두 바로 옆에 굴을 깔 수 있는 비닐 천막을 치기 시작했던 게 굴막의 시초다.

이곳에 하나둘 자리 잡은 실향민들은 굴막에서 살림을 해결하며 제철 생굴을 까 시장에 내보내거나 굴막을 찾은 손님들에게 팔곤 했으며, 이후 굴막이 노후화하며 주민들이 점차 떠나기 시작한 10년 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측은 해안 정비를 위해 구에 굴막 철거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까지도 굴막에서 지내며 생계를 잇던 실향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3년 전부터는 굴막 1채에만 주민이 살고 있을 뿐 모든 굴막이 비어 있는 상태다. 판자와 비닐로 지어진 굴막 대다수는 폐허처럼 방치돼 있으며, 만석동 동일방직 인근 고가 도로 아래에는 3층 규모의 굴 직판장 건물이 새로 들어서 굴막을 대신하고 있다.

구는 방치된 굴막을 모두 정비해 소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어촌계를 통해 굴막 소유주들을 찾은 뒤 일일이 철거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소유주를 찾지 못하거나 반발이 생길 경우 공유수면 관리 주체인 인천해수청의 협조를 구해 행정대집행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동구 관계자는 "굴막이 오랫동안 흉물처럼 방치돼 있는 상태여서 어촌계로부터 이를 정비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아직 구체적인 철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수청과 협조해 철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