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 있는 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EIDF 2016' 기자 설명회가 진행됐다.

[문화뉴스] 지상파 방송이 1일 8시간 이상의 다큐멘터리를 편성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런 시도를 2004년부터 13회째 이어가고 있는 '다큐영화제'가 이번 여름에도 찾아온다.

 
22일부터 28일까지 제13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 2016')이 열린다. EIDF 2016은 '다큐로 보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EBS 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아트하우스 모모 등 세 곳에서 30개국 47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요 작품은 영화관을 찾지 않고도 EBS1을 통해 기간 중 관람할 수 있다. 여기에 영화제 이후엔 VOD 서비스인 'D-BOX'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2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 있는 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엔 용경빈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고, EBS 우종범 사장, EBS 이은정 콘텐츠기획센터장, EIDF 임철 사무국장, EIDF 신은실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EBS 우종범 사장은 "EIDF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식이 22일 EBS 본사 스페이스홀에서 열리니 많은 참석을 바란다"며 "매해 다양한 작품을 앞으로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를 엄선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한국 다큐멘터리가 세계로 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 (왼쪽부터) EIDF 신은실 프로그래머, EBS 이은정 콘텐츠기획센터장, EBS 우종범 사장, EIDF 임철 사무국장이 기자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은정 EBS 콘텐츠기획센터장도 "지상파 채널에서 하루에 다큐멘터리를 8시간 편성하는 것이 가능할까로 시작했지만, 이젠 다큐멘터리 팬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즐거운 행사로 자리 잡아 뿌듯하다"며 "지금까지 '변혁의 아시아'를 시작으로, '다큐, 세상을 움직이다', '진실의 힘', '다큐, 희망을 말하다', '세상과 통하다' 등 슬로건을 하나하나 고심해 만들었다. 역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다큐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세상과 소통하며 희망을 찾아야 하는 점이다. 이것은 EIDF가 오늘날까지 지속하는 바탕이 됐다.
 
   
▲ EIDF 2016 포스터
이어 이은정 센터장은 포스터를 소개했다. 올해 포스터는 눈을 감고 상상하는 어린아이의 머릿속에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필름을 지나 우주가 펼쳐진다.
 
이는 성장의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의 메커니즘이 결국 다시 우리가 지구로 돌아와 밝은 미래의 소중한 거름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은정 센터장은 "다큐멘터리 필름을 통해 시간을 초월하는 여행자로 아이가 세상을 배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79개국 1,488편이 넘는 출품작 속에 선정된 47편 작품 중에선,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을 국내 최초로 상영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연출로 살아있는 전설인 독일 출신의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신작 '사이버 세상에 대한 몽상', 아시아 출신의 세계적 다큐멘터리 연출가 트린 T. 민하의 '베트남 잊기', 리티 판 감독의 '우리의 모국 프랑스', 2013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은 바 있는 잔프랑코 로시 감독의 '화염의 바다'를 국내 최초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신은실 EIDF 프로그래머와 임철 EIDF 사무국장이 주요 상영작 소개를 했다. 먼저 한국 다큐멘터리의 밑거름 역할을 한 EIDF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피칭의 규모를 확대했다. 2일에 걸쳐 장편 15편, 중단편 6편을 피칭하고, 국내외 아시아 유력 디시전 메이커와 만남을 주선한다.
 
여기에 소개작 중 장편 3편, 단편 2편을 선정해 총 8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선정된 작품은 EIDF 2017에서 상영할 예정이며, 장편 프로젝트는 EBS '다큐프라임'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지난해 선정 작품인 이동한 감독이 'X10', 장효봉 감독의 '슬픈 늑대', 강민지 감독의 '천에 오십 반지하' 등이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신은실 EIDF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는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와 '월드쇼케이스', '어린이와 교육' 등 8개 섹션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며 "특히, 가정과 지역 공동체의 역할을 조망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개막작으로 엄마가 두 아이의 모습을 8년간 기록한 '브라더스'를 선정했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주 등 전 세계 아이들의 등굣길을 2년 동안 동행하며 담아낸 '학교 가는 길' 등을 선보인다.
 
   
▲ 신은실 EIDF 프로그래머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분쟁과 테러, 난민 문제 등 세계적 아픔을 직시하는 화제작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신은실 프로그래머는 '페스티벌 초이스' 섹션에서 공개하는 자이네 아키올 감독의 '장미의 땅: 쿠르드의 여전사들'을 소개했다. 신 프로그래머는 "이라크와 시리아, 터키 국경 지대에서 IS와 싸우는 쿠르드족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PKK 소속 여성 전사들의 일상과 투쟁을 소개했다. '여성 혐오'로 악명 높은 IS가 가장 두려워한다는 여성 전사들의 내밀한 시간을 포착한다"고 이야기했다.
 
국제적 이슈만 있고, 한국사회의 문제가 적은 것에 대한 이유를 묻자 임철 EIDF 사무국장은 "EIDF가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 방송심의다. EIDF는 극장 상영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을 전제로 작품을 선정한다. 방송심의규정이 다른 영화제와 다르게 작품 선정에서 적용된다. 표현의 수위, 소재적 문제에서 제한이 있는 것이 없지 않아 있다. 한국작품의 경우 소개하고 싶지만, 정치적 이슈나 표현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는 것은 EIDF의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은실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는 '무엇을'보다 '어떻게'를 다루는 문제라고 본다. 이론적인 접근보다 일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듯이, 하나의 문제를 통해 한국사회 전반의 문제를 확대해보려 한다. 'X10'이 고교양궁부를 통해 진학문제, 청년의 취업문제를 거시적으로 다루고 있다. '슬픈 늑대'도 표면적으론 몽골 청소년의 이야기이지만,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통적인 생활 양식의 파괴가 아시아를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이야기했다.
 
   
▲ 임철 EIDF 사무국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편, EIDF는 단순히 상영뿐 아닌 관객 참여형 행사도 진행한다. 임철 EIDF 사무국장은 "국내외 최고 강사진을 망라한 다큐멘터리 교육의 장인 Doc 캠퍼스를 23일부터 25일까지 운영하고, 27일부터 28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무료로 야외상영을 진행한다. 이번 야외상영은 EIDF와 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다. 여름 방 전통미 가득한 한옥의 흥취 속에서 명품 다큐멘터리를 즐길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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